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희 이천시장이 이천 미래 먹거리를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뛴다. 그야말로 폭풍 질주다. 더구나 반도체를 중심으로 이천 미래 명운이 걸린 기간산업 유치·육성에 사활을 건 모습이다.

김 시장은 지난 2월 중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을 만난 데 이어 3월 초에는 한화진 환경부 장관을 만나 지난 40여 년간 받은 수도권 역차별 심각성을 설명하고,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이천시 현안사항을 전달한 뒤 범정부 차원에서 해결해 달라고 촉구했다.

김경희 이천시장.
김경희 이천시장.

아울러 민선8기 출범 공약으로 내세웠던 반도체를 기반으로 한 미래첨단산업도시 건설사업도 본격 시동을 걸었다. 

이천은 자타가 공인하는 교통 요충지다. 

분당에서 이천을 통과하는 수도권 전철은 물론이고 이천 부발역에서 충주까지 이어지는 중부내륙철도는 이미 운행 중이다. 이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이천으로 통근이 가능해졌다는 뜻이다.

이 같은 이점을 최대한 활용해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미래첨단산업도시를 건설하려고 이천시는 지난달 27일 경기도를 거쳐 산업통상자원부 주관 국가첨단 전략사업 공모에 뛰어들었다.

이천은 수도권에서 가장 중첩 규제를 많이 받는 곳으로 꼽힌다. 공장 증설이 쉽지 않아 알짜 기업이 이천을 떠났고, 신규 기업 진입도 까다롭다. 40여 년간 수도권정비계획법과 팔당상수원 보호구역 따위 중첩 규제로 뒤떨어지는 이천시를 미래 반도체를 선도하는 전초기지로 만들려고 분주한 김경희 시장과 이천시 행보를 따라가 봤다.

반도체파크(가칭) 조감도.
반도체파크(가칭) 조감도.

# 산업부 특화단지 지정 응모

이천시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공모 신청서를 경기도를 거쳐 산업부에 최종 제출했다. 

이번 공모는 ‘국가첨단전략산업 경쟁력 강화·보호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따라 국가첨단전략산업과 국가첨단전략기술의 새로운 발전과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려고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를 지정해 각종 인프라 구축 들을 지원하려고 진행한다.

특화단지는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 3개 분야에 걸쳐 국가 미래 먹거리가 될 초격차 기술을 확보하려고 정부 주도로 추진하는 사업으로, 산업부와 전문위원회 검토를 거쳐 국가첨단전략산업 위원회가 심의·의결해 지정한다.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반도체 분야 공모에는 경기도에서만 7개 지자체(이천·용인·화성·고양·남양주·평택·안성)가 뛰어들었고, 충북·강원·전남·광주·경북도 지정을 신청해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이천시가 특화단지로 선정되면 연구개발 예산, 전력·용수 들 인프라 구축 비용, 인허가 빠른 처리 특례, 각종 부담금 감면과 같은 지원이 이뤄져 반도체 관련 신기술을 확보하고 기업 투자를 유도하게 된다.

SK하이닉스 전경.
SK하이닉스 전경.

# 부발읍·대월면 일대 특화단지 신청

이천시는 산업부 공모 신청을 위해 산업부 설명회, 경기도 시·군 전략회의에 참여하고, 반도체특위 부위원장인 송석준 국회의원과 면담했다. 또한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한국세라믹기술원 이천분원과 협의를 추진하면서 공모사업 준비에 매진했다.

반도체 선도기업인 SK하이닉스와 함께 특화단지를 미래 반도체 선도기술 전초기지로 조성하고 초격차 기술 개발을 추진해 미래 기술을 선도하고, 차세대 우수 기술인력 육성과 반도체 중소기업 발전 기반을 강화해 반도체 생태계를 강화하겠다는 내용을 뼈대로 공모전에 참여했다.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부발읍·대월면 일대 공업지역 약 127만㎡를 특화단지로 지정해 달라고 신청했다. 주변에 조성 중인 대월2일반산업단지에 반도체기업을 유치하고 지식산업센터 들을 활용해 반도체 연구시설을 유치, K-반도체산업의 핵심 도시로 성장한다는 목표다.

이천시에는 글로벌 반도체기업인 SK하이닉스 본사가 있어 공모사업 신청 요건 중 하나인 전략산업을 영위하는 사업자가 있어야 한다는 요건을 충족한다. 더구나 SK하이닉스 3개 공장이 가동 중이어서 전략기술을 기반으로 제품을 생산 중이다.

또 연구시설을 기반으로 R&D사업을 계속 추진해 이른 시기에 성과를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유리하다.

하이닉스 M16 조감도.
하이닉스 M16 조감도.

