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중국 대표팀으로 출전하는 투수 주권(수원 kt 위즈)이 한국전에 등판하지 않는다.

주권은 4일 "한국 대표팀에 뽑혔다면 당연히 ‘우리나라’ 선수로 WBC에 출전했을 터"라며 "WBC 본선 1라운드에서 중국과 ‘우리나라’가 맞붙는데, 그 경기는 뛰지 않을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중국야구협회(CBA)로부터 WBC 출전 요청 이메일을 받았다. 2017 WBC에서 중국 대표팀 일원으로 출전했다가 일부 네티즌들에게 혐오성 비난을 받았던 주권은 고민 끝에 거부했다. CBA는 주권에게 다시 WBC 대표팀 합류를 요청했고, 그의 합류가 절실하다는 내용도 전달했다.

한국과 중국은 WBC 1라운드 B조에 속해 3월 13일 일본 도쿄돔에서 경기를 치른다.

이강철 감독은 "주권의 뜻을 존중하고 응원한다"며 "주권이 한국전엔 출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의 뜻이 닿았을까. 주권은 한국전에는 등판하지 않는다. 주권은 "WBC 출전을 결심하기까지 고민이 많았고 두려웠다"며 "그러나 최고 무대에서 공을 던질 기회를 주변 비난 때문에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주권의 중국 대표팀 합류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WBC는 선수가 부모·조부모의 국적에 따라 출전하도록 규정했다. 주권의 경우 중국 지린성에서 태어나 2007년 한국으로 귀화했다.

이미 수많은 정상급 선수들이 자신의 국적이 아닌 부모나 조부모 국적에 따라 WBC에 출전한다. 한국인 어머니를 둔 토미 현수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도 한국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그럼에도 누구도 에드먼을 두고 미국을 배신했다고 하지 않는다.

그러나 주권은 일부 네티즌들에게 도 넘는 비판을 받는다.

그는 "가슴이 아프지만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 또한 내가 감수해야 할 몫"이라고 말했다.

김재우 기자 kjw@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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