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취재진이 이들에게 다가가 "이곳은 낚시금지구역인데 알고 있느냐"고 묻자 "낚금(낚시 금지)인지 몰랐다. 온 지 얼마 안 됐으니 알아서 떠나겠다"고 신경질적으로 답했다.
좀 더 산책길을 걷자 한 중년 남성이 홀로 낚시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마대를 깔고 앉아 가벼운 복장으로 낚시를 즐기고 있던 이 남성은 취재진이 다가서자 서둘러 낚싯대를 접고 떠날 채비를 했다.
금곡동 ‘농심교’ 인근 역시 주변의 시선을 교묘히 피해 설치해 둔 낚싯대를 찾아볼 수 있었다. 가방과 돗자리, 물고기를 담는 플라스틱 통까지 널브러져 있었다. 또 산책로 곳곳에 있는 낚시꾼들이 앉기 좋아 보이는 곳 주변으로는 어김없이 담배꽁초와 음식물쓰레기 등이 발견됐다.
이날 왕송저수지에서 금곡동 황구지천교까지 약 3.4㎞의 산책로를 돌아다니면서 발견한 낚시꾼은 3개 팀 4명이었다.
2009년 낚시금지구역으로 지정된 황구지천 일대가 최근 봄철을 맞아 불법 낚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수원시에 따르면 황구지천은 의왕·수원·화성·오산·평택을 거쳐 32.5㎞에 흐르고 있다. 시는 2012년 왕송호수부터 수원시농업기술센터까지 약 1.8㎞ 구간을 수원 팔색길 중 하나인 ‘매실길’로 지정했다. 얌체 불법 낚시꾼들로 인해 수질오염이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지자체의 단속은 전무하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권선구 내 불법 낚시 단속은 단 한 건도 이뤄지지 않았다.
권선구 관계자는 "관내 불법 낚시 단속 인원이 2명뿐이라 한계가 있다"며 "민원이 들어오는 대로 단속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박종현 기자 qwg@kihoilbo.co.kr
장민경 인턴기자 jm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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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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