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다. 중·동구 원도심을 사통팔달의 도심으로 재창조하고, 인천내항을 미래 인천의 성장 동력으로 창출하겠다는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 얘기다. 인천시 민선8기 핵심 공약사업으로 추진하는 원대한 계획인 만큼 시민들은 어느 때보다 성공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중복 용역 우려로 자칫 시장 치적을 위한 세금 낭비 문제가 나온 지 며칠도 안 돼 이번에는 ‘옥상옥’ 얘기가 나온다.

인천시는 최근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 TF 구성·운영 계획’을 수립했다. 행정부시장이 TF를 총괄해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가 눈에 띄는 성과를 내도록 사업 실행력을 강화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또 민선8기의 강력한 추진의지가 담겼다고도 평가받는다. 그럼에도 TF 구성 필요성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이미 추진 조직이 운영되기 때문이다. 

시는 최근 조직 개편에서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나 뉴 홍콩시티 같은 민선8기 핵심 공약사업을 책임질 ‘글로벌도시국’을 신설했다. 또 기존에 운영하던 ‘제물포르네상스기획단’ 대신 글로벌도시국 안에 ‘제물포르네상스계획과’와 ‘제물포르네상스개발과’를 두고 사업을 추진한다. 업무도 세분화했다. 종합계획과 마스터플랜 수립, 발전과제 발굴은 계획과가, 시민 소통·참여 기회 마련과 민관 협치 구축은 개발과에서 각각 맡아 진행한다. 그리고 내항 1·8부두 우선 개방과 동인천역 2030 역전 프로젝트, 상상플랫폼 운영 같은 업무도 부서 간에 분담하기로 했다고 한다. 내용만 본다면 TF까지 새로 꾸려 시급하게 업무를 추진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이에 대해 시는 실행력 담보와 주요 현안이나 문제점을 제때 파악하고 검토하려고 TF를 운영한다는 설명이지만 TF까지 꾸릴 정도로 시급한 현안이 나왔다고도 보기 어렵다. 결국 공직사회의 오랜 병폐 중 하나로 꼽히는 조직 만들기의 또 다른 형태로 지적되기 십상이다. 조직 발전과 독립성을 보장하기보다는 시어머니 노릇을 하는 옥상옥이 될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조직을 운영하면서 문제가 있다면 협의하고 조정하면 된다. 조직을 만들기보다는 계획의 실행력과 내용을 어떻게 채울지가 더 중요하다. 시작부터 시민들이 너무 큰 기대를 하는지 모르겠지만,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가 성공하려면 좀 더 꼼꼼히 따져 보고 더 많은 시민 의견을 수렴해 추진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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