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포스트월드컵 대책의 일환으로 16강의 성지인 문학경기장 야외주차장에서 지난 25일 개막한 `2002 도자기 축제`가 제성격을 벗어나 상업성에 치우쳐 빈축을 초래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축제는 그 취지가 국내외 업체가 참여해 다양한 도자기를 전시함으로써 국내 도자기 우수성을 대내외에 홍보하고 경쟁력 강화와 우수상품 수출을 촉진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것으로 취지가 거창하다. 그 뿐인가.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 및 인천시민의 날을 기념하는 축제의 장을 만들어 시민들의 자긍심을 고취하겠다고 했다.

문제는 이번 축제가 인천시민들의 문화욕구 충족을 위해 마련한 행사인지 상업을 목적으로 하는 도자기 판매행사인지 도대체 분간이 안된다는 점이다. 인천에서 첫 번째 개최된 도자기축제라며 큰 기대를 갖고 행사장을 방문한 시민들 대부분 형식적인 행사에 실망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개막식이 치러진 행사장이 준비미흡, 형식적인 진행, 성급한 개장 등으로 인해 비난을 받기에 충분했다는 것이다.

중국 업체의 작품이 전시되는 30~40개의 부스는 컨테이너에 실은 물건들이 늦게 도착한 데다 통관을 제때 못해 진열도 못하고 문이 굳게 닫힌채 행사장의 흉물로 방치됐다니 알만하다. 그나마 문을 연 중국업체 부스에는 통역조차 없어 입점업주가 인건비 부담을 감수하고서라도 인천시 공무원에게 통역배정을 호소했다니 준비소홀에 따른 국제적 망신이 이만저만 아닐 수 없다 하겠다.

인천에서 축제를 벌이면서 지역적 배려가 전혀 없고 유명 회사중심인 데다 행사내용도 도자기 축제와는 성격을 달리하는 게 한 둘 아닌 점도 문제다. 오죽하면 이번 행사에 참여한 대학 교수마저 보다 많은 학교가 참여해 전시를 통한 정보교환이 이뤄지지 않고 너무 상업적으로 치우쳐 아쉽다며 아시아권에서 도자기 문화가 우수한 한·중·일 3국의 다양한 제품이 전시되지 못했다고 지적했겠는가. 이번 행사는 결국 도자기의 역사 및 예술성, 제품의 설명 등을 제공하지 못하고 각 업체들은 제품의 판매에만 치중했다는 것이다. 이 축제는 이제 막 개막됐고 앞으로도 10여일이상 진행될 행사다. 지금부터라도 주최측이나 관련기관 모두 꼼꼼히 챙겨 시민들이 즐겨 찾고 당초 취지대로 축제한마당이 될 수 있도록 철저를 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가기관이 장삿속이나 보인 포스트월드컵 대책이란 비난을 결코 면치 못할 것이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