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대림대 교수
김필수 대림대 교수

미래 모빌리티산업이 급변하다 보니 사회적 충격은 물론 능동적 대처가 용이하지 못해 기업의 미래가 불확실해지는 상황이다. 각 분야에서 경착륙되는 상황이 계속 연출되고, 능동적 대처가 부족한 기업은 벌써부터 심각한 경영난에 휩싸이는 분위기다. 특히 전기차의 급격한 보급은 내연기관차 중심의 기업에선 새로운 준비에 대처가 쉽지 않은 만큼 주변의 도움이 절실하다. 정부나 지자체가 나서서 역할을 해 줘야 하고, 필요한 전문인력 양성 같은 다양한 지원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최근 반도체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정부가 전문인력 양성이나 각종 세제 혜택 등 관련법 정비에 나설 정도로 정부의 역할이 국가별로 치열하게 경쟁하는 실정이다. 이미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필두로 자국 우선주의가 팽배하면서 수출을 기반으로 하는 우리 처지에서는 자체 원자재, 넓은 국내시장, 인구도 없는 상황에서 오직 전문인력 양성이라는 유일한 방법으로 지금까지 이어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워낙 빠르게 변모하다 보니 한계성도 커져 더욱 실태 파악과 일선의 실질적 지원 등 다양한 대비책이 요구된다.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단순히 반도체 전문인력 양성의 문제가 아닌 미래 모빌리티 전문인력 양성의 문제가 더욱 크다는 점이다. 최근 중앙정부에서 미래 모빌리티 전문인력 양성을 표명했지만 겉치레적 부분이 대다수고, 일선에서의 목소리 반영이 매우 취약한 상황이다. 필자가 약 5년 전부터 시작한 정부 프로그램이 유일한 상황에서 막상 주무기관은 취약하고 탁상행정식 보고용 실적만 따지고 있기에 일선에서의 실질적 효과는 매우 먼 상황이라 하겠다. 최근 예산이 크게 늘어나 고무적이라고 하지만 일선의 전기차 전문 프로그램 양성과는 거리가 멀게 편협하고, 탁상행정식 예산편성으로 걱정이 앞선다. 

가장 큰 문제는 다른 첨단 분야도 그렇지만 자동차 분야의 미래 모빌리티로의 변신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전국적으로 대학 자동차 관련 학과가 40군데가 넘지만 아직 내연기관차 중심의 교과과정으로 미래 지향적인 과목이나 교·보재 자체가 거의 없어 구시대적인 과목에 연연한다. 교수도 95% 이상이 내연기관차 전공이어서 전기차 등 완전히 다른 영역의 연구나 교육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전기차 등 기본 교·보재가 한 대도 없는 대학도 즐비한 상황이다. 교수 교육 등 인스트럭터 교육을 할 기관도 전국적으로 없는 상황이다. 

이 같은 실정에서 각 거점에서의 일선 관련 직장인 교육은 불가능하다. 예를 들면 자동차 정비 영역의 경우 약 4만5천 군데의 정비업에 종사하는 약 20만 명의 정비사에 대한 전기차 교육도 아직은 유명무실한 상황이다. 정부가 나서지만 예산편성도 제대로 되지 않아 미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대학도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자동차 관련 학과 자체가 준비하기에는 예산도 없고 교육도 받지 못하는 구조여서 더욱 미래의 학과 존재는 심각한 위협을 받는다. 올해도 정규 입학생의 과반만 채운 대학이 상당수이고, 지방의 경우는 더욱 위기여서 학과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으로 이어지는 실정이다. 입학생 수가 확실히 줄다 보니 과목도 줄고 시수도 줄어 강사는 전혀 없고, 겸임교수도 완전히 줄여도 안 되다 보니 심지어 전임교수도 가르칠 수 있는 과목시수조차 확보가 안 되는 형국이다. 지난 15년간 등록금 동결로 대학교수의 월급도 동결된 지 오래여서 교수직을 포기하는 사람도 즐비한 상황이다. 

최근 지방대의 경우 학과 불문하고 학생 수도 줄고 그나마 있는 학생도 휴학은 물론 수도권 대학으로 이동하고, 대학교수도 살기 위해 수도권 대학의 신임 교원 임용에 지원하는 분위기가 확산된다. 지방은 아예 사라지고 대학도 사라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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