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중요 정책 발표나 행사에 수어 통역사를 배치하는 등 수어 문화 확산에 나서고 있다.

31일 도에 따르면 도는 지난 2017년 11월 수원 장안구에 수어 보급과 전문 일자리 창출을 위한 한국 수어 전문교육기관인 ‘경기도 수어교육원’을 국내 처음으로 설치했다.

이 교육원에서 수어를 배운 사람들은 모두 949명으로 이 가운데 일자리 창출을 위한 22개 통역·자격증·강사 양성반에 참여한 사람은 242명이었다.

1년여 간의 수어교육원 운영을 시도한 도는 교육만으로는 수어 확산이 쉽지 않다고 판단, 올해 1월부터 전국 최초로 공개회의나 중요 정책 발표 등 도민을 대상으로 하는 각종 활동 시 수어 통역사를 배치하고 있다.

청각장애나 언어장애를 겪고 있는 농인들에게 도정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수어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지난 12일 도청 홈페이지 인터넷 생방송으로 중계된 ‘LP가스 안전 지킴이 업무 협약식’ 등 3개 행사에 수어 통역사가 함께 했다.

이 아이디어는 신동진 한국농아인협회 경기지회장의 제안을 도가 정책으로 채택한 것이다.

신 회장은 지난해 수어발전 정책 간담회에서 "농인들도 경기도의 주요 정책을 알 수 있도록 행사에 수어 통역사를 배치했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도는 앞으로 민간 행사에도 수어 통역사를 연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전문가가 직접 도청 각 부서를 찾아가는 수어 교육도 하고 있다. 올해 들어 3개월여 동안 7개 실·국 47명의 공무원이 교육을 받았다.

도는 올해 모든 실·국장이 수어 교육을 이수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이성호 도 문화정책과장은 "누구나 쉽게 수어를 배우고 친근하게 느껴 자연스럽게 널리 퍼지도록 하는 것이 도 수어 정책의 핵심이다"라며 "내년에는 민원인을 직접 만나는 민원담당 직원들까지 교육을 확대해 농인들도 도청을 방문해 편하게 행정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도내 농인 수는 6만621명으로 전체 등록 장애인의 11.3%, 유형별 장애인 수로는 두 번째로 많다.

박광섭 기자 ksp@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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