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예비타당성 조사 이후 5년여 만에 예타를 통과한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B노선’을 두고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21일 예타 통과를 결정지은 GTX-B노선은 그동안 ‘신개념 교통수단’으로 기대를 모아 왔다. 송도국제도시를 기점으로 인천과 서울 중심부를 거쳐 남양주 마석까지 80.1㎞ 구간을 지하 50m 깊이에서 달린다. 일반 지하철보다 3~4배는 빠른 덕분에 GTX-B노선을 이용하면 송도에서 서울역까지 27분, 남양주 마석까지는 50분 내로 도착이 가능하다. 송도에서 청량리까지는 기존 110분에서 27분으로 83분이나 단축된다.

이에 따라 지역에서는 노선 개통에 따른 부수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노선이 지나는 지역을 중심으로 중추 역세권 개발이 이뤄져 도시가 활력을 얻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대표적으로 연수구는 관광은 물론 송도를 중심으로 한 주요 개발계획 급물살 기대를, 남동구는 남동산단의 스마트 산업단지 전환 가속화, 부평구는 부평문화의거리와 대규모 지하상가를 기반으로 한 관광 활성화 등을 기대하고 있다.

박남춘 인천시장도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인천으로의 이동시간이 대폭 단축돼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늘고, 투자와 기업 유치 증가 및 일자리 창출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특히 인천항, 인천국제공항과 연계해 해외 관광객들이 인천을 둘러보는 새로운 관광코스가 정착할 기회"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GTX-B노선 개통을 두고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무엇보다도 인천으로의 인구·관광객 유입보다 서울·경기 등 타 지역으로의 유출이 더 클 수 있다는 시각과 함께 역이 위치한 지역의 부동산시장 과열에 대한 지적이다. 최근 송도의 경우 GTX-B노선의 예타 통과가 유력해지면서 부동산시장이 들썩였다. 상반기까지 매물을 내놨던 매도인들이 발표 이후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고 매물을 거둬들였다는 분석이다. 타 지역도 주택 가격 상승 등 비슷한 현상을 겪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업 착공을 위한 예산 확보도 과제다. 철도사업은 반드시 민자 적격성 검토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시는 민자사업을 전제로 착공을 추진하고자 한다. 이 경우 전체 사업비의 60%는 민간, 40%는 국비와 지방비로 충당된다. 국비와 지방비 비율은 7대 3이다. GTX-B노선에 투입 예정인 사업비는 총 5조7천351억 원으로, 민간사업자는 3조4천400여억 원을 투자해야 한다.

시 관계자는 "충분히 민자사업으로 추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시가 부담하는 예산도 1천989억 원으로 추산돼 예산상 무리가 없다는 계산"이라며 "타 지역으로의 소비·관광·인구 등 유출 문제는 현재로서는 걱정하지 않고 있으나 관련 연구용역을 통해 충분히 검토하고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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