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문화재단이 2023 성남청년작가전의 첫 번째 전시로 박춘화 작가의 ‘길을 가는 동안’을 오는 4월 2일까지 성남큐브미술관 반달갤러리에서 연다.

박춘화 작가는 풍경의 화려한 중심부가 아닌 소외된 변두리에 주목해 평범한 풍경 속에 내포된 쓸쓸함과 공허함, 결핍을 담담하게 그려 낸다.

자신이 직접 조색한 깊은 먹색과 검푸른 색조를 활용해 어둠이 지닌 고유의 은은함과 푸르스름한 밤의 정서를 표현한다.

캔버스 대신 재질이 두껍고 단단한 장지를 사용, 묽게 희석한 아크릴 물감을 덧칠해 쌓아 올려 물감 자체의 질감보다는 종이에 물감이 스며드는 효과를 강조한다.

시차를 두고 칠하고 말리기를 반복하는 과정으로 실존하지만 희미하게 느껴지는 대상을 표현하고, 풍경의 중심에서 비켜선 주변의 작은 존재들에 대한 연민을 드러낸다.

또 퇴색과 소멸을 향해 가는 여정을 밤과 겨울 풍경으로 표현한 ‘야경’과 ‘밤길3’을 비롯해 사람의 일상을 담아낸 ‘포말몽환’ 연작 등 시간의 풍경을 다룬 작품도 만난다.

더욱이 전시에 출품된 최근 작품 대부분이 성남지역 풍경을 다뤄 어디선가 한 번쯤 본 듯한 친근함도 느낀다.

전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료 관람(매주 월요일 휴관) 가능하다.

한편, 지역 예술가 지원 프로그램인 성남청년작가전은 지난해까지 총 23명의 청년작가가 거쳐 가며 국내외 미술계 현장에서 예술성을 인정받았다.

성남=이강철 기자 iprokc@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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