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국 인천공예협동조합 이사장
윤성국 인천공예협동조합 이사장

지난해 인천광역시 공예산업 육성 조례가 제정돼 필자가 이사장직을 맡은 조합을 통해 공예인들을 지원할 근거가 마련된 데 대해 공예인들의 권익을 위해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다는 사명감을 다시 한번 새기고, 숙원이었던 조례를 만들어 준 인천시에 공예인들을 대표해 감사드린다. 덕분에 오늘 칼럼은 한껏 고무돼 쓰게 됐다. 

오랜 시간 타 지자체에 비해 극명하다고 할 만큼 차별받아 온 인천시 공예산업은 인천시 지원을 받지 못한 채 소외돼 왔고, 그간 공예산업을 위해 일하는 공무원도 없고 공예인 편에 선 사람도 없다는 인식과 타 지역 사람이나 우리 스스로 보기에도 꼴찌 인천이라는 부끄러운 이름표를 단 기분이었다. 

그래서 꼴찌에서 벗어나려고 백방으로 노력했고, 어느 자리든 빠지지 않고 참석해 우리가 존재함을 알렸으며, 극한 상황에서는 1인 시위까지 해 가며 투쟁해서 이제야 긴 터널의 끝을 보게 되는 듯해 감개무량하다. 이 같은 결과를 위해 무던히 노력해 온 조력자들에게 지면을 빌려 진심으로 감사드리는 바다.

또한 인천시에 사는 공예인 여러분도 그간 소외되고 차별받던 설움보다 우리 쟁이들을 위해 애쓰는 인천시에 감사해하며, 앞으로 여러 지원사업을 통해 정당하게 우리의 노고를 인정받게 된 만큼 서로 머리를 맞대고 하나가 되기를 바란다. 아울러 우리가 각자 자리에서 묵묵히 일해 온 만큼이나 열심히 일해 이런 날이 오게 해 준 인천시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박수를 보내자고 하고 싶다.

공예인들의 고령화와 조기 은퇴 등으로 개체가 줄어든 데 이어 MZ세대에게 기술 전수를 해 줘야 할 고수들의 개체가 고갈되는 데 대한 안타까움이 컸는데, 이제라도 희망의 불씨가 붙기 시작했음을 사방에 알려 분위기 전환을 이뤄 내야 한다는 건 필자만의 생각은 아닐 테다.

진작 민관이 하나돼 많은 걸 이뤄 내야 했음에도 그간 도스(DOS) 모드의 지자체와 소위 리더 격인 지역문화재·명장·단체장의 무관심, 그리고 하나되지 않고 지리멸렬했던 우리 자신들 때문에 제자리걸음만해 왔으나 이제라도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으니 과거는 버리고 미래를 향한 목적만 가지고 함께 나아가자고 청한다.

이미 오래전부터 지원받고 있던 타 지역 공예협동조합과 달리 유독 인천시만 지원하지 않던 인천공예협동조합의 숙원이라면,

①인천광역시 공예품대전의 민간위탁으로 상금 있는 대회로의 대전환을 통한 우수 작품 발굴과 수상작 출품자들을 격려함으로써 대한민국 공예품대전 대통령상 수상으로 인천광역시 위상을 높이고, 

②인천광역시 핸드메이드페어 개최로 공예 분야, 작가, 작품 홍보를 통한 판로 개척으로 지속발전 가능한 직업으로 자리매김하게 하고, 

③전국 박람회에 우수 공예단체 참가 지원 확장으로 상호 교류를 통한 독려와 경쟁으로 시장을 넓혀 세계로 뻗어 나갈 가능성을 열어 주고, 

④공예조합 직접 지원을 통해 공예인들이 하나가 돼 인천을 대표할 만한 관광상품 개발, 전시, 특허, 상표등록, 서적 출판 및 신소재, 신융합 분야를 개척하려는 작가와 신예 작가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지원책을 마련하고, 

⑤공예인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선진 기술, 조달업무, 세금신고, SNS 홍보, 유튜브채널, 법률상담 등 교육 프로그램 같은 지속적인 지원책을 마련해 탄력 있게 하나씩 해 나가야 할 것이 얼마나 많은지 상상만 해도 기운이 솟아나는 일이 우리에게 생긴 셈이다.

한 분야에서 오랜 세월 정진한 우리의 삶이 제도와 맞물려 빛을 발할 때가 바로 지금이다. 기적은 거창하고 상상을 초월하는 일 혹은 어떤 현상만 아니다. 여러분이 믿는 신에게 감사해야 할 일이 이런 작은 기적 아니겠는가. 기적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 가까이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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