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부동산시장이 빠르게 얼어붙으면서 수도권 경매시장에서는 가격과 입지, 조건 같은 경쟁력을 갖춘 소위 ‘가성비 아파트’만 수요자의 선택을 받는다고 나타났다.

24일 법원경매 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경매시장에서 거래된 수도권 아파트 중 응찰자 수 상위 20곳에 평균 43명이 참여했다고 조사됐다. 같은 기간 수도권 아파트 경매 1천965건의 평균 응찰자 수(6.8명)보다 무려 6배가 넘는 수준이다.

가장 많은 응찰자가 몰린 단지는 남양주시 별내동 신안인스빌 전용면적 85㎡(8층) 매물로, 63명이 참여했다. 최초 8억1천만 원에 감정됐지만 두 번 유찰된 후 5억8천900만 원(매각가율 72.7%)에 낙찰됐다.

인천시 서구 가정동 하나아파트 56㎡(9층) 매물에는 58명이 참여했다. 감정가는 2억1천800만 원으로, 두 차례 유찰된 후 1억5천690만 원에 낙찰됐다.

총 56명이 참여한 부천시 상동 진달래마을 85㎡(4층)는 두 번 유찰 후 5억5천500여만 원(감정가의 68.1%)에 매각됐다.

응찰자 상위 20개 매물은 평균 두 차례 유찰됐고, 평균 매각가율은 77.25%를 기록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두 번 정도 유찰돼 가격이 애초 감정가보다 훨씬 저렴해진 매물 가운데 교통 호재나 좋은 입지, 실거주하기 좋은 여건을 갖춘 단지에 관심이 집중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집값 상승 전 감정을 완료해 감정가 자체가 높지 않은 매물도 인기를 끌었다. 고양시 덕양구 푸른마을 85㎡(2층)는 48명이 응찰했는데, 2019년 감정가 2억2천만 원으로 책정되고선 한 차례 유찰 후 감정가의 139.1%인 3억5천97만 원에 팔렸다.

이 선임연구원은 "감정가 책정이 오래된 매물은 현재 집값이 하락세를 보이더라도 감정가 자체가 다른 매물과 비교해 애초 낮게 책정돼 시세보다 가격이 낮은 편"이라며 "가격 경쟁력이 있는 매물에는 저가 매수를 노리는 응찰자가 많이 몰렸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4분기 수도권 아파트 경매에서는 547건만 매각됐다. 평균 매각률은 27.8%, 매각가율은 79.9%다.

김재학 기자 kj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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