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특례시로 거듭난 수원시는 이재준 시장 취임 뒤 새로운 도시를 만들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시민을 섬겨야 한다’는 철학으로 시민이 실생활에서 느끼는 불편함을 해결하는 일을 최우선으로 강조한 이 시장은 수원 삶의 질과 경제 발전을 꾀하는 초석을 마련하는 중이다. 앞서 이 시장은 수원시 제2부시장 재임 시절 전국 최초로 시민계획단을 만들어 시민과 소통을 강화하기도 했다. 

모든 시민이 함께 어우려져 살아가는 도시가 하나의 자긍심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이재준 시장의 2023년 시정 운영 철학을 들어봤다.

다음은 이 시장과 일문일답.

-당선된 뒤 숨 가쁘게 달려왔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지난해는 개인사에서 가장 감격스러운 해다. 새로운 수원시의 미래를 그려 내는 시간이기에 가슴이 뛰었다. 우선 격려와 지지, 성원을 보내 준 시민들에게 깊이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고 싶다.

지난해 10월 민선8기 수원시 비전과 정책을 시민들 앞에서 발표했다. ‘수원을 새롭게, 시민을 빛나게’라는 비전과 ‘탄탄한 경제특례시’, ‘깨끗한 생활특례시’, ‘따뜻한 돌봄특례시’라는 3대 목표를 설정했다. 그리고 시민과 소통, 혁신행정의 도시를 약속했는데 순간순간 그 약속의 날을 돌아본다. 수원시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새 길을 닦는 데 누구보다 앞장서고, 시민들이 제게 주신 임무를 되새긴다.

-올해 시정 운영의 중점 목표는.

▶올해 시정 운영 방향은 ‘신정안민(新定安民)’이다. ‘새로운 수원, 편안한 시민’을 의미한다. 새로운 시도와 변화로 수원시를 경기도 수부도시를 넘어 대한민국 특례시 표본으로 세우고, 시민 참여로 시민이 주인이 되는 시정을 운영하겠다.

새해는 민선8기 수원시정이 궤도에 본격 오르는 중요한 시기다. 핵심 가치는 변화와 전환, 공감으로 꼽을 만한데, 기업환경과 돌봄체계 변화로 수원이 살기 좋은 도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또 도시계획과 교통체계 전환으로 시민 삶을 편리하게 혁신하고, 시정의 주인인 시민의 처지에서 공감하는 정책을 펼치겠다. 무엇보다 현재 처한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새로운 시대의 문을 열기 위해 공직자들과 함께 열정을 갖고 일하겠다.

-시의회는 여소야대다. 협치 방안은.

▶의회와 집행부는 수레의 두 바퀴와 같아서 따로 분리해서 생각하지 못한다. 두 집단은 정파와 진영 논리가 아니라 시민 삶과 시 발전에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 시의회와 시는 오랜 시간 협치의 전통을 지닌다.

의회가 여소야대로 구성돼 염려가 많을지 모른다. 하지만 의원들이 조언과 협력을 아끼지 않고 시민을 생각하는 공통의 목표로 함께 정진하리라 기대한다.

저를 비롯해 시 공직자 모두가 시의회와 더 열심히 소통하고, 더 열심히 이해하고 협력하겠다. 또 항상 먼저 다가가서 설명하는 자세로 임하겠다. 열린 마음으로 진정성 있게 의회와 소통하고 존중과 협력을 바탕으로 시정 현안을 풀어 나갈 계획이다.

-지난해 예산편성 당시 부채 때문에 재정 문제가 언급됐다. 해소 대안은.

▶지난해 기준 수원시 지방채무 규모는 3천334억 원으로 2022년 최종 예산 규모 3조5천362억 원의 9.3% 수준이다. 이는 행정안전부가 재정위기단체를 지정하는 기준인 예산 대비 채무비율 40%에 비해 건전한 재정 상태를 유지한다는 뜻이다.

수원시는 시민 안전과 편의를 위해 꼭 필요한 사업에 한해 부족한 투자재원을 지방채를 발행해 마련했다. 수인선 지하, 장기미집행 공원 조성, 농수산물도매시장 시설 현대화가 대표 격이다.

재정건전성 강화와 지방채무 상환 부담 축소를 위한 엄격한 재정 운용 필요성에 대해 충분히 공감해 ‘2023~2027년도 중기지방재정계획’을 수립할 때 지방채 신규 발행은 하지 않는다고 방향을 설정했다.

