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를 대표하는 외야수로 성장하고도 골든글러브 시상식과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선발에서 연거푸 고배를 마신 최지훈(26·SSG 랜더스)에게 모처럼 ‘희소식’이 날아왔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6일 "피츠버그 파이리츠 최지만이 소속팀 반대로 WBC에 출전하지 못하게 됐다"며 "최지훈을 대체 선수로 선발했다"고 발표했다.

최지훈은 이날 구단을 통해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영광스러운 자리에 선발해 주신 만큼 뽑아주셨으니 책임감 있게 뛰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지난해 50인 관심 명단에 뽑혔을 때부터 최정 선배님이 ‘너는 갈 수 있다. 같이 갔으면 좋겠다. 같이 가서 좋은 경험도 하고, 그러다 보면 야구도 많이 늘 거다’라고 계속 말씀해 주셨다"며 "그 말이 현실이 되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늦게나마 같이 가게 돼 기쁘다. 주전으로 나가지는 못하겠지만 맡은 임무에 최선을 다해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강철(kt)대표팀 감독과 기술위원회는 팔꿈치 뼛조각 수술을 받은 최지만의 대표팀 차출을 피츠버그 구단이 반대할 상황을 대비해 대체 자원을 두루 살폈다.

최지만은 1루수 요원이지만 대체 선수를 굳이 1루수로 한정할 필요는 없었다. 한국 야구대표팀 엔트리에는 박병호와 강백호(이상 kt) 등 1루수 요원과 외야수 중에도 1루수로 뛸 선수가 있다.

이 감독과 기술위원회의 선택은 공·수·주 능력을 겸비한 우투좌타 외야수 최지훈이었다.

최지훈은 지난해 KBO리그에서 정규시즌(144경기)과 한국시리즈(6경기) 전 경기에 출전했다. 정규시즌 성적은 타율 0.304, 10홈런, 61타점, 31도루였다.

SSG는 개막전부터 정규시즌 종료일까지 1위 자리를 지키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달성했고, 최지훈은 ‘일등 공신’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최지훈은 2022년 KBO 골든글러브 외야수 부문에서 4위에 그쳐 수상에 실패했다.

KBO 공식 기록업체 스포츠투아이가 계산한 최지훈의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WAR)는 5.48로 타자 중 4위였다. 타자 1∼3위는 모두 외야수였다.

최지훈은 "아직 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담담하게 결과를 받아들이고, SSG가 스프링캠프를 차린 미국 플로리다주 베로비치로 떠났다.

그러나 최지만의 승선이 불발되자 한국 야구 대표팀은 최지훈을 대체 선수로 뽑았다. 2022년 성적을 보면 최지훈은 대주자, 대수비는 물론이고 ‘선발 출전 외야수’로도 손색이 없다.

2020년 2차 3라운드 전체 30순위로 SK 와이번스(SSG 전신)에 입단한 최지훈의 OPS(출루율+장타율)는 2020년 0.644, 2021년 0.704, 2022년 0.789로 매년 상승했다.

유망주 꼬리표를 뗀 최지훈은 이제 간절하게 원하던 ‘태극마크’를 단다.

최지훈은 "대표팀 발탁 소식을 듣고 가장 먼저 부모님께 연락드렸다. 부모님께 감사드린다"며 "김원형 감독님께서 꾸준히 출전 기회를 주셔서 지난해 좋은 성적을 냈다. 신인 때부터 많은 가르침을 주신 팀의 모든 코치님께도 감사하다"고 했다.

태극마크의 무게감은 잘 안다. 최지훈은 "비시즌 동안 몸을 잘 만들었다. 내일부터라도 조금씩 페이스를 올려서 경기 일정에 맞게 준비하겠다"며 "정말 최선을 다해 이기도록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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