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고등법원을 출범시켜 주신 경기남부 시민들의 뜻을 무겁게 새기고 주어진 소임을 다하겠습니다."

김주현(58·사법연수원 14기)초대 수원고법원장은 수원법조기자단과의 인터뷰에서 "경기남부 842만 시민들께서 고등법원 설치를 염원해 주신 덕분에 수원고법이 개원할 수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전국 고등법원 중 서울고법에 이어 2번째로 큰 규모인 수원고법의 개원이 경기남부지역 시민들에게 보다 편리한 항소심 재판 서비스 제공은 물론, 지역 균형발전과 생산·고용유발 등 경제적 효과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했다.

아울러 "수원고법이 개원하기 전까지 서울고법에서 처리하던 경기남부지역 사건은 전체의 20%에 달하는데다, 관할 지역 내에서 진행되는 수많은 개발사업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건도 많아지는 추세임을 고려할 때 현재 운영 중인 총 5개의 재판부(민사부 2.5개, 형사부 1.5개, 행정부 1개)만으로는 부족한 실정"이라며 "2년 후에는 총 12개의 재판부로 규모가 더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불거진 전직 대법원장 등 사법행정의 최고책임자들이 법원의 재판을 받게 된 상황과 관련해 국민들이 느꼈을 충격과 분노에 수원고법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재판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법원의 유일한 존립 근거임을 명심하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국민들에게 부여받은 사명을 성실히 수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번 일이 사법부의 모든 판결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며 "재판은 서로 다른 주장을 다투는 과정에서 조정 등으로 분쟁을 원만히 해결하기 위한 것이지만, 최근 재판 결과를 두고 법관 개인을 비난하는 현상이 잦아지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재판의 독립이 침해될 경우 결국 그 피해는 선량한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는 만큼 공정한 재판을 위축시킬 수 있는 비난은 자제해 달라"며 "앞으로 국민의 고통에 동감하고 그 호소에 귀를 기울이며 재판 당사자를 배려하는 재판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법원장은 수원고법이 위치한 수원법원종합청사에 전국 최초로 설치된 ‘사법접근센터’에 대한 기대도 나타냈다.

그는 "사법접근센터는 장애인과 이주민, 외국인 등 법원을 찾는 사회적 약자들에게 법률과 신용, 가정, 심리상담 등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전국 최초의 시도"라며 "법원 내 여러 부서에 분산된 사법 서비스를 비롯해 우리 사회 내 여러 상담·지원 서비스를 바로 연결해 줄 수 있어 민원인들의 불편을 크게 해소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수원고법 구성원들은 국민을 위한 ‘좋은 재판’ 실현을 통해 진심으로 사랑받고 신뢰를 받는 법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승표 기자 sp4356@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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