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오포읍에 있는 공립초등학교인 양벌초등학교는 교육과정과 연계한 독서교육에 중점을 둔다.

양벌초는 ‘책 읽는 학교’에 선정되기 전부터 진행한 다양한 프로그램과 학교 도서관 교육과정 연계 방식이 현재 양벌초 ‘책 읽는 학교’ 기틀을 다지는 밑거름이 됐다.

‘책 읽는 학교’를 운영하면서 신바람나는 독서교육이 되도록 길을 안내하는 유은영 사서 교사가 이야기보따리를 풀었다.

독서교육을 하고 있는 양벌초등학교 학생들.
독서교육을 하고 있는 양벌초등학교 학생들.

-도드라진 ‘책 읽는 학교’ 프로그램이 있다면.

▶사서 교사와 함께하는 독서교육과 인문교양주간 운영, 학생자치회와 연계한 독서문화 조성이 자랑거리다.

양벌초 사서 교사는 도서관을 운영하는 일은 기본이고 ‘책의 날’ 기념 도서관 행사, 월별 추천도서 소개 같은 도서관 업무를 관장할 뿐만 아니라 교육과정과 연계해 독서교육 관련 수업을 진행한다.

저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도서관 이용 수업은 물론 1학기에는 3학년 창체(창의체험활동)·국어 수업, 2학기에는 4학년 창체·국어 수업 중 일부를 담당해 전문 독서교육을 주마다 한다.

또 개정교육과정에 발맞춰 ‘한 학기 한 권 읽기’를 기본으로 주제 중심 교육과정을 다시 구성한다. 학년별 학생 수준과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독서교육 프로그램으로 인성 함양을 목적으로 주제를 정해 책을 고른다. 그리고 이 책을 활용해 15차시에서 23차시까지 교육과정을 재구성해 학생들에게 다양한 교육과 경험을 제공한다.

단순하게 독서만 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나만의 책 만들기’, ‘책갈피 만들기’, ‘온 책 이야기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만들기’ 같은 다양한 체험 중심 프로그램을 운영해 독서에 흥미를 느끼도록 유도한다.

학생자치회와 온라인으로 연결해 다양한 책 읽기 활동도 펼친다.

이달의 독후감으로 선정된 양벌초등학교 학생의 작품.
이달의 독후감으로 선정된 양벌초등학교 학생의 작품.

-‘책 읽는 학교’를 운영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은.

▶양벌초는 학생자치회가 활발하게 활동할 뿐만 아니라 학교·학급 임원 선거 또한 뚜렷한 실천공약을 바탕으로 치열한 토론과 검증을 바탕으로 치러진다.

올해는 ‘책으로 소통하는 우리’라는 제목의 공약을 내세운 학생이 무려 6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전교부회장에 당선돼 자신의 공약을 실천하는 중이다.

학생들에게 흥미롭지 않는 주제인 ‘독서’를 공약으로 내세운 후보가 당선됐다는 사실은 우리 학교 학생들이 책이나 책 읽기에 거부감 없이 즐거운 경험으로 여긴다는 방증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전교부회장은 달마다 다른 학생들에게 ‘친구들에게 소개해 주고 싶은 책’을 추천 받아 한 권을 선정해 복도 층별 게시판을 활용해 홍보한다.

양벌초는 해마다 4월 23일 ‘책의 날’을 맞아 그 주에 다양한 체험 중심 독후활동을 펼친다. 

독서에 대한 즐거운 경험을 바탕으로 책 읽기가 학생들의 생활 깊숙이 스며들도록 유도한다. 책을 빌리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책갈피 증정’, ‘그림책 원화 전시’, ‘책 표지 조각 퍼즐 만들기’, 그 밖에 학생들이 관심을 보이고 좋아할 만한 소소한 이벤트도 마련한다.

간단한 상품을 줬더니 소문이 나서 해당 주간에 도서관 문턱이 닳도록 도서관을 들락거리는 학생들로 매우 붐볐다. 선물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개학 후 한 달이 넘도록 도서관에 한 번도 오지 않았던 학생도 ‘책의 날 기념 행사’ 덕에 도서관을 찾기도 했다.

-양벌초가 ‘책 읽는 학교’를 운영하면서 어디로 가야 한다고 보나.

▶교장·교감 선생님의 지원, 담임 교사와 사서 교사의 협조 체제, 학부모들의 관심과 학생들의 참여가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교실과 학교, 도서관과 가정이 함께하는 책 읽기 문화가 튼튼하게 자리잡았으면 좋겠다.

평소 책 읽기 습관을 들이려면 환경이 매우 중요한데, 학생들 눈과 발이 닿는 곳이라면 어디든 책 읽는 공간이 됐으면 한다. 양벌초는 남아서 묵히는 교실이 부족하고, 학교 규모에 견줘 도서관이 매우 좁지만 이를 극복하려고 개선책을 마련하는 중이다.

독서 공간을 확보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독서를 하는 시간을 확보하는 일 또한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양벌초등학교 학생들이 학교도서관에서 독서하는 모습.
양벌초등학교 학생들이 학교도서관에서 독서하는 모습.

-학생들에게 꼭 하고픈 말은.

▶책은 아름다운 사람, 아름다운 이웃, 아름다운 마을이 되는 데 꼭 필요하다. 인생에서 책 읽는 습관은 보석에 비유할 만하다.

지금 양벌초 학생들은 학생자치회 활동을 바탕으로 학생이 주도하는 책 읽기 문화가 잘 정착했다고 본다. 모든 교사들도 학생들이 언제 어디서든 책을 읽도록 아낌없이 지원할 준비가 됐다.

바라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언제든 적극 건의하길 바란다.  

김강우 기자 kkw@kihoilbo.co.kr

사진= <광주 양벌초등학교 제공>

※ ‘학생이 행복한 경기교육’은 경기도교육청과 기호일보가 함께 만들어 가는 교육섹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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