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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장애인복지관의 장애인 문학공모전

김사연 인천문인협회 회장/수필가

기호일보 webmaster@kihoilbo.co.kr 2019년 04월 17일 수요일 제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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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사연 인천문인협회 회장
장애인의날은 장애인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고 장애인의 재활 의욕을 고취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된 기념일이다. 정부는 1981년부터 4월 20일을 ‘장애인의날’로 정하고 기념행사를 해 오고 있다. 1981년은 UN총회가 ‘장애인의 완전한 참여와 평등’을 주제로 ‘세계 장애인의 해’를 선포한 해이기도 하다. 굳이 4월 20일로 정한 것은 4월이 1년 중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이어서 장애인의 재활 의지를 부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제39회 장애인의날을 맞아 올해도 여러 가지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인천시 중구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개최하는 전국장애인문학공모전 역시 그 중의 하나다. 이 행사는 인천국제공항공사와 기호일보가 공동주최하는 장애인 문학인재 발굴 프로젝트로 올 들어 제11회를 맞으며 17일 오전 10시 그랜드하얏트호텔인천 이스트타워 볼룸홀에서 시상식을 갖는다. 2009년부터 시작된 이 행사는 장애인의 잠재된 문학적 능력과 역량을 발굴하고 장애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 개선에 목적이 있다. 운문부는 시·장시·동시가, 산문부는 단편소설·동화·수필이 속하며 주제는 ‘공항, 여행, 꿈, 장애인 인권’으로 장애인복지법에 등록된 장애인이면 누구나 응모가 가능하다. 장애인 문학공모전은 일반 문학공모전과 심사 성격을 달리해야 한다. 순수문학 공모라면 여기 말고도 장애인 신분을 드러낼 필요 없이 어느 문학 행사에든 응모할 수 있다. 하지만 장애라는 단서가 붙는다면 작품 속에 장애의 아픔과 역경을 딛고 재기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주는 내용이어야 한다. 또한 장애인도 누구 못지않은 능력을 갖춘 동등한 인격체라는 사실을 글을 통해 보여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창작보다는 경험을 통한 진솔한 사연을 털어 놓아야 한다. 예술은 곧 감동이기 때문이다.

 나는 인천문인협회 회장에 당선돼 심사위원의 자리에 앉았지만 나 역시 지체장애 4급 장애인임을 밝힌다. 누구나 그러하듯이 나 역시 모태가 아닌 생후에 장애인이 됐고 살아오는 동안 몇 번씩 목숨을 포기하려 했지만 주변의 온갖 냉대와 역경을 이겨내고 인천시약사회장, 인천시궁도협회장에 이어 인천문인협회 회장 자격으로 눈물을 삼키며 작품을 심사했다.

 ‘중증장애인과 함께 떠난 해외여행’은 주제가 공항과 여행이어서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장애인 문학공모 행사 취지에 가장 적합했다. 오래전 해외여행을 할 때 외국에서는 비행기에 탑승할 때 장애인과 동승 가족에게 우선권을 주었지만 우리나라는 그런 절차가 없었다. 하지만 얼마 전, 전남에 거주하는 지체장애 4급인 수상자는 일본 여행길에 오르며 인천국제공항 직원의 배려로 휠체어를 탄 남편과 단둘이 셔틀버스를 전세 낸 듯 이용할 수 있었고 리프트를 이용해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었다. 비행기 안에서는 기장을 비롯한 직원들이 일렬로 도열해 VIP를 맞이하는 듯 환영을 해 줘 즐거운 마음으로 일주일간의 일본 여행을 마칠 수 있었다. 그만큼 우리나라 공항과 항공사도 장애인의 편의를 위해 노력하는 선진복지국가 일원으로 발전한 것이다.

 국제공항협의회의 공항서비스평가에서 인천국제공항공사가 12년 연속 1위를 차지한 영광이 결코 맨손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란 생각이 든다. 수상자 부부는 비행기 창가에 비친 달이 아무도 손을 흔들어 주지 않는 그들의 여행길을 배웅 나와 주었다고 여기며 달을 보며 뛰어 놀던 유년시절을 회상한다. 창가에서 사라졌던 달이 신주쿠 번화가의 밤하늘에 다시 고개를 빼꼼히 내밀자 부부는 말도 통하지 않는 낯선 땅에서의 여행길이 못내 신경 쓰여 만사를 제쳐놓고 자신들을 지켜보고 있다며 문학적인 감성을 털어놓기도 했다.

 수상작에서는 밀렸지만 "장애인으로서의 진정한 용기는 타인에게 도와달라는 말을 할 수 있는 용기"라며 어렵지만 장애를 현실로 받아들이고 환경에 적응하는 심경을 밝힌 작품도 있었다. 시력이 점점 약해지는 상황에서 장래를 대비해 흰 지팡이를 구입하는 용기도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일반인들이 기피하는 흰 지팡이를 손에 잡고 길을 나서는 용기가 더 중요하다는 내용도 심사위원의 가슴에 잔잔한 파장을 안겨 줬다. 장애는 부끄러워할 일도 손가락질 할 대상도 아니다. 누구도 스스로 원해서 장애인이 된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장애는 단지 불편할 뿐 때로는 강한 용기를 주는 촉매가 될 수 있다. 그것을 밝히는 일이 장애인문학공모전의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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