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총선은 ‘야권 압승, 여당 참패’로 귀결됐다. 안타까운 것은 이번 선거 결과도 동서로 뚜렷하게 갈려 영·호남 지역주의 골이 극복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과 충남, 호남, 제주 등 한반도 서쪽은 야권이 압승했고, 영남권과 강원도 등 한반도 동쪽은 여당이 압승했다. 작은 국토를 가진 대한민국에서 동쪽지역 주민과 서쪽지역 주민의 정치적 의사가 이처럼 확연하게 대조적인 것은 분명 그 합리성 여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동쪽지역 주민들과 서쪽지역 주민들은 상대 지역 주민들의 정치적 선택에 대해 "도저히 이해가 안
지속가능성이라는 용어가 자주 등장하고, 매스컴에서도 빈번하게 다룬다. 이는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와 환경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지구의 자원과 생태계를 보호하고, 인간 삶의 질을 향상하도록 하며, 사회적 정의와 평등 실현을 목표로 한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일반인들은 물론이고 투자자 관점에서도 기업의 지속가능성은 대상 기업이 환경·사회·경제적 측면에서 자신의 영향과 책임을 고려하면서 장기적으로 기업 가치를 창출하느냐 여부를 판단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기업이 주주뿐만 아니라 고객, 직원, 공급자, 지역사회 등 이해 관
"이제 환경문제는 전 지구적 과제가 됐다."이 같은 말은 전 지구적으로 쓰는 상투적 표현이 됐다. 뉴스나 신문을 보면 윤석열 대통령도, 유정복 인천시장도 매주 한 번씩은 이런 말을 한다. 심지어 지구 반대편 무슨무슨 총리도 자국 언론이나 한국을 방문해 저런 말을 던진다.이제 환경문제는 정권을 잡기 위한 수단이나 보호무역 무기 단계를 넘어섰다. 지구 온도 문제는 소시민의 밥상머리에도 영향을 끼치는 전 지구적 과제가 됐다.지난 총선을 휩쓴 사과 가격 논란도 기후변화가 원인으로 지목된다.지난해 봄철 서리와 냉해가 사과 농가를 휩쓸었고,
꽃은 피우는 데 1년이 걸리고, 나무는 숲을 이루는 데 30년이 걸립니다. 사람을 키우는 데는 100년이 걸립니다. 저는 늘 꽃을 많이 키우는 마을을 상상해 왔습니다.꽃이 없는 마을에서 어찌 숲을 기약할 수 있으며, 나무 하나 키우지 못하는 마을에서 어찌 사람 하나를 만들 수 있겠습니까. 저는 낭창낭창 꽃비를 내리는 봄나무 아래서 이 글을 씁니다. 벚꽃은 절정을 지났습니다. 가지의 매듭마다 파릇파릇 돋아나는 은행잎의 새순은 연두입니다. 은행나무의 거친 껍질은 태어날 때부터의 것 그대로입니다. 몇 살이냐고 묻지 못했습니다. 나보다 적
최근 인터넷 매체의 빠른 발전으로 사이버 도박 문제가 사회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사이버 도박 위험군’에 속하는 청소년이 100명 중 3명꼴로 집계됐다. 청소년 총 88만 명 중 2만8천838명(3.2%)이 사이버 도박 위험군에 해당하는 것이다.왜 청소년들 사이에서 사이버 도박이 유행하는 것일까?그 이유를 따져 보면, 불법 온라인 도박의 경우 별도 성인 인증 절차 없이도 가입이 가능해 청소년 가입에 제재가 없고, 온라인 게임과 비슷한 도박을 불법이라고 인식하지 못해 본인도 모르는 사이 중독돼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게 된다.도박 고위
도로교통법상 ‘개인형 이동장치(PM:Personal Mobility)’가 최근 빠르게 보급되면서 이용이 증가하고 있다. 보도, 차도, 골목에서까지 거리를 활보하는 전동킥보드를 흔히 볼 수 있고 조작이 쉽고 간편해 이용객 또한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개인형 이동장치는 만 16세 이상 면허가 필수다. 무면허운전의 경우 10만 원의 범칙금이 부과되며, 13세 미만 어린이가 운전할 경우 보호자에게 10만 원의 과태료를 물린다. 또한 헬멧 미착용, 2인 이상 탑승, 보도 주행 시에도 범칙금이 부과되며, 음주운전과 주행 중 휴대전화 사용 등은
국가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가채무(중앙+지방정부)는 1천126조7천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중앙정부 채무가 59조1천억 원, 지방정부가 3천억 원 늘었다. 국가채무의 GDP 대비 비율은 전년(49.4%) 대비 1.0%p 증가한 50.4%로 나타났다. 2011∼2019년 30%대를 기록하다 2020년 40%대로 진입하더니 이번에 50%를 돌파했다. 원인은 자명하다. 국가채무가 경제성장률보다 빠른 속도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재정건전화를 기치로 출범한 현 정권에서도 이러한 추세는 바뀌지 않았다.정작 심각한 건 공무원·군인
