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묘년은 단체장에게 가장 중요한 해다. 자신들의 공약사업이나 주요 정책을 하나둘 펼치는 해이기 때문이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2023 경기교육 기본계획을 마련했다. 정책은 ▶미래 ▶역량 ▶교육공동체 ▶안전 ▶학교 중심 행정으로 크게 나눴다.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에듀테크 활용 학력 향상과 교원의 미래교육 전문성 강화, 지역 중심 미래교육 생태계 확장, 미래형 교육과정과 평가체제 구축, 경기형 미래역량교육 운영, 하이테크 직업교육 강화 들이다. 

이 밖에도 인성교육 운영과 교육활동 보호 강화, 교육공동체 자율성 확대, 지자체 협력 초등 책임 돌봄과 다문화학생 체계 있는  지원 확대, 카페테리아식 학교급식, 소통과 참여의 학교 지원 행정 강화, 미래지향의 교육행정 체제 구축도 선정했다. 

도교육청 출입기자단이 이 같은 기본계획을 마련한 임 교육감을 상대로 공동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임 교육감과 일문일답.

-취임 6개월간의 소회는.

▶취임한 뒤 많은 학생, 학부모, 교직원, 교육 관계자들을 만나며 경기교육을 깊이 알고 학교 현장의 어려움을 느꼈다. 학교를 방문하거나 현장 토론회에서 교직원들을 만나면서 학교는 최선을 다하는데 학교 밖에서 볼 때 교육계에 대한 선입견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지역에 견줘 경기도가 힘들다고 한다. 그 요인이 뭘까 생각해 보니 교원 수, 지원 인력, 예산 같은 모든 분야에서 어려움이 큰 상황이다.

개발지역 중심으로 과밀학급과 학교 부족 문제가 생기고, 교사 수도 다른 시도에 비해 절대 부족한 상황이다. 또 학교가 학교 본연 기능을 제대로 못할 정도로 과중한 사업을 하다 보니 수업보다는 업무에 집중해야 하는 처지다. 당연히 담당자들의 고충이 이만저만 아니다.

가능한 한 현장의 어려움을 최대한 줄여 학교 구성원들이 소통하면서 스스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예산을 집행하도록 해야 한다.

도교육청도 새 청사 시대를 앞두고 여러 변화를 꾀하는 중이다. 올해는 ‘열린 경기교육 정책 플랫폼’을 만들어 현장의 좋은 정책들을 채택하는 체제를 만들려고 한다.

무엇보다 경기도에 산다는 사실이 자랑스럽고 경기도가 아이들 교육을 제대로 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경기도교육청 모든 교직원들이 같은 마음으로 새로운 경기교육을 만들어 가겠다.

-주요 공약사업인 IB교육의 앞으로 추진 계획은.

▶미래사회에는 무엇을 아느냐보다 무엇을 할 능력이 있느냐가 중요하다. 그동안 우리 교육이 무엇을 아느냐에 중점을 뒀다면 이제는 경험하지 못한 상황을 어떻게 해결하고, 어떻게 협업하며 답을 찾을지가 중요한 시대다.

미래사회 변화에 따라 생각의 크기를 키워 주는 교육이 이뤄지고 교육의 본질이 바뀌길 원한다. 암기, 정답 맞히기식이 아닌 생각을 키워 줄 필요성에 중점을 두고 IB 프로그램을 운영할 생각이다.

교육은 ‘학생, 교사, 교육이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으면 된다. 이를 위한 방법 중 하나가 IB이다. 무엇보다 현장 교사들이 얼마나 공감하고 교육과정에 접목하는가가 IB 성패의 핵심이다.

다만, 우리나라 고등학교에서 IB를 시행하기 어려운 이유는 대입 제도의 영향 탓이다. 그동안 대학입시는 대학과 교육부가 주로 의견을 냈다면 이제는 시도교육감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야 한다.

현재 대입 시험에 IB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시는 분들도 있고 IB가 공인됐으니 대학도 이를 반영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해외에서 평가받는 IB를 그대로 이식하기보다는 우리 교육 현장 상황에 맞게 가야 한다.

