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인천 원도심에 흉물로 자리했던 경인전철 동인천 민자역사(동인천역사) 건물을 철거한다. 이에 따라 지역에서는 이곳을 지역 간 단절을 해소하고 원도심 재생을 이끌 복합 공간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1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철도산업위원회는 동인천역사 처리 방안을 두고 심의를 한 결과, 민자역사를 철거하고 해당 부지는 개발하기로 의결했다. 이에 따라 국가철도공단은 민자역사 철거와 부지 복합개발을 추진할 세부 이행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번 결정은 2007년 엔조이 쇼핑몰이 폐업한 뒤 건물을 방치한 지 15년여 만이다. 1989년 준공한 동인천역사는 애관극장, 미림극장, 중앙시장, 송현시장에 둘러싸여 많은 유동인구를 자랑하고, 건물에는 인천백화점이 들어서며 한 때 이 일대 부흥을 이끌었다.

하지만 외환위기와 대형 백화점 등장으로 점차 하락세를 걸었다. 쇼핑몰이 문을 닫은 이후에는 민간사업자 부도와 함께 채무이행 불가에 따른 서울회생법원 파산 결정을 받았지만, 이마저도 채권 관계가 얽혀 파산절차를 제대로 진행하지 못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동인천역사는 오랜 기간 빈 건물로 방치하면서 동인천역 일대 원도심 침체 요인이자 국내 민자역사 사업의 대표 실패 사례가 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허종식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전체회의에서 동인천역사 문제를 언급한 뒤 현장 간담회와 국정감사 질의, 관계기관 협의가 이어졌다. 지난달 철도산업위원회가 동인천역사를 철거하는 방향으로 처리 방안을 최종 결정하면서, 침체한 동인천역 일대가 정상으로 돌아오도록 하는 첫 발을 떼게 됐다.

국토부가 검토한 결과, 동인천역사 건물은 유통판매시설로 건축해 리모델링을 하거나 증축해도 효율이 낮다. 국토부는 당초 건물을 철거한 뒤 복합건축물을 신축하는 방안으로 가닥을 잡으리라 예상된다. 동인천역 주변 국토부 소유 토지(1만8천449㎡) 중 철도용지를 빼면 최대 1만4천526㎡의 터가 개발이 가능하다고 조사됐다.

동인천역사 현안을 해결할 물꼬가 트이면서 지역사회는 철도가 단절한 동인천역 남광장과 북광장 연계, 복합건축물 활용 방안을 제대로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낸다.

허종식 의원은 "이번 국토부 결정을 기회로 동인천역 남북을 연결하는 도로망 계획이나 활성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행정체계 개편안에서 언급한 제물포구의 신청사 입주 방안이나 청년주택 도입과 같이 동인천역 일대를 되살릴 계획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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