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대림대 교수
김필수 대림대 교수

각 분야의 준비는 하나하나 차근차근 해야 한다. 단번에 준비되는 분야가 아닌 만큼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영역부터 진행해야 한다. 우선적으로 명칭이 시작점일 것이다. 대림대도 이전 ‘자동차학과’에서 현재는 ‘미래자동차학부’로 변경해 사용 중이다. 명칭이 변경되면 자신에 대한 내실과 문제점은 물론 개선 의지가 생기고, 바꿀 수 있는 동기가 발생한다. 물론 내실 있게 진행하면서 미래차 과목 신설은 물론 교재 개발, 미래차 교·보재 준비 등 전국에서 가장 앞선 시스템을 운영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교수 본인이 자신의 과목을 버리고 미래차 연구 등 다양한 노력을 병행해야 할 것이다. 알력이나 집착이 강한 대학과 교수집단에서 모든 과거를 버리고 변하고자 하는 노력이 생존을 위한 시작점이다. 

제작사의 경우도 여러 변화가 일고 있다. 수년 전 ‘기아자동차’라는 명칭에서 ‘자동차’를 버리고 ‘기아’로 바꾼 부분과 동시에 기존의 자동차 로고를 버리고 미래 지향적인 로고로 변경해 큰 호응과 실질적 판매 증가로 이어진 부분은 선도적인 선택이라 할 만하다. 또한 최근 다양한 글로벌 자동차 제작사가 자동차 로고를 바꾸는 부분도 소비자들에게 미래 지향적인 역할을 부여하는 부분이라 것이다. 최근 현대차가 미래에는 소프트웨어적인 회사로 탈바꿈하겠다고 선언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미래 모빌리티는 단순히 자동차뿐만 아니라 UAM 같은 도심형 항공 모빌리티나 로봇 등 다양한 이동수단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미 현대차그룹은 이러한 준비를 차근차근 진행 중이다. 더욱이 미래에는 기존 내연기관차 같은 엔진과 변속기를 기반으로 일부 글로벌 제작사 중심의 하청 구조가 아니라 모듈 개념의 단순한 전기차를 기반으로 차별화된 알고리즘으로 무장한 전기 모빌리티로 변모할 것이다. 반도체 위탁생산을 뜻하는 ‘파운드리’라는 명칭을 모빌리티로 확대하는 ‘모빌리티 파운드리’라는 대량 찍어내는 전기차가 탄생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대량생산의 하드웨어적 전기 기반의 모빌리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을 포함한 알고리즘의 차별화가 미래 모빌리티를 지배할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여러 가지를 선언했다. 수년 전 현대차 본사 타운홀 미팅에서 당시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언급한 바와 같이 미래 현대차그룹은 자동차는 약 50%, 도심형 항공 모빌리티는 약 30%, 나머지 약 20%는 로봇을 만들겠다고 선언했고 최근에는 역시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를 뜻하는 SDV 기반을 선언했다. 이미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등은 테슬라가 가장 두려워하는 선두 기업으로 바뀌고 있고, 뒤처졌던 자율주행 기술도 선진국 대비 1~2년 격차만 있을 뿐이다. 특히 수소전기차, 로봇 등은 이미 선두 기업으로 나섰다. 이러한 흐름과 함께 가장 고민해야 할 부분이 바로 그룹 명칭이라 할 수 있다. 아직 현대차는 명칭에 대한 고민을 하는 상황은 아니다. 기존 명칭에서 ‘자동차’를 제외해 변화를 추구하며 ‘현대’로 할 수 있지만 타 기업과 겹치는 만큼 고민은 있다.

역시 전체를 대변하는 ‘현대차그룹’이라는 명칭도 고민이 될 것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이미 UAM이나 로봇 등 다양한 이동수단으로 천명하고 진행하는 만큼 명칭 자체도 미래 지향적으로 바꿔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결국 미래의 명칭을 예를 들면 ‘현대모빌리티그룹’으로 바꾸는 것도 즐겁게 상상할 수 있다. 

명칭 변경은 쉽지 않은 선택이지만 결국 언젠가는 실행하는 시기가 올 것이다. 그만큼 모빌리티 시장이나 산업이 크게 변하고 있어서 모든 것을 다 바꿔야 하는 시기가 다가온다. 삼성그룹 고(故) 이건희 회장의 "마누라, 자식 빼고 모두 바꾸라"라는 명언이 다시 한번 다가오는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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