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운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
이명운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

숲은 탄소를 흡수해 산소를 내보내는 역할을 하는데, 인간은 그런 나무를 매일 잘라내면서 지구온난화를 걱정만 한다.

인간은 10년마다 프랑스 면적에 해당하는 숲을 지구에서 사라지게 했다. 지난 10년간 잘려 나간 나무는 500억 그루가 넘는다. 지구가 뜨거워지는 이유다. 

기온 상승은 생태계뿐만 아니라 물, 토양까지도 변화를 시키고, 뜨거워진 기온으로 물이 기화하면서 수소는 대기권 상층부로, 무거운 산소는 대기권 하층부 지구 표면 가까이 모인다. 그 결과로 산불이 지구 곳곳에서 발생, 적지 않은 숲이 사라지고 다시 지구의 온도가 상승하고 다시 폭우와 폭염 등 이상기온이 세계 곳곳에서 발생한다.

서울은 3∼4월 평균기온이 18∼19℃로 전라남도 해남, 경상남도 거창·밀양과 비슷해지고, 강원도 원주에 비해 2℃나 높아지는 ‘열섬’ 현상이 심해져 이를 해결할 대안이 ‘도시 숲’ 조성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기후변화가 진행되면서 도시 숲의 중요성을 강조하게 된다. 도시 숲은 수자원 보호, 산소 공급, 도시의 기온 완화, 소음 방지 등 환경적 기능과 도시의 가치를 높이는 기능을 한다.

이런 기능을 하는 나무들이 기후변화로 세계적으로 2초마다 축구장 면적만큼의 숲이 사라지고 있다. 나무와 숲은 지구온난화를 최소화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연구 조사에 따르면 플라타너스 1그루는 하루에 49㎡ 에어컨 8대를 5시간 동안 가동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시내의 환경오염과 관련해 도로와 공터 곳곳에 나무가 심어져 있다면 공기 내 분진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나무가 없는 곳과 있는 곳을 비교하면 나무가 있는 도로는 나무가 없는 도로에 비해 분진량이 10분의 1에 불과, 도시 숲의 필요성이 다시 강조된다. 하지만 도시화 속도에 비해 오랜 기간이 필요한 숲의 조성은 멀기만 하다. 어떤 대안도 준비하지 않는 우리나라에서, 독일 사례를 통해 도시 숲 만들기를 지구온난화 대안으로 제시한다.

독일 국민은 "공업에서 돈을 벌고 산림에서 휴식을 취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숲에 애착심을 갖고 있다. 특히 독일은 산림의 경제성과 휴양적 기능의 조화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라다. 독일의 산림정책 기본 방향에도 산림이 가진 경제적 기능과 보건·휴양적 의미에서의 공익적 기능을 조화 있게 추구한다. 더불어 어린이들에게 숲의 중요성을 교육하고 숲이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에도 계속 보존되도록 하는 체계적인 정책을 편다.

독일의 숲을 중요시하는 정책은 도시계획에 그대로 반영돼 도시의 ‘환경친화적 개발’로 이어지며, 인간적인 환경을 지키고 자연적인 생활 기반을 보호하며 개발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한다. 따라서 숲이나 주거 용도로 이용되는 토지는 반드시 필요한 정도만 개발하고, 건설기본계획 수립 시에는 자연환경에 침해가 예상되는 행위 방지와 대체 방안, 그리고 환경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계획안은 대체재를 확보하도록 하고 있다. 

도시 건설을 위해 벌목된 숫자만큼 나무를 심어야 하는 법이 있는 독일이 우리보다 건강한 나라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하는 대목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개발제한구역이 다양한 이유(?)에서 해제되고, 개발제한구역에는 불법 시설들이 끊이질 않고 들어선다. 환경청의 모 간부는 "정부가 앞장서서 개발제한구역을 풀다 보니 투기가 끊이질 않고 불법 시설이 우후죽순으로 늘어난다"고 하소연한다.

우리는 1973년부터 1987년까지 치산녹화 10개년 계획을 2차례 실시, 한국전쟁으로 황폐화한 산림을 성공적으로 복구한 전 세계 유일한 국가라는 자부심은 있지만, 현재 급속한 도시화로 숲보다는 회색 매연과 스모그로 고통을 받는다.

플라타너스 1그루가 하루에 49㎡ 에어컨 8대를 5시간 동안 가동하는 효과와 방풍용 나무는 건물의 난방비를 최고 30%까지 절감하는 효과를 가졌다.

도시계획상에는 도시공원으로 지정돼 있지만 부지를 매입할 예산이 없어 실제로 공원 조성이 되지 않는 현실을 위정자들은 아는지 답답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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