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프로배구 인천 대한항공이 정규시즌 1위를 달리는 데는 선수들의 정신력이 한몫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4일 안산 OK금융그룹과의 경기에서 3-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계묘년 첫 경기였던 1일 OK금융그룹에 0-3 시즌 첫 ‘셧아웃’ 완패를 완벽히 설욕했다.

이날 OK금융그룹이 20점을 넘긴 세트는 단 한 번도 없고, 경기 또한 80분 만에 종료됐다.

대한항공 선수들은 하나같이 ‘자존심이 걸린 경기’라고 입을 모았다.

‘에이스’ 정지석은 "지난 경기 너무 부진했기에 자존심이 걸린 경기"라며 "동료들이 칼을 갈고 있는 게 느껴졌는데, 저 역시 칼을 갈고 나왔다"고 했다.

세터 유광우도 "같은 팀에 연패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이번 시즌 들어 가장 집중한 경기였다"고 말했다.

선수들의 불타는 의지에 틸리카이넨 감독도 어깨가 들썩였다.

그는 "선수는 분위기가 만드는 건데, 맡겨 두면 알아서 만든다"며 "투지만은 강조했는데, 어려운 순간에 투지가 있어야 이겨 낸다는 걸 선수들도 안다"고 만족스러워했다.

틸리카이넨 감독의 말처럼 대한항공은 19경기에서 고작 3패밖에 안 당했음에도 패배할 때마다 독기와 투지를 품고 만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지석은 "훈련 때부터 모든 선수가 공 하나하나에 집중하는 게 느껴졌다"며 "모든 선수가 잘한 경기"라고 강조했다.

유광우 역시 "OK금융그룹에 패하고 경기에 대해 말을 안 했는데, 각자 마음속에 칼을 갈고 반성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승리는 우리 팀에게 남다른 의미"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올 시즌 선수들의 평균적인 기량이 다른 구단에 비해 높은 편이며,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의 지도 아래 상대의 허를 찌르는 변칙적인 플레이도 보여 준다.

대한항공은 5일 현재 16승3패(승점 47)로 선두를 달리며, 2위 현대캐피탈(승점 36)과는 승점 11 차다. 이번 시즌에 창단 첫 트레블(컵대회·정규시즌·챔프전 우승)을 노린다.

김재우 기자 kjw@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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