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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약자 설 곳 없는 인천문화예술회관

기호일보 webmaster@kihoilbo.co.kr 2019년 05월 30일 목요일 제11면

매년 인천시민의 가슴에 커다란 감동을 선사해 온 혜광브라인드오케스트라의 정기공연이 올해는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인천문화예술회관이 대관 심의위원회의 결정이라며 대관을 거절했기 때문이다. 최근 시각장애학교인 인천혜광학교에 따르면 두 차례에 걸쳐 인천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대관을 신청했지만 떨어졌다고 한다. 수년간 대관이 잘 진행돼 왔었는데, 올해는 명확한 탈락 이유도 밝히지 않고 대관을 해 주지 않아 아직까지 공연 날짜조차 못 잡고 있다는 하소연이다.

 예술회관 측은 일요일이나 방학기간 중 몇 개 날짜를 제시하고 "사회적 약자라고 최우선순위는 아니며, 오히려 다른 단체에 역차별을 줄 수도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1년 중 하루 대관을 놓고 역차별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더욱이 일요일은 보조안내인들이 쉬는 날이라 단원들이 이동하기 어렵고, 방학 중에는 학기 중과 달리 학생들이 모여 연습하기가 쉽지 않아 공연이 힘든 실정이다. 시각장애인의 고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 처사로 사회적 약자를 외면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혜광브라인드오케스트라는 인천혜광학교 재학생과 졸업생, 시각장애교사를 비롯해 시각장애인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로, 2011년 창단연주회를 통해 본격 활동에 들어갔으며, 이후 매년 인천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등에서 정기연주회를 열고 있다. 우리나라 유일의 시각장애인 오케스트라로서 공연마다 국내 주한외교사절 대사를 비롯한 대사관 관계자와 가족이 관람하는 등 인천을 넘어 대한민국의 자랑이기도 하다. 특히 외국에는 장애인 문화 활동에 관심이 크지만 시각장애인 오케스트라가 생소한 분야여서 매우 놀라워 하며 여러 나라에서 벤치마킹하는 등 국위 선양에도 기여하고 있다. 어려운 여건 속에 피나는 훈련으로 연주 활동에 나선 시각장애인오케스트라 공연에 격려와 도움을 주지는 못할망정 공연 기회마저 박탈해선 안 된다. 인천문화예술회관은 시각장애인들의 접근성이 어느 공연장보다 우수해 오케스트라 단원 및 장애인 관람객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최적의 공연장이다. 인천시와 시의회는 심사위원이 정한 일이라고 모르쇠를 일관할 것이 아니라, 장애인 문화예술에 기여하고 있는 혜광브라인드오케스트라의 위상과 이동이 불편한 장애인 단원 및 관람객들의 편의를 위해 인천문화예술회관 대관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협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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