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의원(민주노동당)이 7년 전에 냈던 「어 그래 조선왕조실록」이 최근 「노회찬과 함께 읽는 조선왕조실록」(일빛刊)이라는 제목으로 재출간됐다.

7년 전과 비교할 때 무엇보다 저자의 지명도에 엄청난 변화가 생겼다. 저자는 기성 정치판을 바꿔야 하는 까닭을 '삼겹살 판갈이'에 비유해 장안의 화제를 뿌렸고,이어 지금은 국회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 책에 대해 노 의원은 "「조선왕조실록」에 대한 안내서이자 「조선왕조실록」을 읽고 있는 저자의 독후감"이라면서 "우리가 '과거'를 읽는 진정한 이유는 '현재'와 '미래'를 위해서"라고 말한다.

하지만 독자가 저자의 이런 '근엄한' 말들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 '실록으로 본 재미있는 역사이야기' 정도로 생각하면 될 듯 싶다. 역사는 무엇보다 재미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실록」은 무궁무진한 보고(寶庫)라 할 수 있다.

이번 책은 「실록」 내용 가운데 현재와 비교해 흥미롭다고 생각되거나, 현재의 우리에게 역사적 교훈이 될만한 이야기 99편으로 꾸몄다.

이중 세종대왕의 첫째 며느리(문종의 첫 부인)가 레즈비언 행각을 하다가 세자비 자리에서 쫓겨났다거나, 엽기행각으로 유명한 연산군이 일종의 이동식 러브호텔을 만들었으며, 신문고는 알려진 것과 달리 제 구실을 하지 못했다는 이야기 등은 각종 매체를 통해 자주 다뤄져 이제는 상식이 돼 있다.

지금의 합정동과 율도(밤섬) 사이에 있었던 잉화도라는 작은 섬에 거주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근친혼과 '프리섹스'가 성행했고, 조선 제8대 예종은 11살에 13살 신부에게서 아들을 낳았으며, 적어도 16세기 말까지 조선 남자들 사이에서 '피어싱'귀고리를 하는 풍습이 유행했으며, 세조 때 남성과 여성을 겸한 사방지라는 인물이 많은 여성을 농락했다는 등의 일화가 수록됐다. 308쪽. 9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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