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치권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MZ세대(밀레니얼 세대+Z세대)’다.

MZ세대는 특정 이념과 진영 논리에 기대지 않는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촉발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촛불을 들고 문재인정부 출범에 기여한 것은 바로 20·30세대였다. 그들은 지난해 4월 치러진 총선에서 여당에 대한 전폭적 지지를 통해 ‘공정과 정의’를 주문했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자 불과 1년 만에 역전된 흐름을 만들어 낸 것 역시 MZ세대다.

이들은 ‘대선 전초전’으로 불렸던 지난 4·7 재·보궐선거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톡톡히 했다. ‘정권 심판론’을 내세운 MZ세대의 움직임은 그 파급력이 예상을 뛰어넘었다는 분석이다. 

정치권의 주변부에 머무르는 듯 보였던 MZ세대는 이를 통해 확실한 정치세력으로 부각됐고, ‘이준석 돌풍’을 일으키며 ‘대한민국 헌정사 첫 30대 원내 교섭단체 대표’ 타이틀을 만드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정치판을 뒤흔드는 핵심 변수로 자리매김한 MZ세대는 더 이상 정치권의 ‘들러리’가 아니다. 직접적 정치 참여를 통한 세대교체를 꿈꾸며 확실한 ‘의사결정권자’로서의 포지션을 얘기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다양성 확대’를 기치로 이른바 ‘젊치인(젊은 정치인)’을 키워 내려는 비영리단체 ‘뉴웨이즈’의 활동상이 주목된다.

뉴웨이즈는 ‘지방선거’라는 경기장에서 뛸 ‘선수(젊치인)’를 육성하는 일종의 에이전시이자 매니지먼트다. 출마 후보자를 발굴하고 검증 작업을 거쳐 정치상식을 교육하고 ‘캐스팅 매니저’와 연결한다. 캐스팅 매니저는 선거에 있어 필수적인 ‘지지조직’을 결성하는 데 든든한 파트너 역할을 하게 된다.

뉴웨이즈의 목표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만 40세 미만 기초의원을 20% 이상 당선시키는 데 있다. 

MZ세대의 경험·태도·관점·우선순위 등이 실제 정치에 반영될 수 있도록 더 많은 ‘젊치인’을 등장시키겠다는 포부다.

20대 청년인 뉴웨이즈 박혜민 대표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MZ세대는 다양한 영역에서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방법을 고민한다"며 "변화를 만드는 MZ세대의 태도와 관점이 정치적 영역에서 실질적 영향력을 발휘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뉴웨이즈 박혜민 대표.
뉴웨이즈 박혜민 대표.

# 2022년 지방선거 만 40세 미만 기초의원 20% 이상 입성 목표…다양한 사회 위해 더 많은 ‘젊치인’ 등장해야

뉴웨이즈는 일상에서 변화를 일으키는 MZ세대의 태도와 관점이 바로 일상에서의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하는 기초의원의 자질과 맞닿아 있다고 봤다. 상대적으로 다른 선거에 비해 적은 비용(기탁금)이 들면서도 주민들과 밀접하게 맞닿은 각 지역의 현장에서 최고의 정치적 효능감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단위 역시 기초의원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뉴웨이즈는 만 40세 미만의 ‘젊치인’이 내년 지방선거를 통해 전국적으로 적게는 6%, 많게는 20%까지 늘어나는 데 목표를 뒀다. 

박 대표는 "더 다양해지기 위해서는 젊어져야 한다. 현재 국내 의사결정 구조 속에서 5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이 너무 크다"며 "더 다양한 의사가 반영되기 위해서는 젊은 사람들의 등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젊치인’이 등장하지 못한 데는 제도적 문제도 크지만 솔루션의 부재에도 원인이 있다"며 "MZ세대가 정치인으로 나설 수 있는 디딤돌 역할을 하기 위해 뉴웨이즈라는 단체를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특히 "기본적으로 다양한 개인이 연결됐을 때 생기는 변화의 힘과 그 힘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의사결정 집단의 주류적 얼굴을 바꿀 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며 "뉴웨이즈는 이 개인들을 연결하는 역할에 집중한다. 청년 정치인과 각 지역의 MZ세대를 연결하고, 캐스팅 매니저들이 경제적 부분과 세력적 부분에서 지지가 될 수 있도록 묶어 주는 발판이 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헌정사 첫 30대 당수 등장, 의사결정 주체로 등장한 ‘젊치인’…청년층에 대한 반짝 주목 아닌 장기적 변화 필요