# SK하이닉스와 34개 반도체 중소 협력기업

세계 굴지의 반도체기업인 SK하이닉스가 자리잡아 국내 반도체 제조 분야에서 중요한 구실을 수행하는 지역이 바로 이천시다. 

제4차 수도권정비계획에 따라 스마트반도체벨트로 지정됐고, 산업부 2030년 종합 반도체 강국 실현을 위한 K-반도체 벨트로 묶였다.

SK하이닉스뿐만 아니라 반도체 중소 협력기업 34개가 자리잡아 세계 반도체기업인 ASML, AMAT, TEL, 램리서치 같은 사무소 또한 이천시에 있다. 청년인구도 꾸준히 증가한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도 팹 3개가 가동 중이어서 우수 기술을 활용해 제품을 생산한다. 하이닉스 연구소 6개 중 5개 연구센터가 있어 R&D사업의 핵심 도시로 자리잡았다는 장점도 부각하겠다는 전략이다.

게다가 이천은 남북을 가르는 중부고속도로와 동서를 가로지르는 영동고속도로가 교차하고, 서울에서 충주를 잇는 국도 3호선과 수원에서 여주를 잇는 국도 42호선이 교차하는 사통팔달의 교통요충지로서 좋은 산업 입지 조건을 갖췄다. 최근에는 경강선과 KTX중부내륙선을 개통하고 직행 좌석형 광역버스를 투입하면서 수도권 접근성뿐만 아니라 다른 지방과 접근성도 매우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와 함께 미래를 지향하는 도시계획 수립, 산업 집적을 위한 산업단지 조성, 기업 투자 관련 각종 규제 개선 노력, 자금 지원을 포함한 각종 기업지원시책 운영으로 기업하기 좋은 도시 이천을 구현하는 상황이다.

김경희 시장은 "기업이 투자할 만한 좋은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앞으로도 기업하기 좋은 도시 이천을 만들고 튼튼한 미래산업 기반을 조성하는 데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천시 반도체기업협의체 발족식
이천시 반도체기업협의체 발족식

# 반도체산업 육성 종합계획

산업부에 반도체 특화단지 지정을 신청한 이천시는 이미 민선8기 공약사업으로 반도체산업 육성과 지원을 위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7월 경기연구원과 함께 이천시 반도체산업 실태와 지원 방안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반도체 육성 종합계획을 수립했다. 

반도체기업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산업 발전을 위해 반도체 기업 협의체를 구성하고, 반도체파크 조성을 위한 규제 개선 건의 활동 또한 줄곧 진행한다.

반도체산업을 육성하고 본격 지원하려고 반도체산업 육성·지원 조례를 제정하고 반도체산업 지원을 위한 제도 기반을 마련하는 한편, SK하이닉스 주변에 반도체 기업들이 입주할 만한 산업단지를 조성하려고 행정절차를 이행 중이다.

더구나 김경희 시장은 특화단지를 유치하려고 지난달 17일 원희룡 국토부 장관을 만나 반도체 기반시설을 갖춘 이천시에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첨단업종에 한해 공업용지 조성 허용 면적을 50만㎡까지 올려 달라고 요청하는가 하면, 중첩 규제의 문제점을 설명하고 규제를 완화해 달라고 요구했다.

지역 반도체 사업장을 방문해 설명을 듣고 있는 김경희 시장.
지역 반도체 사업장을 방문해 설명을 듣고 있는 김경희 시장.

# 반도체 선도기술 전초기지

이천시는 수도권정비계획법이나 팔당상수원 보호구역을 비롯해 중첩된 각종 규제로 40여 년 동안 역차별을 받았다.

이로 인해 각종 공장을 유치하는 데 어려움이 뒤따르지만 하이닉스 본사와 연구시설이 지역에 자리잡은 강점을 살려 산업인력 육성을 중심으로 반도체산업 초급 인력부터 고급 인력까지 지역에서 키운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국가첨단기술을 보호하고 인재를 육성하도록 정부 차원의 정책과 지원을 건의하는 한편, 지역 학교들과 반도체 기업, 세라믹기술연구원은 물론 경기도,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반도체산업협회와도 협업을 추진해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시행할 계획이다.

김경희 시장은 SK하이닉스 반도체를 중심으로 첨단산업벨트 거점을 구축하고, 2025년까지 대월산업단지를 친환경 첨단산업단지로 조성해 하이닉스 협력업체와 첨단업종을 유치한다는 공약을 추진 중이다.

아울러 부발역세권과 SK하이닉스 배후도시를 연결해 반도체 기반의 미래첨단산업도시로 볼륨을 키우고, 여기에 미래도시체험관과 차세대 반도체 연구단지, 첨단인재 양성을 위한 IT대학을 임기 안에 유치해 4차 산업을 선도하는 미래형 도시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이천=신용백 기자 syb@kihoilbo.co.kr

사진=<이천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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