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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우(왼쪽)가 후반전 선취골을 넣은 뒤 그라운드를 달리며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럽파 수비수 김현우(디나모 자그레브)의 결승골, 국내파 골키퍼 이광연(강원)의 선방을 앞세운 한국 U-20 축구대표팀이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첫 승리로 16강 진출의 청신호를 켰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29일 오전(한국시간) 폴란드 티히의 티히 경기장에서 열린 F조 2차전 후반 24분 김현우의 헤딩골을 끝까지 지켜내 1-0으로 이겼다.

1차전에서 포르투갈에 0-1로 패했던 한국은 남아공을 꺾으면서 1승1패(승점 3·골 득실 0)를 기록했다. 이날 아르헨티나(승점 6·골 득실 5)에 0-2로 패한 포르투갈(승점 3·골 득실 -1)과 승점은 같지만 골 득실에서 앞서 조 2위로 올라섰다.

한국은 6월 1일 아르헨티나와 F조 최종전에서 패하지 않으면 16강에 올라설 가능성이 크다. 이미 2연승으로 16강 진출을 확정한 아르헨티나는 한국을 상대로 총력전을 펼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정용호로서는 최종전에서 반드시 승점을 따내는 게 중요해졌다.

만약 한국이 아르헨티나에 패하고, 포르투갈이 남아공을 꺾으면 한국은 다시 조 3위로 떨어진다. 그렇다면 다른 조 3위 팀들과의 성적을 비교해 16강 진출을 타진해야만 한다.

1차전에서 패한 한국은 16강행 불씨를 살리기 위한 승점 확보를 위해 초반부터 치열한 중원 싸움을 펼쳤다. 한국의 골키퍼 이광연은 전반 14분 코너킥 상황에서 시페시흘 음키즈가 시도한 슛에 이어 5분 뒤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시도한 제임스 모니안의 슛까지 몸으로 막아내 위기를 걷어냈다. 빗줄기가 굵어진 가운데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던 한국은 전반에 6개의 슛을 시도했지만 유효슈팅 ‘제로’에 그쳤다.

후반 들어 공세의 수위를 더욱 높이면서 남아공의 수비를 압박하던 한국은 정호진(고려대)이 시도한 왼발 슛이 크로스바를 때리고 나오면서 땅을 쳤다. 하지만 악재는 행운으로 뒤바뀌었다. 김현우 덕분이었다. 한국은 후반 24분 왼쪽 코너킥 상황에서 김정민(리퍼링)이 투입한 볼이 수비수의 발에 맞고 골대 앞에서 높게 뜨자 공격에 가담한 김현우가 헤딩으로 남아공 골대 왼쪽 구석에 볼을 꽂았다. 1차전에서 무득점에 그쳤던 한국의 대회 1호골이었다. 한국은 후반 막판까지 남아공을 괴롭혔고, 후반 추가 시간 이광연이 상대 헤딩슛마저 슈퍼세이브하며 1-0 승리를 거뒀다.

한국은 이날 경기를 김현우의 ‘머리’로 끝냈지만 골키퍼 이광연의 방어 능력이 없었으면 무실점 승리는 불가능했다. 경기 후 이광연은 "하프타임에 감독님을 비롯한 코치님들이 ‘3년간 준비한 대회에서 쉽게 무너질 수 없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가슴에 많이 와 닿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 때문에 우리가 후반전에 더 적극적으로 공격할 수 있었다. 이번 경기는 꼭 잡았어야 했기에 열심히 했다"며 치열했던 90분을 돌아봤다.

이광연은 "코치님들이 ‘세 경기만 하고 돌아갈 거냐’라며 ‘아직 보여 준 게 없으니 이번 경기를 꼭 잡고 더 올라가야 좋은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지 않겠느냐’고 하신 게 많이 자극됐다"고 전했다.

이번 대회 최종 엔트리에 든 골키퍼는 이광연, 최민수(함부르크), 박지민(수원) 세 명이다. 저마다 장점이 뚜렷해 대회 개회 이전까지만 해도 주전 골키퍼가 누가 될지 모를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 이 와중에 이광연은 이번 대회 1·2차전 모두 뛰며 ‘넘버원’의 자리를 굳혔다. 아르헨티나와 3차전을 앞둔 이광연은 "아르헨티나가 강팀이지만 우리는 하던 대로 할 것이다. 간절히 준비하면 아르헨티나도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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