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인들의 권익과 어려움을 대변하고 중소기업중앙회의 새로운 비상과 발전을 선도할 수장이자 총괄 리더에 김기문 현 중앙회장(26대)이 단독 후보로 출마해 지난달 28일 당선됐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날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제61회 정기총회를 열고 제27대 회장으로 김기문 현 회장을 선출했다. 중기중앙회장 선거에는 김 회장이 단독 입후보했고, 업종별 중소기업협동조합 이사장을 비롯한 정회원 364명이 참석한 가운데 만장일치로 김 회장을 추대했다.

김 회장은 1955년 충청북도 증평군에서 태어나 1988년 ㈜제이에스티나(옛 ㈜로만손)를 창업, 시계와 주얼리 들을 생산하는 중견기업으로 성장시킨 굴지의 기업인이다.

중기중앙회장은 경제5단체장 중 한 명으로 부총리급 의전을 받는다. 임기는 4년이고, 김 회장은 2027년 2월까지 27대 회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김 회장은 앞서 2007년부터 2015년까지 제23·24대 중기중앙회장을 역임했다. 이후 2019년 3선에 성공해 최근까지 26대 중기중앙회장으로 왕성한 활동을 했다.

중기중앙회장은 한 차례까지만 연임이 가능하지만 중임 횟수에는 제한이 없다. 부드럽지만 강직한 카리스마와 책임감이 강점인 제27대 중기중앙회장 당선자의 포부와 비전을 살펴봤다.

# 단독 입후보…만장일치 추대

김 회장은 27대 중앙회장에 선출되면서 국회의원과 견주자면 4선의 중량감을 가진 중진 의원이 된 셈이다. 

그는 수년간 중기중앙회장을 역임하면서 강직한 성품과 책임감으로 상당한 성과를 내며 리더십과 조합원들의 신뢰를 얻었다. 더구나 납품단가 연동제를 법으로 만들고 가업승계를 개편하며 제도 부문에서 성과를 냈고, 재임 기간 중기중앙회 위상을 크게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때문에 단독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지만 사실상 600여 회원단체 뜻을 모은 추대 성격이 짙다. 그만큼 조직 안에 김 회장과 대적할 경쟁자나 적임자가 없었다는 얘기다.

김 회장은 한국시계공업협동조합 이사장과 초대 개성공단기업협회장, 국세행정위원장, 제23·24·제26대 중소기업중앙회장을 역임했다. 지금은 대통령직속일자리위원회 위원과 제6대 관세행정발전심의위원장을 맡아 활동 중이다. 철탑산업훈장과 은탑산업훈장,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수상했다.

# 납품단가 연동제 법제

김 회장의 여러 성과 중 눈길을 끄는 일은 정부·국회와 줄곧 소통하면서 중소기업계의 숙원이던 납품단가 연동제를 법으로 만드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점이다.

납품단가 연동제는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납품단가에 반영하게끔 무조건 약정서에 기재하도록 하는 제도다. 오는 10월부터 본격 시행하는 납품단가 연동제로 위탁기업이 수탁기업에 물품 들의 제조·공사·가공·수리를 위탁할 때 납품대금 연동에 관한 사항을 특별약정서에 기재해 수탁기업에 발급하고, 그 내용에 따라 납품대금을 조정해 지급하게 된다.

기업승계 제도 개선도 대표 업적으로 꼽힌다. 기업승계 제도 개선은 베이비부머 세대 기업가들의 은퇴 시기가 다가오면서 중소기업계가 한목소리로 촉구한 사안이었다.

김 회장은 국회와 정부를 줄기차게 찾아다니며 ▶가업상속 공제 확대 ▶증여세 특례 확대 ▶사후 관리 요건 완화 들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이에 지난해 세법을 개정해 기업승계 사전증여 과세특례 한도를 당초 500억 원에서 600억 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납부유예 제도를 신설하는 열매를 맺었다.

# 중기중앙회 위상 제고

김 회장은 중소기업협동조합이 성장할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협동조합에 중소기업자 지위를 부여해 협동조합도 정부의 각종 중소기업 지원시책 대상이 되도록 하고, 17개 모든 광역지자체로 하여금 협동조합 육성 조례를 제정하도록 이끌었다.

협동조합 맞춤 성과공유형 공동 연구개발(R&D) 지원사업 신설과 조합 추천 수의계약 한도 상향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중소기업계 안팎에서는 높아진 중기중앙회 위상을 다시 평가하는 분위기다.

