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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밀학급.(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 = 기호일보 DB
인천 청라국제도시 내 과밀학급 해소 대책이 ‘허공(虛空)’에서 맴돌고 있다.

일부에서는 인천시교육감 인수위원회가 충분한 시간과 정확한 설명 없이 관련 사항을 마무리지어 ‘보여 주기식 소통’을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시교육감 인수위는 11일 인천시교육청 영상회의실에서 ‘제4·5차 청라지역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소통위원회’를 열었다. 최근 청라지역 초·중학교 과밀학급 문제가 심각한 상태로, 일부 학부모들이 개선을 요구하는 시위까지 나서면서 해결책을 찾으려는 시도였다.

이날 오후 1시 열린 제4차 위원회는 이전 위원회와 마찬가지로 입주 예정 학생 배치 문제 등 당면 과제에 대해 논의했다. 곧바로 진행된 제5차 위원회에서는 학교 증축·신설 등 장기 과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특히 제5차 위원회에는 청라지역 모든 초·중학교장과 학부모대표 등을 초청해 보다 폭넓은 논의에 힘썼다.

시교육청이 제시한 과밀학급 해소 방안은 ▶교내 증축 ▶교외 증축 ▶초·중학교 단독 신설 ▶초·중학교 통합 신설 등 네 가지다. 학교를 증축하거나 신설하든 올해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에 올리려면 하루빨리 협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인수위의 입장이다. 여기에 해소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려면 시간이 필요한 만큼 자칫 내년으로 심사가 미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이날 두 차례 열린 소통위원회는 뚜렷한 해결 방안은 찾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인수위 관계자는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해당 방안 중 하나를 선택할 것을 요청했으나 일부 학교 측에서 충분히 생각할 시간이 필요한데 너무 촉박하게 서두르는 것 같다는 의견이 나오는 등 대안을 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이날 위원회에는 처음 참석하는 학교가 많았다. 이전 위원회는 문제가 크게 불거진 3~4개 학교를 대상으로만 진행됐다. 제5차 위원회에는 이보다 훨씬 많은 11개 교가 참석했다. 사실상 7~8개 학교는 처음 설명을 듣는 자리였다. 추가 설명 후 이뤄진 투표에서도 어느 한 방안이 크게 우세를 보이지 않았다. 증축과 신설에 장단점이 있는 만큼 결정하기 힘들었다는 것이다.

회의에 참석한 한 학교 관계자는 "불과 이틀 전 위원회 참석 요청 공문을 받고 이 자리에 오기는 했지만, 이전 위원회 논의 내용에 대한 설명이나 자료 제공은 전혀 없었다"며 "신설을 선택한다면 개교까지 걸리는 3~4년의 기간 대책은 있는지, 고등학생들을 위한 방안은 무엇인지에 대해 설명도 부족한데, 무작정 선택하라는 것은 모순 아니냐"고 꼬집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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