인천시가 부실시공을 원천적으로 예방하고자 공사 초기 단계부터 점검을 강화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당연한 점검사항이다. 보도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LH 아파트 벽체 철근 누락 사실이 드러나자 ‘인천시 공동주택 품질점검단 설치 및 운영조례’를 개정, 공사 초기 단계부터 구조 계산과 설계도서 등을 확인하고 있다 한다. 점검 대상은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을 받은 30가구 이상 공동주택 사업장이다. 각 군·구에서 매달 15일까지 점검을 신청하면 다음 달 점검받는 방식이다. 공정률 40∼50% 사이에 점검을 진행하면 골조공사가 이미 마무리 단계
신대륙 미국에서 건너온 무용수(舞踊手) 이사도라 던컨(I. Duncan 1878~1927)은 맨발의 자유로운 춤으로 유럽 예술계를 뒤흔들었고, 자유로운 영혼을 소유했던 사람이다. 그의 영광스러운 이름보다 훨씬 더 거대한 존재였으며, 본질적으로 혁명가(革命家)였다.20세기 전(全)기간 세계 무용계는 단 두 개의 화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사도라 던컨을 계승할 것이냐? 어떻게 그녀를 극복할 것이냐? 하는 문제였다. 그녀는 자신이 속한 세계에서는 프로이트(S. Freud)나 니체(F. Nietzsche)나 마르크스(K. Marx) 같은
조선시대 신문고(申聞鼓)는 억울하고 원통한 일을 당한 사람이 대궐에 매달린 북을 쳐서 임금에게 직접 호소하는 민의상달 제도였다. "민생의 휴척(休戚)을 아뢰고자 하는 자는 북을 치라"고 해 임금의 총명을 막거나 가리는 근심을 없애고자 했다. 조선시대에 신문고가 처음으로 등장하는 것은 태종대(代)인 1401년이다. 형벌이 자신에게 미치는 일, 부자(父子) 관계를 밝히는 일, 적첩(嫡妾)을 가리는 일, 양천(良賤)을 가리는 일 등 네 가지(四件事) 사건과 자손이 조상을 위하는 일, 아내가 남편을, 아우가 형을, 노비가 주인을 위하는 일
요즘 금(金)값 고공행진이 멈추지를 않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9일까지 국내 금 시장 하루 평균 거래대금만 169억1천만 원이다. 2014년 3월 24일 이후 최대치, 지난달 일평균 거래대금인 68억6천만 원의 2.4배 수준이다. 뉴욕상업거래소의 6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이 이달 들어서만 7.1% 올랐다. 올해 누적 상승분만 20%에 가까울 정도로 금은 그야말로 급등세다.최근 이란과 이스라엘이 부딪히면서 쏘아 올린 미사일처럼 금값이 치솟았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강력한 상태에서 중국처럼 국가 차원의 금 매입이 늘어나면서 현대
직업 목수이며 크리스천인 필자가 자신을 목수라고 처음 말할 수 있었을 당시, 왜 목수가 됐느냐는 친구들 질문에 "예수님도 목수셨다"라고 짧게 대답하곤 했습니다. 당시에는 예수님을 잘 모를 때였지만 왜, 어떻게 목수가 됐는지를 다 설명하기 벅차니 그렇게 대답했던 것이죠. 이 칼럼에서 필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종교나 신앙 이야기가 아니라, 예수님이 오셨다는 마구간 구유라는 세상 가장 낮은 곳에 비해 우리는 더 높은 곳만 바라보며 교만을 키우고 산 것은 아닐까 하는 점과 혹 그 교만이 우리를 어렵게 만든 원인 중 하나는 아닐까 하는 것
부존 자원이 별로 없고 가난에 찌든 대한민국은 1948년 의무교육을 시작으로 한글을 통해 문맹에서 벗어나 지금은 세계가 인정하는 선진국에서 살고 있다.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성장하는 데 작용한 가장 중요한 요인은 가난을 물리치기 위한 부모들의 교육열이라고 할 수 있다.일부 정치인과 교사들은 학생들을 줄 세우기 하는 과도하고 왜곡된 교육열기는 사회에서 퇴치해야 할 문제라고 말한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신분 상승과 잘 살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교육 풍토는 전통적으로 존재하던 문화적 특성이며, 특히 6·25전쟁 동안 파괴된 대한민국이 오
