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매매거래가 줄어든 대신 전세 수요가 늘어나면서 전세자금 대출 잔액이 4월 말 100조 원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 인하에 대출금리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앞으로 전세 대출이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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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102조 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말 92조5천억 원보다 9조5천억 원 증가한 금액이다.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2016년 말 52조 원이었으나 전셋 값 상승세 속에 2017년 말 66조6천억 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말에는 대출 규제에 집값이 내려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며 전세로 수요가 몰려 대출 잔액이 더 커졌다.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 등 시중은행 5곳으로 좁혀 보면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올해 4월 말 68조4천901억 원으로, 한 달 전보다 1조3천371억 원 증가한 바 있다.

 이는 전세 거래량이 늘어난 데 따른 결과다.

 한은 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올해 1분기 중 전국 주택 전세거래량은 31만5천호로 작년 4분기 29만호보다 2만5천호 늘어났다.

 한은의 이달 기준금리 인하 결정으로 대출금리도 싸져 전세 대출은 더욱 늘어날 수 있다.

 실제로 앞서 한은이 2015년 6월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0.25%포인트 내리자, 6대 은행의 전세 대출은 그 해 7∼8월 1조원 넘게 급증했었다.

 이듬해 6월에 금리를 다시 연 1.25%로 인하하자 8월 한 달간 전세 대출 잔액이 1조원 가까이 늘어났다.

 전세자금 대출은 증가하는 반면 임대 가구의 보증금 반환 능력은 떨어지고 있다.

 2012년 3월부터 2018년 3월 사이 임대 가구의 보증금은 연평균 5.2% 늘었으나 이들의 금융자산은 3.2% 증가하는 데 그쳤다. 부동산 등 실물자산은 늘었지만 언제든 돈을 뺄 수 있는 금융자산은 그만큼 늘어나지 못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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