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인천시장의 수도권매립지 종료 정책이 갈피를 잡지 못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 시장이 공약한 수도권매립지 임기 내 사용 종료가 실현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시 내부에서 제기됐기 때문이다. 유권홍 시정혁신관은 지난 6일 기자간담회에서 "유 시장 임기 내에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를 결정하는 일은 가능하겠지만 완전히 사용을 종료해 문을 닫기는 현실 여건상 어렵다고 본다"며 "유 시장 임기 내 대체매립지를 완공하기 힘들고, 행정절차나 갈등까지 생각하면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는 더 어렵다"고 했다.

유 혁신관의 발언은 유정복 시장의 공약과 정면 배치되는 내용이어서 파문이 예상된다. 유 시장은 인수위원회에서 ‘임기 내 대체매립지 확보에 따른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를 주요 추진사업으로 확정하고 매립지 부지를 첨단산업단지와 공원·체육 복합 공간으로 탈바꿈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 대체매립지 마련이 쉽지 않다는 데 문제가 있다. 환경부가 2021년 두 차례 진행했던 대체매립지 공모는 희망 지자체가 없어 흐지부지됐기 때문이다. 시가 다시 대체매립지 조성을 추진하면서 공모가 다시 진행되기는 하겠지만 원활치 못할 경우엔 대체매립지 조성과 2025년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를 위한 물리적 시간을 확보할 수 없게 돼 사실상 수도권매립지 연장 수순을 밟게 되리란 우려가 적지 않다. 

더 큰 문제는 대체매립지 선정 논의조차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4자 협의체 논의가 지지부진한 점도 풀어야 할 숙제다. 9월 수도권매립지 4자 협의체 국장급 실무회의가 열린 이후 서울시에서 발생한 10·29 참사에 행정력이 쏠리자 4자 협의체 회의도 맥이 끊어졌다. 민선8기가 들어서면서 자체매립지 추진에서 다시 대체매립지 조성으로 선회했으나 만약 수도권 대체매립지를 찾지 못해 인천지역에서 수도권매립지와 자체매립지가 모두 운영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면 실익이 없는 결과를 초래할지 모른다.

인천시민의 염원이 담긴 2025년 매립지 사용 종료는 당연히 이뤄져야 할 숙원사업이다. 하루빨리 4자 협의체를 다시 가동해 유 시장 임기 내 매립지 사용 종료가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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