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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소비심리 ‘불황 삭풍’ 불렀다

[30만에 달하는 인천 자영업자 곡소리 난다]1. 로데오거리·논현 상점가 ‘벼랑 끝’

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2019년 02월 12일 화요일 제1면

자영업을 하고 있는 소상공인은 인천경제의 근간이자 성장의 기초 동력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월 신년기자회견에서 소상공인과 자영업, 농업은 국민경제의 근간임을 분명히 했다.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보호하고 장사가 잘 되도록 이들을 돕겠다고 했다.

하지만 지속되는 경기침체에 소비심리가 얼어 붙으면서 지역 소상공인들은 벼랑 끝 위기에 몰려 있다. 권리금이라도 예전처럼만 받으면 곧바로 가게를 정리하고 싶다는 게 현재 자영업자들의 속마음이다. 본보는 ‘개점 휴업’ 상태가 지속돼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지경까지 온 인천지역 주요 상권가의 실태와 대안을 3회에 걸쳐 짚어 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 인천시 구월동 로데오거리가 늦은 오후에도 이용객의 발길이 뜸하다. 인천논현역 일대 상가밀집구역에서도 공실과 폐업한 가게가 늘고 있다.  조미르 인턴기자 jmr@kihoilbo.co.kr
▲ 인천시 구월동 로데오거리(왼쪽)가 늦은 오후에도 이용객의 발길이 뜸하다. 인천논현역 일대 상가밀집구역에서도 공실과 폐업한 가게가 늘고 있다.

인천 구월동 로데오거리 일대는 백화점과 대형 마트, 병원, 전통도매시장과 버스터미널이 몰려 있는 상권이다. 이곳은 900여 개의 각종 점포 등이 자리잡고 있어 인천을 대표하는 상권이기도 하다. 이를 보여 주듯 하루 유동인구는 약 10만 명에 이른다. 집객 요소를 갖춘 덕에 지난 수십 년간 ‘불황’ 무풍지대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구월동 로데오거리도 최근 찾는 손님들이 부쩍 줄어 찬바람이 불고 있다고 한다.

 10년째 로데오거리 한복판에서 잡화점을 운영하고 있는 A(54)사장은 최근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올해 설 연휴처럼 장사가 안 된 적은 난생처음이라고 했다.

 소비심리 위축이야 전국 공통 현상이라지만 A사장은 로데오거리의 이 같은 불황이 좀처럼 납득되지 않았다. 그가 보기에 요즘 손님들은 가게 안에서 물건을 사기보다는 한참을 둘러보다 발길을 돌리기 일쑤라고 한다. 불경기를 의식한 탓인지 주머니 사정과 무관하게 소비를 하려고 하지 않는다고 했다.

 텅 빈 가게에서 A사장의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지만 물가와 재료비 상승에 따른 제품 가격도 올릴 수 없는 처지다. 가게를 내놔 봐야 팔리지도 않을 뿐더러 권리금 환수도 안 돼서 폐업도 할 수 없다고 전했다. A사장은 10년 전 5억 원의 권리금을 주고 이 가게를 넘겨받았는데, 현재는 권리금이 1억 원도 안 된다고 했다.

 여기에 송도국제도시가 문화·소비 자생력이 생기면서 송도에서 구월동으로 넘어오는 사람들도 크게 줄었다고 했다. 돈이 있는 사람들조차 돈을 안 쓰다 보니 여유가 없는 사람까지 악순환에 빠져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로데오거리 중심가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서 곱창가게를 하고 있는 B(60) 사장의 생각도 비슷했다. 7∼8년 전보다 권리금은 약 30%가 줄었는데, 가게 임대료(500만∼1천만 원)는 매년 꾸준히 오르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A사장과 B사장은 이곳을 찾는 청년들과 중년층이 돈이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번 설 연휴에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약 100만 명이 해외로 나가 돈을 쓰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는 게 그들의 생각이다. B사장은 최저임금 인상이 자영업자를 힘들 게 하는 핵심 원인은 아니라고 했다. 인건비 때문에 로데오 상인들도 가족끼리 일을 하지만 아르바이트생에게 줄 것은 줘야 한다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다만, 주 15시간 이상 일하는 아르바이트생에게 주휴수당(2만5천50원)을 주는 것은 큰 부담이어서 주 15시간은 넘기지 않게 일을 시킨다고 했다.

 신규 상권을 형성한 논현역 일원도 최근 들어 부쩍 썰렁해졌다. 하루 유동인구는 1천500여 명 수준이고 먹자골목 대로변에는 서너 집 걸러 한 집꼴로 실내장식 공사를 하느라 야단이다. 손님은 없고 월 130만∼370만 원 하는 임대료를 버틸 재간이 없어서 업주들마다 업종을 바꾸거나 브랜드를 갈아타고 있다.

 논현동 상권의 경우 권리금(3천만∼5천만 원)이 아예 없는 곳도 부지기수이고, 문 닫는 가게들도 꾸준히 늘고 있다.


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글·사진=조미르 인턴기자 jmr@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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