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번이 찾아오는 계절이지만 봄은 늘 특별하게 느껴진다. 추위를 걷어내고 머리를 내미는 새싹의 태동이 올해는 유난히 반갑다. 지난해 가을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라진 데 이어 올 1월에는 실내 마스크 의무를 해제하면서 더욱 가까이서 자유롭게 자연을 누리게 됐기 때문이다.

시흥지역 공원들도 겨우내 쌓인 먼지를 털고 제 모습을 가꾸며 시민과 만날 준비를 서두른다. 자연 그대로를 느낄 만한 갯골생태공원부터 숨은 봄꽃 포토스폿까지, 시흥의 특색 있는 공원들을 소개한다.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면 흐드러지게 핀 봄꽃 보러 시흥으로 떠나 볼까.

시흥 대표 관광지 갯골생태공원.
시흥 대표 관광지 갯골생태공원.

# 인스타 포토스폿

봄은 벚꽃 색으로 기억한다. 눈앞에 쏟아지는 벚꽃 무리 사이로 소생하는 봄이 물씬 느껴진다. ‘벚꽃 엔딩’이 가요 차트에서 역주행을 시작하는 순간, 사람들 마음에는 이미 봄이 들어선 셈이다. 

4월이 되면 벚꽃을 보러 어딘가로 가야 할 듯싶은 의무감을 느끼지만 막상 유명지에서는 꽃 반, 사람 반, 인파에 지쳐 돌아오기 일쑤다. 때문에 최근 숨은 벚꽃길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사람에 치이지 않으면서 꽃놀이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시흥 옥구공원 벚꽃길도 그 중 하나다.

옥구공원은 고향동산, 무궁화동산, 습지원 연못으로 조성한 시민 휴식 공간이다. 더구나 봄이 되면 주차장 쪽부터 옥구전망대 연결로까지 흐드러지게 핀 벚꽃과 진달래의 조화가 일품이다. 

옥구전망대는 시흥 전경뿐 아니라 인천 송도와 맞닿은 서해바다를 한눈에 보는 스폿으로, 전망대에 오르기까지 심은 능수벚꽃은 마치 벚꽃 사이에 파묻힌 듯한 느낌까지 준다. 이 말고도 갯골생태공원, 연꽃테마파크, 물왕호수에서도 규모 있는 벚꽃경관을 만나게 된다.

시흥의 봄은 오난산 전망공원(시흥시 은행동 622)에서 시작한다. 해마다 봄이면 은계호수공원 옆 오난산 전망공원에는 4만 본의 철쭉이 만발한다. 시작 지점부터 정상 팔각정까지 거리가 120m가량인 완만한 동산이어서 운동을 즐기거나 반려견과 함께 산책을 나온 시민들을 곳곳에서 만난다.

팔각정을 중심으로 사방에 펼쳐진 철쭉동산은 공원의 가장 큰 볼거리다. 봄의 색으로 피어난 동산 너머로는 시민의 휴식처 은계호수공원 전경이 펼쳐진다. 파란 하늘과 호수 경계에 붉은 꽃들이 넘쳐난다. 봄이 우리에게 주는 자연의 풍부함이 이곳에 있다. 시는 올 봄 해당 공원을 7만여 그루의 철쭉동산으로 특화해 시흥을 대표하는 봄 테마공원으로 만들 계획이다.

오난산 전망공원.
오난산 전망공원.

# 문화공원 조성

시흥시는 공원 기능을 확장하고 문화와 예술이 함께하는 공원문화를 조성하려고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다. 현재 목감동 물왕호수 근처에 조성 중인 따오기문화공원과 은계호수공원이 간판이다.

은계지구에 17만444㎡ 규모로 조성돼 지난해 우선 개방한 뒤 시민 쉼터로 각광을 받았던 은계호수공원이 문화와 예술이 살아 숨 쉬는 북부권 랜드마크로 완전한 체질 개선에 나섰다. 

우선 올해 안에 음악분수를 비롯한 상징물을 설치해 특화하고, 조명과 꽃길을 조성한다. 게다가 호수공원 곳곳에서 주민과 지역 예술인이 함께하는 예술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시에 버스킹 공연과 음악회를 열어 단순한 산책로가 아니라 문화를 향유하고 즐길 만한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가을에는 호수공원 가을콘서트를 연다. 콘서트는 이미 지난해 한 차례 열어 시민들한테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더 재미있고 풍부한 프로그램으로 무장해 올 가을 시민을 다시 찾는다.

