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야구 SK 에이스 김광현이 KBO리그 시즌 후반기 ‘슬라이더’가 떨어지는 각도를 개선하면서 승수 쌓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20승 고지를 향해 달려가는 김광현을 주목하고 있어 빅리그 진출 희망도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 프로야구 SK 에이스 김광현이 KBO리그 시즌 후반기 ‘슬라이더’가 떨어지는 각도를 개선하면서 승수 쌓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20승 고지를 향해 달려가는 김광현을 주목하고 있어 빅리그 진출 희망도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의 에이스 김광현(31)은 KBO리그 시즌 초반 변화구 중 하나인 ‘주무기’ 슬라이더가 제대로 꺾이지 않아 골머리를 앓았다. 3월 23일 kt 위즈와의 홈 개막전에서 6이닝 동안 피안타 8개를 기록하는 등 초반 4경기 23이닝 동안 33개의 안타를 허용했다. 4월 피안타율은 0.336로 규정이닝을 채운 31명의 투수 중 30위였다.

김광현의 고속 슬라이더는 우타자 기준으로 바깥쪽 위에서 몸쪽 아래로 사선을 그리는데, 땅으로 떨어지는 각도가 예전만 못했다. 주무기가 말을 듣지 않자 인식과 패턴을 바꿨다. 상대 헛스윙을 유도하는 탈삼진에 신경 쓰기보다 ‘맞혀 잡기’에 열중했다. 아울러 커브와 투심패스트볼 비율을 늘리며 노련하게 경기를 운영했다.

김광현은 높은 피안타율에도 다른 성적의 지표는 나쁘지 않았다. 5월까지 다승 부문 2위(7승), 평균자책점 9위(2.93), 최다이닝 8위(70⅔)였다. 그러던 시즌 중반 그의 슬라이더가 살아났다. 시즌 초반에 비해 공이 꺾이는 각도가 커지자 위력은 배가 됐다. 슬라이더 각도를 크게 만드는 비법을 찾으면서 팀 후배인 문승원에게 전수하기도 했다.

김광현의 슬라이더가 살아나자 7월 이후 피안타율은 0.192(8월 20일 기준)로 KIA 타이거즈 양현종(0.177)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20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선 6이닝 동안 3피안타 2볼넷 7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해 팀의 5-0 대승을 이끌고 시즌 20승(15승3패) 고지를 향해 순항했다. 이날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52㎞를 찍었다. 직구(32개)보다 슬라이더(46개)를 더 많이 던졌고, 투심패스트볼(10개)과 커브(5개)를 간간이 더했다.

그는 "최근 슬라이더의 각도가 커지면서 맞혀 잡기보다 탈삼진에 대한 욕심이 커졌다. 경기 초반 삼진으로 타자들을 빨리 잡고 후반에 편한 마음으로 공을 던지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광현의 슬라이더가 좋아지자 미국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관심도 증폭되고 있다. 롯데전이 열린 경기장에는 시카고 컵스, 뉴욕 메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캔자스시티 로열스 등 6개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트가 집결했다. 이들의 눈은 김광현에게 고정됐다.

김광현은 2년 뒤 자유계약선수(FA)가 될 수 있지만 SK가 대승적 차원의 결단을 내리면 이번 시즌을 마친 뒤 해외 진출을 노릴 수 있다.

메이저리그 중부지역의 한 스카우트는 "SK가 올 시즌이 끝난 뒤 김광현의 해외 진출을 허락한다면 많은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영입 의사를 밝힐 것"이라며 "(KBO리그 4관왕을 노리는)두산 베어스 조쉬 린드블럼보다 김광현을 높게 평가하는 구단이 많다"고 전했다.

김광현은 빅리그 스카우트들의 관심에 "(미국에)가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아직 시즌 중"이라며 "그저 현재 위치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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