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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오후 서구 담지로 22번길 심곡천 다리에 '접근금지' 안내판이 놓여 있다. 장원석 인턴기자 stone@kihoilbo.co.kr
인천시 서구 가정동과 청라동을 잇는 도보교가 우여곡절 끝에 준공됐지만 안전 문제로 개통이 늦어져 주민 불만이 크다.

7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청라사업단과 서구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 서구 담지로 22번길 심곡천에 도보교가 준공됐다. 이 도보교는 주민 민원에 따라 설치된 다리다.

기존에 심곡천에 놓인 돌다리는 노인이나 아이들이 발을 헛디딜 우려가 있는데다 비가 오면 물에 잠기기 일쑤였다. 이에 따라 인근 주민들은 2016년부터 서명운동을 진행하는 등 도보교 개설을 요청했다.

LH와 서구청이 수년간 비용 문제와 설치 주체에 대한 이견을 보이며 지지부진했던 도보교 설치는 지난해가 돼서야 진행됐다. LH가 도보교를 설치한 뒤 서구청에 이관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인근 주민들은 도보교 덕분에 가정동과 청라동 간 이동이 편해질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준공 후 한 달이 지나도록 도보교에는 아직도 접근금지 안내판과 차단 시설물이 놓여 있다. 안전 문제로 공식 개통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LH는 9억 원을 들여 도보교를 준공한 후 당초 합의대로 서구에 이관하고자 했다. 그러나 서구청에서는 도보교가 ‘3종 시설물’이라 건축법상 안전점검이 필요없었음에도 안전점검 보고서를 요구했고, LH 역시 지난달 28일 점검업체를 선정해 현장 점검에 나섰다가 내부적인 문제로 업체를 철수시키는 등 행정절차상 이유로 지금까지 개통되지 않고 있다.

개통이 미뤄지는 사이 도보교에는 안내판을 무시하고 다리를 건너는 시민들까지 생겼다. 도보교에는 ‘사고 발생 시 이용자에게 책임 소재가 있다’는 안내문구가 있지만 사실상 통행에는 제재가 없다.

김준식(67·청라동)씨는 "도보교를 이용하면 가정동으로 넘어가는 시간을 적어도 10분은 아낄 수 있다"며 "주민들이 수년간 요구해서 어렵게 놓은 다리인데, 지어 놓고도 사용하지 말라고 하니 헛웃음이 난다"고 혀를 찼다.

주민 불만이 커지자 이날 LH와 서구청은 다음 주께 도보교를 우선 개통한 뒤 안전점검을 실시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오는 22일까지 안전점검을 진행하고, 28일 이관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내용이다.

서구청 관계자는 "구가 설계나 건설 과정에서 참여한 것이 없어 안전 문제에 대한 확실한 점검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원석 인턴기자 stone@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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