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대림대 교수
김필수 대림대 교수

2023년이 밝았다. 코로나 3년 차가 마무리되는 시기인 만큼 그동안 폐쇄되고 암울한 분위기를 걷고 활기찬 글로벌 시대가 다시 열리는 해가 되는 건 당연한 과정이다. "내 평생 이러한 글로벌 펜데믹을 겪어야 한다"는 자조 섞인 코로나도 드디어 걷히는 셈이다. 물론 지난 3년간 비접촉 문화로 인한 급변으로 모두가 고통스러운 세월을 보냈지만, 익숙한 비접촉 문화는 많은 부분이 그대로 남으리라 확실시 된다. 배달문화 지속과 온라인 동영상 회의, 재택근무 등 다양한 문화가 일부분 자리잡으리라 판단된다.

자동차 분야에서의 변화도 눈에 띄게 나타날 전망이다. 지난해에 이어 신차와 중고차 시장 활성화는 한계가 그대로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년간 차량용 반도체 부족이 조금이나마 해소되고 있지만 아직 누적된 신차 대기자는 많은 만큼 아직은 인기 차종을 중심으로 당분간 기다릴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부터 완성차업계가 시장에 진입하는 시작점인 만큼 소비자 기대도 커지기 때문이다. 

전기차 흐름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전기차의 단점이 사라지고 충전 인프라 따위 문제점이 다소 해소되면서 우리는 물론이고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가 더욱 거세질 것이기 때문이다. 재작년 글로벌 전기차 판매 약 670만 대, 지난해 약 1천만 대에 이르고 올해는 적어도 1천500만 대 이상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토요타나 BMW는 아직 내연기관차, 하이브리드차의 존재를 부각시키고 있어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싸움은 지속형이라 할 만하다. 

지난해 8월 16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통과로 국제사회의 우려는 현재 진행형이다. 특히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면서도 전기차 보조금에서 불이익을 받는 현대차와 기아차 처지에서는 심각한 국가 손실인 만큼 FTA 기조를 흔드는 상황이다. 

이미 유럽에서도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진행되면서 앞으로는 유럽연합에서 판매되는 상당수 제품에 간접적인 탄소세와 같은 왜곡된 제도도 도입되리라 보인다. 인도네시아는 세계적인 부존자원을 활용해 2020년부터 배터리 원자재 중 핵심인 니켈 원광석 수출을 금지했고, 최근에는 알루미늄 재료로 활용되는 보크사이트 원광석 수출도 막으면서 자국에서 공장을 짓고 활용하라고 압박하는 모양새다.

FTA는 물론 WTO에 어긋나는 국제 관례와 질서를 무너뜨리는 보호주의 경향이 늘어나는 부분은 우리에게 치명적 영향을 주는 만큼 국제 협력과 최대한 능력을 발휘해 지금의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당장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을 개선해 전기차 보조금 지급 금지 조항을 3년 유예해 우리가 준비할 시간을 버는 게 가장 중요한 과제다.

국내에서 사업하기 좋은 환경구조를 만들어 주는 역할도 극히 중요하다. 지난해까지 해외로 진출한 국내 기업이 되돌아오는 리쇼어링 기업이 거의 없을 정도로 국내 기업환경은 최악이다. 강성 노조와 왜곡된 노조문화는 물론 법인세, 전기비 등 각종 세금과 부담은 다른 해외 선진국 대비 너무 높아서 국내에서 투자하기 힘든 구조의 대명사로 꼽힌다. 여기에 수십 년간 규제 일변도의 포지티브 정책으로 기업가들은 갑질을 일삼는 국가기관과 공무원을 접하면서 점차 해외로 떠나는 기업이 많아지는 만큼 지금이라도 제대로 된 정책으로 다시 대한민국의 재도약을 꿈꾸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고금리와 긴축경제로 인해 글로벌 위기는 우리도 예외는 아니어서 더욱 힘든 국가경제가 이어지겠다. 올해는 닥쳐오는 각종 위기를 제대로 헤쳐 나가면서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내는 슬기로운 판단과 액션플랜이 요구된다. 정치적 위기와 여야의 대립은 물론 기업하기 힘든 구조는 국내시장을 공동화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최근의 움직임은 너무 빠르게 변모하고 있고, 산업적 패러다임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경착륙을 경계하면서 하나하나 해결하며 우리의 역량을 제대로 키워 내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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