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특례시 산업단지에 위치한 스마트폰 부품업체 A사는 올해 직원 설 상여금을 지난해보다 30% 줄이기로 했다.

A사가 생산하는 부품이 반도체 장비에 주로 들어가는데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도체 불황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실적을 만회하려고 최근 해외시장 개척에 사활을 걸지만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A사 대표는 "지금 당장 가능한 이면지 등 잡비부터 줄이지만 턱없이 부족하다"며 "지난달도 월급을 겨우 지급했다. 설 상여금은 꿈도 못 꾼다"고 회사 운영 상황을 전했다.

설 연휴를 열흘 앞둔 가운데 중소기업인들 사이에서 한숨이 깊어진다. 올 한 해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성장률은 둔화하며 경영환경이 부정적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중소기업 3곳 중 1곳은 지난해 설 대비 자금 사정이 곤란하다고 나타났다. 자금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중소기업 5곳 중 2곳 정도만 설 상여금을 지급한다고 알려졌다.

11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 800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2023년 중소기업 설 자금 수요 조사’ 결과, 지난해 설 대비 최근 자금 사정이 곤란하다는 응답이 36.6%에 달했다. 지난해와 다르지 않다(34.9%)에 비해 다소 높다.

지난해 설 자금 수요조사(곤란하다 26.0%)와 비교하면 자금 사정이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자금 사정 곤란 원인(복수 응답)으로는 판매·매출 부진(70.3%), 원·부자재 가격 상승(66.9%), 인건비 상승(34.5%), 납품대금 단가 동결·인하(7.2%) 순으로 집계됐다.

중소기업은 올해 설에 평균 2억2천550만 원의 자금이 필요하지만 평균 2천580만 원이 부족하다고 나타났다. 필요한 설 자금 중 부족한 자금 확보 계획(복수 응답)은 납품대금 조기 회수(65.0%), 금융기관 차입(29.0%), 결제 연기(27.5%)를 계획 중이라고 답했다. 대책 없음도 14.5%에 달했다.

김재학 기자 kj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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