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철 사회2부
박진철 사회2부

국민 대다수가 화성연쇄살인사건이라고 아는 ‘이춘재 연쇄살인사건’은 1986년 9월 15일부터 1991년 4월 3일까지 당시 화성군 일대에서 여성 10여 명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사건이다.

사건 발생 장소는 현재 화성시 안녕동·진안동·정남면·황계동·팔탄면·병점동·반송동이다. 2019년 무기수로 복역 중인 이춘재가 DNA 검사 결과 살인자로 특정됐고, 화성에서 일어난 연쇄살인사건 진범이라고 자백하면서 국내 최대 미제 사건이 해결됐다.

세계 범죄사에도 기록될 정도의 강력범죄인 이춘재 사건으로 강력 성범죄에 대한 화성시민의 트라우마는 사건이 처음 벌어진 1986년부터 해결된 지 3년여가 흐른 현재까지도 여전하다.

이런 상황에서 일명 ‘수원 발발이’라고 하는 박병화가 출소한 뒤 화성시를 주거지로 정하면서 지역 민심은 흉흉한 수준을 넘어 분노로 치닫는다.

게다가 지역사회와 사전에 협의도 하지 않고 통보하듯 이주 사실을 알렸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역사회는 박병화 이주 저지를 위한 단체행동에 들어갔다.

박병화는 2002년부터 2007년까지 수원 일대에서 20대 여성 10명을 연쇄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15년을 선고 받고 복역하다가 10월 31일 출소했다.

박병화 주거지는 근처 대학교 후문에서 불과 100여m 떨어진 원룸촌으로, 주로 학생들과 인근 공단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이 입주했다. 더욱이 500여m 떨어진 곳에는 초등학교도 있다. 약 1㎞ 떨어진 곳에는 산책로와 다양한 음식점이 자리잡았다. 

또 화성시민은 물론 경기남부권 주민들이 자주 찾는 보통리 저수지와 유네스코 문화유산인 융건릉이 있어 주말마다 관람객들로 북적댄다.

이런 상황에서 정명근 화성시장은 주민들의 불안을 해소하려고 직접 나서 박병화 퇴거를 추진하는 한편 초소 설치, 폐쇄회로(CC)TV와 가로등 설치 확대 같은 안전망 구축에 적극 나섰다. 하지만 주민들이 만족할 만한 대책인지는 의문이다.

새로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고 죗값을 다 받았는데도 전과자라는 이유만으로 거주 이전의 자유를 제한해도 되느냐는 논란은 차치하고라도 시민 불안을 최대한 줄일 만한 법적 시스템은 마련해야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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