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악가라기보다 배우나 광대로 불리길 원하는 이헌은 오는 20일 인천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펼쳐지는 무대에서 그가 사랑하는 레온카발로(Leoncavallo)의 오페라 ‘팔리아치(Pagliacci)’를 선보인다.
팔리아치<사진>란 이탈리아어로 ‘광대’라는 팔리아초(pagliacco)의 복수형으로 유랑극단의 광대들을 의미한다.
공연은 19세기 후반 이탈리아 칼라브리아 지방의 몬탈토에서 한여름 성모승천대축일에 일어나는 치정살인극으로 액자극(극 속에서 공연되는 또 하나의 극) 형태로 전개된다.
이번 무대에서는 특히 거리나 광장 등을 주 무대로 삼는 유랑극단의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객석과 무대의 경계를 파격적으로 허물어 공연장 전체를 하나의 열린 장터로 탈바꿈시켰다. 무대가 객석이 되고, 객석은 장터의 구경꾼이 되는 것이다.
또 오페라 배우들은 무대와 객석의 가로막힘 없이 자유로운 소통을 하며 공연장 전체를 타고 흐른다. 인천문화예술회관은 특히 ‘웃어라, 광대여! 슬픔과 고통일랑 감추고’라고 노래하는 장면에서 관객은 모두 광대가 돼 있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인천문화예술회관 관계자는 "격식을 갖춘 오페라가 아닌 마당극을 보듯, 시장 골목에 허름하게 세워진 천막극장을 훔쳐보듯 관람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현경 기자 cho@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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