-카페테리아 급식 운영 계획은.

▶학교급식은 학생들의 학교생활 가운데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학교생활에서 급식이 교육활동의 한 과정이라고 본다면 최고로 맛있고 좋은 급식을 하고 싶다.

학생들의 급식 선택권과 자율권을 보장하는 카페테리아 급식을 올해 75개 교에서 시범운영하면서 차츰 확대하려고 한다. 학교와 지역 상황에 따라 샐러드바를 운영하거나 자율배식 운영, 선택식단 운영 같은 다양한 방법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학교당 1억 원 이내에서 예산을 지원해 자율배식대와 카페테리아 급식 운영을 돕고자 한다.

인력 충원 같은 어려움도 있겠지만 지난해부터 카페테리아 급식 운영 협의체를 운영하며 현장 의견을 듣는 중이다. 학생, 학부모, 교직원들의 의견을 듣고 현장 맞춤형 모델을 개발·적용하면서 차근차근 준비하려고 한다.

학생들이 영양기준량에 적합한 음식을 선택하고, 자신이 선택한 음식을 남기지 않는 식생활 교육을 강조하고, 급식실이 식사의 즐거움을 느끼는 교육활동의 공간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민주시민교육과 학생인권이 후퇴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람은 교육을 받으면서 공동체 안에서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가며 부족함을 채운다. 가정에서부터 공동체에 필요한 기초교육이 이뤄지고, 그 기초교육을 바탕으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한다.

사회 변화에 따라 인권, 환경, 민주주의 교육이 이뤄졌다. 학생인권조례의 경우 처음엔 좋은 취지로 시작했는데 교권에 영향을 미치게 됐다.

자유에 대한 균형, 교권과 학생인권의 균형으로 우리 공동체 안에서 균형이 이뤄진다고 본다. 자신의 인권이 중요한 만큼 다른 사람의 인권이 중요하고, 자신의 자유만큼 다른 사람 자유도 중요하다. 교육의 올바른 방향을 찾는 일이 경기교육이 나아가야 할 지향점이다.

경기교육은 교육공동체 모두가 서로 신뢰하고 존중하며 교육이 이뤄지는 모든 공간에서 다양성이 공존하도록 자율과 균형으로 함께 성장하게끔 지원하겠다.

사회 변화에 따라 시대 가치를 담은 인성교육에 대한 요구가 커지는 상황이어서 자율성에 기반한 권리와 책임의 균형 있는 인성교육을 강화하겠다.

또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세대가 디지털사회 시민으로서 소양과 역량을 기르는 교육을 강화해 학생들의 변화를 이끌어 내도록 책임을 다하겠다.

-도내 마이스터고 추진 계획은.

▶학생들이 자신의 재능을 찾고 기초 역량, 전문 역량, 창조 역량을 키워 자신의 길을 행복하게 만들고 그 길을 걸어 나가도록 맞춤형 진로·직업교육을 강화하겠다.

도는 반도체, 미디어, 자동차, IT 같은 다양한 산업의 중심이기 때문에 지역 기업들과 협력해 기업이 필요한 부분을 반영함으로써 현장 맞춤형 직업교육이 이뤄지도록 하겠다.

신산업 수요에 맞는 마이스터고 전환을 적극 추진하고, 지역 기업·연구기관·대학과 협력해 현장에서 요구하는 역량과 교육 수요에 따른 학과 개편, 교육과정 운영으로 산업현장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겠다.

더욱이 도내 반도체기업과 협력해 현장 교육을 강화하고 기업 시설과 장비를 활용해 실습을 확대하는가 하면, 실무 중심 교육으로 전환하겠다. 또 반도체기업 수요를 반영한 마이스터고 교육과정을 운영하겠다. 이와 함께 신산업 분야 맞춤형 교육이 이뤄지도록 마이스터고 추진을 확대하겠다. 

 김재우 기자 kjw@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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