불확실한 경제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지방채’와 ‘기금예치’ 간 금리 차이를 비교해 상환 이자비용을 절약하고, 예산 절감 효과를 거두도록 통합재정안정기금 적립액 들을 활용한 ‘지방채 조기 상환 방안’도 면밀히 검토 중이다.

민선8기 수원시는 안정감 있고 효율 높은 재정 운용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선제적 분석과 지속적 재정 혁신 노력으로 정책 변화와 재정환경에 적극 대응하겠다.

-군공항과 지하철 3호선 연장에 대한 전망은.

▶경기국제공항은 유치 지역 시민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본다. 경기국제공항 관련 오해를 바로잡고, 시민 의견을 수렴하는 숙의 과정을 거쳐 서로 소통할 만한 자리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주민 오해를 해소하도록 토론회, 설명회, 온·오프라인 홍보 들 전방위로 접근할 계획이다. 경기국제공항을 건설해 국제물류·첨단산업 거점 권역 조성과 경제자유구역 공동 지정 추진 같은 광역 차원의 경제 발전 계획을 제시할 예정이다. 원활하게 경기국제공항 사업이 진행되도록 중앙정부는 물론 경기도와 협력을 강화하겠다. 

3호선 연장을 위해 수원시와 용인·성남·화성시가 뜻을 모았다.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노선·차량기지 부지 들 사업에 대한 4개 시의 의견 일치가 중요하다. 시가 앞장서겠다. 경기도 남부지역의 심각한 교통 체증 개선, 서울 강남으로 접근성 증진, 대규모 개발사업에 대한 선제 대응을 위해 3호선 연장 사업 추진에 적극 노력하겠다.

-도시계획 전문가로서 도시계획 비전을 제시한다면.

▶‘시민 삶과 밀접한 도시계획을 해야 한다’는 생각은 도시계획을 접하기 시작한 대학 때부터 지닌 신념이다. 도시는 사람들이 적정한 균형을 유지하면서 살아가는 공간인 동시에 일자리가 있는 역동성이 있는 공간이자 안정감과 편안함이 있는 주거 공간이어야 한다.

삶의 질을 한층 높이려면 쾌적한 환경과 문화를 향유할 만한 공간의 구실도 더해질 필요가 있다. 미래 수원의 최우선 비전은 도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기업을 유치하고 일자리를 창출해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작업이다.

‘첨단자족도시’의 장기 마스터플랜으로 군공항을 이전한 뒤 ‘경제자유구역’ 지정과 광교테크노밸리부터 R&D사이언스파크를 잇는 ‘경제벨트’ 구축, 공업지역 리노베이션으로 산업경쟁력을 강화해 경제특례시를 완성하겠다.

이와 함께 시민 주거 안정을 위해 노후 주거지 재생과 재개발·재건축, 리모델링 사업을 빨리 추진하도록 행정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고 공공주택 공급 확대 들 주거복지에도 공백이 없도록 하겠다.

최근 격자형 철도망 구축으로 수원시에는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분다고 생각한다. 역세권 주변을 비롯해 공간 거점을 중심으로 콤팩트시티 도입 방안을 모색하고, 정밀하게 도시밀도를 관리하며 한정된 도시 공간을 효율 있게 활용하겠다.

-임기 동안 시정 운영 철학은.

▶정책의 시작은 시민과 소통에 따른 공감대 형성에서 비롯한다. 과정은 설득과 이해, 공감의 정신으로 진행해야 하고 결과 역시 시민과 나누는 공감으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항상 시민의 편에서 생각하고자 ‘현장시장실’을 시작했고, 실무 부서 간 연계와 화합을 이끌어 정책 방향을 정리하고 갈등을 해결하는 소통형 개방 공간으로 ‘(가칭)혁신통합민원실’도 곧 시민들께 선보일 예정이다. 시민 공모를 거쳐 명칭도 정하고 새로운 민원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직접민주주의 플랫폼 ‘누구나 시장’ 앱도 4월 운영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시민 누구나 손쉽게 시정에 참여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시정 주요 현안에 대한 실시간 찬반투표로 정책의 투명성을 확보하고자 한다. 시민 맞춤형 정책과 행정서비스에 대한 직접 전달체계를 강화하는 매개가 되리라 기대한다.

초심을 잃지 않고 시민 말씀을 새겨듣겠다. 교통·경제·마을·축제 들 다양한 분야에 대한 시민의 관심과 질책, 조언을 귀하게 여기고자 한다. 깊게 공감하며 시민과 함께 새로운 수원을 열어가겠다. 

 신경철 기자 shinpd44@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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