경제5단체 일원으로 인정받으면서도 다른 경제단체에 견줘 대체로 입지가 좁았지만, 김 회장 체제에서 중기중앙회 위상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지난해 중기중앙회 창립 60주년 중소기업인대회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어 대중의 이목을 끌기도 했고, 올해 초에는 대한상공회의소와 함께 경제계 신년인사회를 사상 처음 공동 주최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을 초청하기도 했다. 김 회장이 분주하게 움직이면서 성사시켰다고 한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제61회 정기총회를 열어 제27대 회장으로 김기문 현 회장을 선출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제61회 정기총회를 열어 제27대 회장으로 김기문 현 회장을 선출했다.

# 갈림길에 선 중기 해법 찾기

김 회장은 선거인단에게 배포한 공약집에서 "한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코로나19 팬데믹과 강성노조는 대한민국 경제를 뒤흔들었다. 강대국의 보호무역 장벽은 더욱 거세지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까지 겹쳐 글로벌 공급망 붕괴와 원자재 가격 폭등, 고환율·고금리·고물가라는 3중고를 겪어야만 했다"며 중소기업계 대내외 환경을 진단했다.

이어 "지금 우리는 복합 경제위기와 미래 방향에 적응해 새로운 기회를 찾느냐, 아니면 도태되느냐 하는 중요한 갈림길에 섰다"며 "앞으로 4년은 여러분과 함께 중소기업은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협동조합은 중소기업 성장 플랫폼으로, 중앙회는 중소기업 정책 지원 메카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 중기를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김 회장은 "지난 임기 동안 이룬 정책 성과의 완성도를 높이겠다"고 했다. 상생협력법 하위 법령과 하도급법 개정을 비롯해 납품단가 연동제 관련 보완 입법을 추진한다는 계획이 대표 격이다.

증여세 과세특례 연부 연납 기간 확대, 기업승계 요건 완화 들 기업승계 제도도 추가로 개선한다. 또 주 단위 연장근로 한도를 월 단위로 확대하고 최저임금 구분 적용, 중대재해처벌법 처벌 수준 완화 같은 노동시장 개혁에도 적극 나선다.

또 대중소 유통상생협의체 활성을 포함해 민간이 주도하는 상생 생태계를 조성하고, 중소기업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지원조직을 꾸리겠다고 했다.

이와 함께 스마트공장 수준을 높이는 사업을 크게 지원하고, 중소기업 전용 T커머스 채널 도입을 비롯한 중소기업 환경·사회·지배구조(ESG)·디지털 경영 혁신 지원도 공약에 담았다.

지역 중소기업 제품 우선 구매 확대로 지역 중소기업의 활력을 회복하고 중소기업 전용 전기요금제도 도입할 계획이다. 

또 뿌리산업을 포함해 업종별 숙원과제 해결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 협동조합은 중기 성장 이끌 핵심 플랫폼

김 회장은 대기업·금융기관 들의 출연을 유도해 협동조합 공동사업을 지원할 새로운 자금 1천억 원을 조성하겠다는 공약도 내놨다.

원·부자재 공동구매 전용보증 출연금도 현재 300억 원에서 500억 원 규모까지 늘린다. 정부와 지자체의 협동조합 지원 예산을 200억 원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이로써 협동조합 공동사업을 활성한다는 복안이다. 

협동조합의 기업 간 거래(B2B) 시 공동 가격 결정 행위를 허용해 담합 적용을 배제하고, 공공조달에서 사안에 따라 입찰 참가 제한을 차등 적용함으로써 지나친 부정당제재를 이치에 맞게 개선한다. 이 밖에 공공조달 납품단가 연동제를 도입하고 성과공유형 R&D사업의 혁신조달 패스트트랙을 포함해 협동조합의 공공조달시장 참여를 확대하고 제값을 받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각오다.

# 중기 정책 지원 메카

김 회장은 현재 13개 중기중앙회 지역본부를 18개까지 늘려 지역 거점을 확대하고, 지방조합 활성으로 지역 균형발전 정책을 추진한다.

종합 공제사업기관으로서 중기중앙회 공제 상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거점별 KBIZ 복지프라자를 마련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또 숙박과 연수가 가능한 복합 연수레저시설을 조성해 협동조합 임직원과 중소기업·소상공인 전문교육 시설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 보답·보답·보답

김 회장은 "이번 연임은 회원분들께서 저의 지난 임기 4년과 과거 8년의 노력을 믿어 주신 결과라 생각한다"며 "믿음에 보답하도록 이번 임기에도 중소기업과 협동조합을 위해 다시 한번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그는 "선거운동 기간에 ‘중소기업은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협동조합은 중소기업 성장 플랫폼으로, 중기중앙회는 정책 지원 메카로’라는 공약을 내세웠다"며 "앞으로 초심을 잃지 않고 회원분들과 소통하며 공약을 실천해 나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안유신 기자 ays@kihoilbo.co.kr

사진=<중소기업중앙회 제공>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