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우리 반 애들 모두가 망했으면 좋겠어』가 지난 20일 출간됐다.

『우리 반 애들 모두가 망했으면 좋겠어』는 자의와 타의로 혼자가 된 열여덟 살 주인공을 포함하여 소심하지만 담대한 결심을 품은 채 살아가는 여러 인물의 삶이 녹아 있는 작품이다.

우등생이 되어 엄마와 오빠로부터 완전한 독립을 꿈꾸는 주인공은 어느 날 문제집에 잘못 기재된 정답으로 인해 성적이 떨어지게 된다. 분노를 풀기 위해 학교 앞 서점에서 문제집 속 해당 문제에 줄을 그어 대던 주인공을 발견한 서점 주인 ‘미미’는 주인공에게 서점 2층에서 열리는 독서 모임에 참여하라며 제안을 가장한 ‘협박’을 한다. 

그곳에서 주인공은 다쿠아즈에 악취가 나는 치즈를 소량 넣어 미식가들의 후각을 마비시키려는 장기 프로젝트를 계획 중인 쿠키의 음모에 경악하고, 같은 반에서 왕따를 당하다가 자퇴한 수학 천재 뚜벅이가 세상에 절대 도움 되는 일을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듣고, 현실 세계의 연결 고리를 무너뜨리는 SNS에 몇십 년 후에 악성 바이러스가 퍼지도록 코드를 심으려는 킬로의 말에 의아해하는 등 익명의 세계에서 자신을 괴롭게 하는 이들에게 복수를 꿈꾸는 사람들을 만난다.

지은이 이도해 작가는 "이 소심하고 미약한 존재들을 통해 오늘을 겨우내 살아가고 있는 소설 밖 청소년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자 했다. 그런 의미에서 심사 과정 중 심사위원들이 "청소년들이 바라는 청소년 소설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졌을 때, 모두가 그 질문에 대한 답으로 이 소설을 뽑을 수밖에 없었다. 즉, 『우리 반 애들 모두가 망했으면 좋겠어』는 이야기 속 인물들뿐만 아니라 소설을 읽는 청소년 독자의 ‘복수’까지도 응원하는 소설인 셈이다. 

소설에서 이야기하는 복수는 악의적이거나 거대한 것이 아니다. ‘나’라는 존재가 몸도 마음도 가장 급변하는 청소년기의 시간을 잘 버텨내고 있음을, 내가 "뭐라도 하고 있다"는 것을 나만의 목소리로 세상에 표현하겠다는 의지다. 소설 속 주인공이 스스로를 극복하고 다음 발걸음을 내디뎠듯이 소설을 읽는 독자들도 가장 사소한 발걸음을 통해 오늘의 내가 건재함을 느끼고, 내일로 가기 위한 힘을 얻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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