1985년생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의 당선으로 MZ세대, 청년층이 가져올 정치권의 새 바람과 파괴력에 대한 주목도는 한층 더 커졌다.

박 대표는 청년층의 정치 참여에 대한 관심과 주목이 장기적으로 이어져 국내 정치제도에 실질적 변화를 일으킬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20·30세대가 그동안 정치에 관심이 없었던 것이 아니다"라며 "그럼에도 최근 주목도가 커진 것은 청년층의 투표 결과나 지향하는 방향이 기성세대가 생각하는 흐름과는 사뭇 달랐던 데 원인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준석 대표의 사례처럼 실질적 의사결정의 주체로 젊은 정치인들이 등장하고 있고 역동적 변화들이 생기고 있다"며 "청년층에 대한 지금의 주목이 일시적인 것이 아닌 장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지방선거 측면에서는 공천제도 개혁, 차기 대선 측면에서는 피선거자 연령에 대한 논의 등이 뜨거운데 단순히 청년층의 정치 참여 자체에 주목하기보다 장기적으로 만들어 갈 제도적 변화에 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청년층이 어떠한 문제를 해결해 줘야 하는 시혜적 대상이 아닌 문제 해결의 주체로 존중받고 대한민국 사회를 이끌 파트너로 존중될 기회의 장이 확대됐으면 한다"며 "그 바람이 앞으로 정치권에 반영되길 바란다"는 기대도 잊지 않았다.

뉴웨이즈에서 젊은 정치인 발굴에 조력자 역할을 할 온라인 캐스팅 매니저 창단식.
뉴웨이즈에서 젊은 정치인 발굴에 조력자 역할을 할 온라인 캐스팅 매니저 창단식.

# 정치 영역에서 청년층 존중될 제도 개선 필요…뉴웨이즈 통해 청년층 정치 입문 기반 확대 노력

청년층이 가진 영향력과 파급력에 비해 국내 정당정치 구조는 MZ세대에 돌파하기 힘든 벽이다. 20·30세대가 직접 정당 속으로 들어가 청년의 요구를 대변하고 반영할 수 있도록 정당 공천 시스템에 대대적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이 박 대표의 생각이다.

박 대표는 "현 정당 공천 방식 자체가 지역위원장 또는 당협위원장으로 불리는 국회의원에 의해 결정되는 구조"라며 "청년 할당제와 같은 대안이 있을 수 있으나 공천 과정 자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과정이 불투명하거나 개방돼 있지 않으면 아무리 할당제 같은 방안이 도입돼도 결과는 현재와 같을 수 있다"며 "각 정당이 정치적으로 의사결정권에서 상대적으로 먼 이들까지 껴안을 방향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도 문제만큼이나 환경적 부분도 중요한데, 국내에는 ‘젊치인’들이 정치적 실력을 쌓아갈 시스템이나 기반이 부족하다"며 "이에 대해서는 정당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다양한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뉴웨이즈는 앞으로 ‘젊치인’ 등장을 위한 제도적 변화 필요성에 대해 꾸준히 목소리를 내는 한편, 실제 지방선거에서 많은 MZ세대가 정치권에 입성할 수 있도록 ‘젊치인’을 꿈꾸는 후보들을 발굴하고 지원할 방침이다.

박 대표는 "뉴웨이즈는 앞으로 MZ세대의 정치 입문을 위한 제도 변화에 목소리를 높여 갈 것"이라며 "지방선거에 나설 청년에 솔루션을 제공하고 실력과 세력을 쌓을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강우 기자 kkw@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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