시는 상반기 중 봄꽃을 모두 심을 계획이다. 음악분수 설치나 문화예술 프로그램 연계는 올해 안에 차츰 추진할 예정이다.

따오기문화공원은 6월 완공을 목표로 조성에 한창이다. 따오기문학관과 연결하려고 다리를 놓고 따오기 둥지를 형상으로 만든 둥지잔디마당, 둥지퍼걸러를 조성해 이 일대를 가족이 함께 즐기는 문화 공간으로 만든다.

더구나 물왕호수를 한눈에 보도록 조망점을 구축해 수변·산림경관을 제공할 계획이다.

6월 완공 예정인 따오기문화공원 조감도.
6월 완공 예정인 따오기문화공원 조감도.

# 해넘이 배곧한울공원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뜨겁게 떠오르는 일몰 명소가 있다. 야자수와 인피니티풀 너머로는 바다가 넓게 펼쳐지고, 지는 태양으로 하늘은 핑크빛으로 물든다. 언뜻 보면 해외 명소처럼 보이지만 시흥 배곧에 있는 한울공원 광경이다.

한울공원은 월곶포구부터 오이도 전까지 해안가를 배경으로 33만여㎡ 터에 조성했다. 헬렌 켈러, 세종대왕, 라이트 형제, 제임스 와트, 이순신 장군, 베토벤이라는 여섯 가지 테마의 볼거리를 제공하고, 곳곳에 오감으로 느낄 만한 조형물을 설치해 예술의 특징을 지닌 감수성도 꽉꽉 채웠다.

여름이면 한울공원 해수 체험장이 문을 연다. 바다와 맞닿은 인피니티풀에서 망중한을 경험해 봄직하다. 이용요금도 4천 원으로 값싸고 수심이 깊지 않아 아이들과 함께 즐기기에 그만이다.

한울공원 진가는 낮과 저녁 사이, 경계의 시간에 드러난다. 낮 동안 뜨겁게 달궈진 태양이 서해안을 향해 서서히 몸을 담그는 모습이 장관이다. 이 시간에는 주변이 모두 붉게 변한다. 빨리 사라져 더 소중한 이 순간을 간직하고 싶다면 포토존으로 마련한 천국의 계단에서 특별한 사진을 찍길 권한다.

은계호수공원. 음악분수·버스킹 등 문화를 향유하는 공간으로 거듭난다.
은계호수공원. 음악분수·버스킹 등 문화를 향유하는 공간으로 거듭난다.

# 갯골생태공원

시흥 대표 관광지로 손꼽히는 곳이 바로 갯골생태공원이다. 500여만㎡ 폐염전 부지에 깊숙한 내만갯벌로 형성된 습지를 시민의 공원으로 탈바꿈시켰다.

형성된 갯골과 초기 군락지는 보기 드문 다양한 생물이 분포하고, 해안문화의 자취가 그대로 녹은 옛 염전부지와 소금창고도 만나게 된다. 2012년 2월에는 국가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됐고, 해마다 가을 시흥시 대표 축제인 시흥갯골축제도 이곳에서 연다.

5~10월 주말에는 염전 체험이 가능하다. 소금 생산 원리와 과정을 학습하고 직접 체험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가족단위 관광객에게 인기가 높다. 15명 이상 단체로 예약하면 평일에도 체험을 즐긴다. 캠핑족들에게는 가깝고 자연과 함께하는 캠핑성지로 이름이 났다. 봄부터 가을까지 이용 가능하다.

가을에 열리는 시흥갯골축제는 자연에서 쉬고 배우며 즐기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자연과 동화하는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가족과 함께하는 갯골패밀리런, 어쿠스틱 음악제가 대표 프로그램이다. 

문화관광축제 3년 연속 대상, 경기관광대표축제 선정, 피너클어워드(Pinnacle Awards) 한국대회 수상이 말해 주듯 그 명성이 드높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갯골생태공원의 가장 강력한 콘텐츠는 ‘자연 그대로의 자연’이다. 칠면초, 나문재, 퉁퉁마디를 비롯한 염생식물과 붉은발농게, 방게 같은 만나기 힘든 각종 어류, 양서류가 서식한다. 또한 봄에는 벚꽃, 여름에는 해바라기, 가을에는 억새 무리가 계절의 정취를 한껏 내뿜는다. 

시흥=이옥철 기자 oclee@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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