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국 인천공예협동조합 이사장
윤성국 인천공예협동조합 이사장

최근 만나거나 안부 차 통화하는 친구들이 "윤 목수 요즘 어떻게 지내?"라고 물으면 "요즘은 내가 뭘 하고 있는지,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라고 답한다. 그건 일감이 없다는 얘기고, 내가 목수인 건 맞지만 의미 없이 흘려보내는 시간이 많다는 뜻이라는 부연 설명과 함께.

그럼에도 앓는 소리를 하지 않는 이유는 그나마 필자는 현직에서 일하며 밥이라도 먹고 살지만 다른 선후배 동료들은 더하고 싶음에도 일감이 없어 대부분 은퇴를 한 까닭이다.

대화가 길어지면 주제는 자연스레 경제, 안보 또는 나라의 미래에 대한 대화로 이어지는데, 나라가 왜 이렇게 어려운 지경에 이른 듯하냐는 질문에 필자의 생각을 정리해 보면, ①국익이나 국민의 안녕보다 이념이 우선되는 사람들이 정치를 하고 ②비합리·비상식·비이성적 사고를 하는 국민들이 너무 많으며 ③가정 내 밥상머리 교육과 학교교육이 무너졌고 ④미디어가 끼치는 악영향과 ⑤열심히 일해 돈을 벌자는 사람은 없고 그저 쓰고 보자는 입으로만 일하는 사람 천지여서 그렇다는 거다. 

필자의 시각으로 경제는 처참하게 망가진 수준으로 보인다. 잘 되고 있다는 정부의 발표를, 정반대로 체감하고 사는 우리 같은 국민 중 누가 믿겠느냐는 것이다. 자원이 많지 않은 우리나라의 위상이 현재 위치에까지 이른 건 이른바 굴뚝산업으로 일컬어지는 기업들이 만들어 낸 일자리와 가난을 벗어나고자 근면·성실하게 일한 국민들이 함께 이뤄 낸 결과이건만, 일찌감치 샴페인을 흔들며 웰빙이니 워라밸 또는 소득주도성장에 최저임금, 주 52시간 같은 말이 나올 때부터 이미 망조가 들었다고 생각한 국민이 한두 사람이 아니었을 게다. 우리나라는 미국·유럽·일본 같은 국가처럼 자본 축적이 고도화된 것도 아니고, 다양한 분야의 기술 글로벌 지대가 형성된 사회가 아니기에 자본이나 기술로 글로벌 지대를 추구하는 나라가 아니라는 게 냉정한 시각 아닐까?

중산층이 붕괴되고 취약계층이 대거 늘어날 판에 러·우 전쟁에 따른 경제 여파와 국제 정세 속 불안감 그리고 대출규제, 전세사기, 각종 재난·재해, 10·29 참사에 이어 북한 무인기까지 우리 머리 위를 날아다니는 일까지 겹치니 사는 게 힘든 국민들로선 이 나라가 제대로 된 영토주권을 가졌는지 불안해하는 게 당연하건만, 어째 잘못했다는 사람도 없고 책임지겠다는 사람도 없으며 앞으로 더 잘하겠다는 사람도 없으니 오죽하면 나라에 국민은 없고 정치인, 공무원, 교사 그리고 노조만 남았다는 소리가 나오겠는가. 

국민들 삶을 생각하면 어떻게든 실업이 더 늘지 않도록 막아야 하며, 그러기 위해선 시장에 대한 정부의 지나친 간섭과 규제를 줄이고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만들어 연봉 1억 원짜리 정규직 한 사람을 쓰는 것과 연봉 3천만 원으로 3명을 신규 채용하는 것 역시 기업 선택에 맡겨야 한다는 말이다. 

이번 칼럼은 현장에서 일하며 오랜 세월 쌓아 뒀던 생각이지만, 일개 쟁이가 언급할 말은 아닌듯해 꺼내지 않았을 뿐이다. 생각이 미치지 않거나 말을 할 줄 몰라서 참고 있던 이야기가 아니라는 거다.

자~ 한정된 공간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모두 다 쓸 수는 없으니 오늘 주제에 대한 결론을 내려보고자 한다. 무엇보다 우리나라는 오피니언리더의 기준을 재정비해야 한다. 정치인, 학자, 교수와 같이 입으로만 일하는 소위 ‘나부랭이’들의 틀에서 벗어나려면 하찮아 보일지라도 자신의 분야에 오랜 경험을 가지고 경지에 오른, 또한 바르게 산 각계각층 전문가들이 진정한 뉴 오피리언리더로서 사회가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도록 각자의 목소리를 적극 내어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 

세탁소에서 다림질을 하든, 음식 배달을 위해 배달통을 들든, 떡방앗간에서 떡을 썰든, 통찰력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진정한 뉴 오피니언리더가 될 수 있다. 지금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사는 당신이 진정한 뉴 오피니언리더입니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