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5일 취임한 박종필 대한제과협회 의정부시지부장은 스스로를 빵쟁이라고 부른다.

제빵 기술을 배우던 날부터 그가 일어나는 시간은 언제나 오전 5시다. 성실함을 강점 삼아 어둑새벽에 집을 나서 일터로 향한 지도 어언 35년이 흘렀다.

여전히 빵 이야기만 하면 행복하다는 박 지부장은 의정부시 신곡동 동네 빵집인 ‘케익오페라’를 25년간 같은 자리에서 운영 중이다.

그와 의정부시지부 회원들은 다양한 세대의 기호에 맞는 빵을 개발하느라 여념이 없다. 앞으로는 이들의 빵을 사랑하는 지역주민에게 보답하려고 지역사회와 상생을 꿈꾼다.

박 지부장은 자신을 믿고 지지해 준 회원 대표로서 그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에 앞장설 계획이다.

다음은 박 지부장과 다문다답.

-취임 소감은.

▶한없이 행복하면서도 동시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20대 친척에게 기술을 배워 호텔에서 근무한 세월과 매장을 운영한 기간까지 합치면 35년 경력을 지닌 빵쟁이다.

그동안 일이 즐겁고 빵이 좋아 열심히 살았다. 하지만 지부장이 된 뒤 개인의 즐거움뿐만 아니라 의정부시지부에 속한 동료 50여 명의 권익을 증진하는 데 필요한 일을 하려고 한다.

의정부시와 더 나아가 경기북부지역에서 고군분투하는 제과인의 목소리에 정중하게 귀를 기울여 그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지부장이 되겠다.

-대한제과협회를 소개해 달라.

▶대한빵과자협회가 전신이다. 1963년 시작해 올해로 60년 역사를 자랑하는 사단법인이다. 현재 25개 광역지회와 하부 조직인 。45개 지부로 구성했다.

대한민국 제과인의 권익을 높이는 일이 주된 목적이다. 현재 협회에서는 제과인의 자긍심을 높이려고 빵 명인을 발굴하고, 베이커리 잡지를 발간해 소통하고 정보를 제공하는가 하면 위생교육과 자율지도원 교육도 진행한다.

이 말고도 국제베이커리쇼 기획과 진행을 담당한다. 의정부시지부는 의정부시와 경기북부지역을 아울러 제과·제빵인에게 필요한 활동을 지원하려고 줄곧 애를 쓴다.

-의정부시지부 주요 현안이 있다면.

▶지금까지 지부 활동을 냉정하게 평가한다면 사실 여러 면에서 부족하다. 지난 25년간 지부 회원으로 몸담았지만 나 역시 그동안 이렇다 할 구실을 제대로 하지 못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지부장에 취임한 뒤 새로운 시작이라고 여기고 몇 가지 운영 방향을 정했다.

먼저 소상공인협회 회원들과 상생하겠다. 최근 급격한 원재룟값 상승으로 소상공인들이 너무나 큰 고통을 받는다. 원재료를 공동구매 방식으로 대량으로 사서 협회 회원들이 운영비를 아끼도록 도움을 주려고 한다.

몇 해 동안 코로나19가 대유행하는 탓에 회원들과 원활하게 소통하기가 어려웠다. 이들의 어려움을 듣고 문제를 함께 해결하려고 새로운 소통창구를 만들 계획이다.

먹거리를 만드는 사람에게 위생은 반드시 지켜야 하는 개념이다. 회원사를 대상으로 철저한 위생관리교육을 진행해 소비자들에게 건강한 먹을거리를 제공하도록 힘쓰겠다.

-앞으로 활동 계획은.

▶의정부시지부는 지역사회에 반드시 필요한 존재가 되려고 한다. 협회 회원들과 상생은 기본이고,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연결고리를 만들겠다.

기부활동을 벌여 꾸준하게 취약계층을 돕고, 청소년과 성인을 대상으로 제과·제빵교육을 하는 데 힘을 싣겠다. 또 지역 축제나 행사에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

협회 회원들은 지역에서 오랫동안 제과·제빵일을 한 숙련공들이다. 이들과 지역을 대표할 ‘의정부빵’을 개발하려고 한다.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레시피로 특색을 담은 빵을 개발할 때까지 회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연구하겠다.

대다수 회원들은 지역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은 동네 빵집을 운영했다. 지역주민에게 받은 사랑을 돌려준다고 여기고, 다른 지역 소비자들이 의정부빵을 먹고 싶어 의정부를 찾도록 빵 개발에 심혈을 기울일 예정이다.

-각오를 듣고 싶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나는 빵 명인도, 명장도, 교수도 아니다. 단지 빵을 좋아하는 빵쟁이다. 앞으로도 빵에 대한 진심으로 소임을 다할 생각이다.

지부장으로서 맡은 임무는 포기하지 않고 천천히 그리고 묵묵히 해 나가겠다. 최근 어려운 여건에서 창업에 도전하는 제과·제빵인들이 많다. 젊은 창업인들이 협회에 가입하도록 유도해 이들에게 비법을 전수하려고 한다. 그리고 이들이 협회에서 다양한 목소리를 내게끔 지부장으로서 분위기를 조성하겠다.

지부장 주된 임무 중 한 가지는 지역 제과·제빵인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일이다.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믿고 지지해 준 협회 회원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다.

소비자들이 동네 빵집에 많은 관심을 갖고 응원하도록 회원들과 함께 대형 프랜차이즈와 차이가 나는 제품 개발에 힘쓰겠다.

의정부=이은채 기자 chae@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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