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인천시장이 16일 옹진군 대청면사무소에서 주민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 = 인천시 제공
유정복 인천시장이 16일 옹진군 대청면사무소에서 주민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 = 인천시 제공

인천시 옹진군 대청도 주민들이 서해5도에 추진하는 굵직한 현안사업보다는 어업권이나 육지 이동과 같은 일상생활 보장에 더 중점을 두는 분위기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16일 대청면사무소에서 대청도 주민대표와 간담회를 열고 현장에서 직접 주민 건의사항을 들었다. 이 자리에서 주민들은 정주생활지원금 인상에 힘쓴 데 대해 유 시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기도 했다.

이날 주민들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는 오는 5월이면 운항이 끝나는 하모니플라워호였다. 하모니플라워호는 서해 최북단 섬들과 인천 내륙을 오가는 여객선들 중 유일하게 2천t이 넘는 규모(2천71t)였는데, 최근에는 운항마저 중단한 상태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이를 대체할 만한 여객선을 결정하지 않아 주민들이 애를 태우는 실정이다.

조철수 대청면 주민자치회장은 "관광객 발길이 줄어들기 전 대체 여객선 투입이 시급하지만 마땅한 선사를 투입하지 않고, 시와 옹진군도 정부에 국비 지원을 요청했지만 근거가 없어 어쩌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안다"며 "시가 해마다 수백억 원을 버스 준공영제에 쓴다는데, 이에 비해 섬 주민을 위한 관심과 지원은 부족하다고 느낀다"고 했다.

주민들의 어업권을 더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대청도는 주민 80%가 어업으로 생계를 유지하는데, 조업이 가능한 구역은 한정돼 불편이 크다는 주장이다. 물론 2019년 해양수산부와 협의를 바탕으로 대청도 남동쪽 바다 인근에 D어장이 추가로 열리긴 했지만, 어민 생활을 위해서는 효율 높은 조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대청도 어민회장이기도 한 배복봉 이장협의회장은 "여기서 D어장을 가려면 어민들이 2~3시간을 가야 하는데, 왕복하는 데 드는 시간과 기름값에 견줘 조업할 여유는 부족해 고민이 크다"며 "국방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어장이 있다면 한시로라도 더 많은 어장을 열어야 하고, 시 차원에서도 어민들이 조업을 더 하게끔 힘써 달라"고 요청했다.

이 밖에도 김유성 대청5리장은 "모든 어선은 10년이 지나면 기관(엔진)을 개방해 정기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검사에만 20일 이상 걸려 이 기간 조업도 못하고 경비는 경비대로 나간다"며 "5t 미만 어선의 경우 비개방 정밀검사가 가능해졌다고는 하는데, 그 밖에 어선도 굳이 개방하지 않고 검사가 가능해도록 조치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를 두고 시는 하루빨리 백령·대청 항로에 2천t 이상급 대형 여객선을 투입하고자 사업자가 공모에 참여하는 환경을 만들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또 어선 비개방 정밀검사의 경우 해수부에 이미 지속 건의 중인 상황이고, 서해5도 인근 어장 확대나 유연한 조업시간 문제도 최우선 과제로 삼아 해결하겠다는 목표를 알렸다.

대청도=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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