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번도 상처받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이 있을까! 당연히 없을 것이다. 중요한 건 결국 상처 입은 마음의 회복 여부에 있다. 아픔을 겪고 치유하고 회복하는 과정을 통해 성장한 자아로 나아가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덮어 두거나 혹은 상처를 부여잡고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회복하지 못하면 어떤 방식으로든 세상과 벽을 쌓게 된다. 또다시 상처받지 않기 위한 자기방어기제가 작동하기 때문이다. 영화 ‘굿 윌 헌팅’의 주인공 윌 헌팅의 20평생은 자신이 받은 상처를 세상에 되갚는 형태의 반복이었다. 작은 시비도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이 거친 폭력을 일삼고, 숨 쉬듯 욕설을 내뱉고 타인에게 상처를 주는 문제아. 윌 헌팅은 그렇게 세상을 향해 복수하고 있었다. 

태어나자마자 부모에게 버림받은 윌은 이후로도 누구의 사랑도 받지 못했다. 몇 번의 입양과 계속된 파양, 뜻 모를 학대와 폭력의 굴레 속에서 세상을 향한 윌의 원망과 증오심도 커져 갔다. 하지만 악으로 깡으로 버티는 윌에게는 남모를 재능이 있었다. 바로 천재적인 두뇌였다. 한 번 읽은 내용을 사진처럼 기억하는 윌은 특히 수학에 뛰어났다. MIT 대학 청소부로 일하는 윌은 수학과 교수가 복도에 써 놓은 난제를 쓱쓱 풀어낼 만큼 똑똑했다. 그러나 불같이 사나운 성격으로 싸움을 주도한 윌은 실형 선고를 받은 상태였다. 그 재능을 안타까워한 수학과 교수는 윌의 석방을 도우며 2가지 조건을 내세웠다. 첫째는 주 1회씩 수학을 함께하는 것이고, 둘째는 심리상담을 받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능적인 두뇌로 심리학자 머리 꼭대기에 앉은 윌은 번번히 모욕을 주며 상담가를 쫓아내기 일쑤였다. 그렇게 다섯 번째로 만난 심리상담가가 바로 숀이었다. 

숀은 윌이 마음을 열 때까지 기다리며 믿을 만한 사람이란 신뢰관계를 형성했다. 전문성을 앞세워 딱딱하게 접근하기보다는 실없는 농담이나 자신의 삶을 먼저 터놓고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마음의 빗장을 하나씩 열어 갔다. 어린 시절 받은 학대의 기억으로 윌의 가슴 깊은 곳에는 버림받을 것에 대한 두려움, 사랑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는 자책감이 가득했다. 그 결과 거친 폭력으로 자신을 무장한 채 본인의 재능도 발휘하지 못하며 세상과 담을 쌓았던 것이다. 숀은 그런 윌이 마음을 열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첫걸음으로 "네 잘못이 아니야"라는 위로를 건넸다. 지금껏 그 누구도 말해 주지 않았던 따뜻한 말 한마디 "네 잘못이 아니야"는 윌의 상처받은 내면을 어루만져 줬다.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지난 상처를 치유받은 윌은 원망으로 가득했던 세상, 주변, 자기 자신과도 화해하게 된다.   

1997년 개봉한 ‘굿 윌 헌팅’은 주변의 관심으로 상처를 극복하는 한 사람의 뭉클한 성장기를 그린 작품이다. 누군가를 믿어 주고 응원하는 마음은 따뜻한 감정이다. 그 따뜻함은 큰 힘을 준다. 마음으로 다가가는 것. 용서도, 화해도, 위로도, 치유도, 성장도 따뜻한 진심에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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