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희가 특별한 건 맞다. 영희는 특별히 이상하고, 특별히 못났고, 특별히 나를 힘들게 만드니깐."
 

올해 초 종영한 tvN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영옥은 유일한 가족이자 발달장애를 가진 쌍둥이 언니 영희를 두고 이런 말을 했다.

‘특별한’ 가족을 둔 사람들은 주변 지인들처럼 평범한 삶을 살아가려고 힘쓰지만 현실은 드라마보다 더 녹록지 않다.

보건복지부와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16∼2020년 8세 미만 아동 인구수 대비 실종 접수 비율은 0.25%지만 발달장애인은 2.47%로 10배나 더 많다.

같은 기간 비장애 아동보다 발달장애인이 실종되면 발견되지 않은 경우가 2배 가까이 높았고, 발견했을 때도 사망한 비율이 4.5배나 높았다.

양주시는 지난해 주민참여예산사업 중 스마트 태그를 이용해 미아 없는 안심도시로 만들어 달라는 시민 제안을 받았다.

주민참여예산은 시민에게 예산에 반영할 다양한 제안을 받고 타당성 검토와 예산참여시민위원회 심사를 거쳐 사업부서가 실현하는 제도다.

시는 2022년 주민참여예산 중 한 가지로 ‘미아 없는 안심도시 양주 프로젝트’를 선정했다. 이어 복지지원과 장애인정책팀은 관내 생계·의료급여 기초생활수급자 가운데 만 18세 미만인 발달장애인에게 배회감지기를 무상 보급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배회감지기가 위치기반 안전서비스를 제공해 발달장애인의 실종을 막고 안전한 사회활동을 하도록 돕는다는 취지다.

지원한 배회감지기는 손목시계 형태인데, 보호자가 애플리케이션으로 착용자의 실시간 위치와 안심존을 벗어날 경우 알림을 받는다. SOS 호출이나 낙상 확인도 가능하다.

대상자에게는 배회감지기 한 대를 지급하는데, 첫 24개월간 통신비는 무료다. 2년간 AS서비스도 무상 지원한다. 지원이 끝난 뒤에도 비용을 부담하면 사용하도록 했다.

시는 8월 배회감지기 보급사업을 홍보하면서 신청을 받아 대상자 21명을 선정해 9월부터 배부했다.

배회감지기를 받아 사용하는 학생의 부모는 "지적장애뿐 아니라 뇌전증을 함께 앓는 아이라서 낙상 감지 기능이 유용하다. 덕분에 위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빨리 대비하게 돼 만족한다. 배회감지기를 사용한 뒤 위치 확인이 가능해져 학교에서 진행한 가을소풍도 보냈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하루 종일 함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아이의 홀로 서기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박혜련 복지지원과장은 "배회감지기 지급이 발달장애인의 자립을 돕고 보호가족 양육 부담을 덜어주리라 기대한다"며 "올해 처음 진행한 시범사업으로, 대상자들을 상대로 만족도를 조사해 확대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라고 했다.

양주=이은채 인턴기자 chae@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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