학교폭력 전담조사관 제도 시행 1개월을 맞은 일선 학교 현장이 혼선을 겪는다는 지적이다. 처리 절차가 복잡해지고 기간도 늘어난 데다, 교원의 업무 분담 효과도 없기 때문이다. 경기도교육청은 학교폭력 조사 절차의 공정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고 교원의 업무 부담을 덜어주려는 취지에서 올해 새 학기부터 학교폭력 전담조사관 제도를 도입·운영 중이다. 하지만 일선 학교 현장에서는 학교폭력 처리 절차가 오히려 복잡해지고 기간도 길어졌다며 불만이 잇따른다.전담조사관은 모두 506명을 위촉했으나 시행 한 달여 만에 24명이 그만둬 현재는 482명이다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가 치러지는 동안 전 국토는 펼침막 등 각종 홍보물로 뒤덮인다. 선거가 끝나면 하나같이 모두가 쓰레기로 남는 물건들이다. 이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거리는 주택 분양을 비롯한 이런저런 여러 가지 업체 광고물들이 불법으로 내걸려 도시 미관을 해친다. 인천지역 지자체들이 도심 곳곳에 내거는 불법 펼침막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다는 소식이다. 지자체가 운영하는 일정 장소에 설치된 지정게시대가 아닌 곳에 걸린 펼침막은 모두 불법이지만 이는 무시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인천시 10개 군·구에서 최근 3년간 적발한 불법 펼침막
울산지방법원은 최근 근로자가 작업 중 기계에 머리가 눌려 사망한 사건에서 경영책임자인 대표이사에게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죄 등을 인정해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현재까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판결이 선고된 14건 중 실형이 선고된 사례는 2건입니다. 나머지 사건에서는 경영책임자가 모두 집행유예로 풀려났습니다. 이하 실형을 선고한 판결례를 분석해 법원이 실형을 선고한 이유를 살펴보겠습니다.울산지방법원은 2024년 4월 4일 자동차부품업체 A사의 대표이사에게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죄 등을 인정해 징역 2년을 선고했습니다. 작업자가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회적·경제적 피해 비용이 연간 23조 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음주운전 사고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종식되면서 다시 증가하는 모양새다. 게다가 음주운전 재범 비율도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다고 나타났다.경찰청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제출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음주운전 전체 적발자 중 2회 이상 적발된 사람의 비중이 평균 43.2%다. 이는 한번 적발된 뒤에도 또다시 음주운전에 나서는 경우가 100명 중 43명 이상이나 된다는 얘기다. 음주운전이 마치 마약처럼 습관적이고 중독적이라는 말이
4·10 총선과 함께 치러진 경기도의원 보궐선거 3개 선거구에서 모두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이에 여야 동수 균형추를 맞추며 시작한 11대 도의회 권력 지형도 바뀌었다.이번 보궐선거로 도의회 정당별 의원 수는 민주당 77명, 국민의힘 76명, 개혁신당 2명으로 재편됐다.그러면서 전반기 염종현 의장에 이어 후반기 의장 역시 민주당 몫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양당은 전반기 의장을 투표로 선출하면서 ‘여야 동수인 의석수 변동이 있으면 후반기에도 투표로 의장을 선출’하기로 했다. 민주당이 의장 후보를 결정해 본회의에 내면 의석이 많
요즘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실존적 질문을 많이 한다. 은퇴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공자는 편견이 있으면서도 지혜롭다고 자만하면 미움받을 수 있다고 했건만, 의견이 편견으로 치환되고 생각은 고집불통과 아집으로 변질되는 등 감정부터 늙어 가는 생리적 변화를 겪곤 한다. 누구는 너 자신을 알라고 했고, 누구는 현 존재로 너 자신을 살라고 했다.우리는 이 세상에서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야 하는 존재로, 비본래적인 삶을 살 가능성이 크다. 매사에 타인과 비교해 열등감 속에서 헤매기도 하고 스스로 주눅들 때도 많다.하지만
"영하 50℃ 시베리아 벌판의 늦은 밤, 아홉 살 소년이 처음으로 늑대로부터 가축을 지키는 임무를 아빠에게서 부여받고 밤을 새우며 벌판의 눈보라와 맞서고 있다.험준한 시베리아 유목민들은 아들이 아홉 살이 되면 혼자 생존하는 법을 가르친다. 소년은 늑대와 싸우고 칠흑 같은 어둠, 칼날 같은 눈보라와 두려움과 싸워야만 한다. 이런 과정에서 소년은 유목민의 긍지를 제 삶으로 인정하게 된다.언제나 아들의 주변을 맴돌며 저 멀리서 기다리고 있는 불행을 끌어다가 아홉 살 소년 앞에 무릎을 꿇려놓고서 사죄를 받아낸다. 눈앞의 행복을 가르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