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만 되면 멀쩡한 보도블록을 교체하는 일이 자주 눈에 띕니다. 시민 처지에서 보면 멀쩡한데 왜 교체하나 싶고, 여러 가지 의구심을 갖게 됩니다. 그래서 보도 설치를 투명하게 해 예산 낭비를 막고 쾌적한 보행환경을 제공하려고 조례를 만들었습니다."

지난 9일 입법예고한 ‘군포시 보도의 설치·관리 조례안’을 대표발의한 군포시의회 박상현(국힘)의원을 만나 조례안 내용과 입법 취지, 기대효과를 들어봤다.

다음은 박 의원과 일문일답.
 

-조례 주요 내용은.

▶군포시가 관리하는 보도의 신설·수선·유지를 비롯해 보도의 설치와 관리에 대한 기본 방향과 기준을 정함으로써 예산 낭비를 막고 보행자에게 쾌적한 보행환경을 제공하려는 취지다.

보도정비계획을 5년마다 수립·시행하도록 규정했고, 더구나 보도블록 전면 교체는 최대한 억제하고 파손된 부분에 대한 보수와 평탄성을 유지하는 데 중점을 두고 정비하도록 했다.

보도의 정비나 보수 구간을 선정할 때는 보도정비계획에 따라 보도 포장공사를 한 뒤 내구연한이나 파손 상태 따위를 고려해 우선순위를 정하고 시행하게 했다.

장애인·노인·임산부가 보도 이용에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관련 시설물을 설치하고, 보도의 턱을 낮춰 보도 진입에 지장이 없도록 정비해야 한다.

더불어 보도공사를 할 때 시민 불편을 없애려고 사전예고제를 하고, 부실공사 예방과 공사 관계자의 책임감을 높이려고 공사 시작점과 종점에 공사명·구간·기간·시공사·감독자를 기록한 안내판을 설치하는 ‘보도공사실명제’도 조례안에 담았다.

-조례를 제정한 동기가 있을 텐데.

▶시민들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정치인들의 치적 쌓기와 공무원들의 행정편의주의 탓에 해마다 멀쩡한 보도블록을 교체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적지 않은 시민 혈세가 길거리에 뿌려진다는 걱정 섞인 목소리를 들었다. 이에 행정사무감사를 하면서 보도 설치나 관리가 부실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보도 내구연한은 10년으로 정했지만 보수 이력에 대한 데이터베이스가 없다. 언제, 어디를, 어떤 이유로, 누가 교체했는지, 그리고 이전 상태는 어땠는지, 어떤 모습으로 바뀌었는지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또 보수 이력에 대한 이미지나 문서가 정리되지 않아 시민들은 늘 의구심을 품었다.

지자체는 해마다 연말이면 보도블록을 교체한다. 멀쩡한 보도블록을 새 보도블록으로 교체하는 일도 잦다. 이런 일이 관행처럼 이뤄져 예산만 낭비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여전히 나온다.

그래서 이번에 시에서 보도의 설치·관리에 대한 기본 방향과 기준을 정하고 데이터로 만듦으로써 보도 관리도 계획에 따라 체계 있게 하도록 명시해 행정의 투명성을 높였다.

-조례 제정으로 기대하는 효과는.

▶중복 교체나 멀쩡한 보도블록을 교체하는 공사가 사라지고, 보도 관리도 계획에 따라 체계 있게 이뤄져 예산 낭비 요인을 없앴다는 데 큰 뜻이 있다.

또 신설·수선·유지 따위 보도 설치와 관리 행정에 필요한 데이터를 구축해 사업 현황 파악이 손쉬워졌다. 공무원 업무의 효율성과 사업 생산성이 높아진다고 본다.

아울러 행정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 시민 불신을 말끔하게 없애고 지자체 이미지를 개선하는 효과를 기대한다.

군포=임영근 기자 iy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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