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8기 성남시 신상진호가 출항한 지 150여 일이 흘렀다. 이제 막 뭍을 떠난 셈이지만, 4년을 바라보는 처지에선 초반부터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양새다. 군대로 치면 두 번의 복무가 가능하겠지만, 이 또한 눈 깜짝하면 지나가는 시간이다.

역대 어느 시장도 4년의 임기를 길다고 말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해서, 신 시장도 빠른 추진을 약속했다. 공조직은 그렇다 치자. 인적 쇄신은 갈 길이 삼만리다.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성남산업진흥원 기획경영본부장, 성남시청소년재단 전략경영본부장은 채용공고조차 내지 않았다.

9월부터 공개모집한 성남문화재단 대표이사 임명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이다. 경영본부장은 이제 곧 공석이요, 문화사업본부장은 두 달 넘게 빈자리다. 야심차게 전환한 개방형 공보관 채용은 ‘적격자 없음’으로 끝났다.

신 시장이 인재(人材)를 찾는지, 인재가 신 시장의 부름을 기다리는지 도통 모르겠다. 그도 그럴 것이 신 시장 스스로 발목을 잡았다.

신 시장은 앞서 전임 시장들의 부정부패를 들먹이며 정치 성향과 지역주의, 친분에 따른 보은 인사(人事) 따위는 하지 않겠다고 쐐기를 박았다. 호언장담이 외려 자기 함정을 판 꼴이 됐다.

추진도 헛발질이다. 다수당을 등에 업고 소통 없이 밀어붙이던 시의료원 민간위탁은 ‘다음 기회’로 미뤘고, 전략은 없고 말로만 떠들던 성남FC 민간투자 유치는 기대 자체가 무의미해졌다.

시정혁신위원회(TF) 설치도 지난주 열린 의회 상임위에서 보류됐다. TF를 구성할 민간 위원들의 위촉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나온 해프닝이다.

남북교류협력 폐지 조례(안), 청년기본소득 지급 폐지 조례(안)을 비롯해 이를 대처할 청년 자격증 시험 응시 지원 조례(안)도 심사 전에 거둬들였다.

논란을 불러온 시의료원 경영진·이사진·임원 사퇴 촉구 결의안도 마찬가지다. 번번이 헛발질만 남발하는 꼴이다.

이 모든 상황이 준비 부족과 인재 부재(不在) 탓에 처한 현실이다. 신뢰는 온데간데없고 불신만 가득 차 보인다.

이를 느끼는 사람이 어디 고작 기자 한 명뿐이랴. 굳이 이 자리를 빌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외쳐야만 알겠느냐는 말이다.

근심과 걱정, 불안이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다. 결정은 능력이요, 소통은 능력을 살리는 방법이다. 이런 결과에 따른 책임은 오로지 시장 한 사람 몫으로 남는다. 하여 다시금 강조한다. 시간은 절대 기다려 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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