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프로 골프 대회에서 350야드 이상 날아가는 초장타를 치는 선수는 보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세계 골프 규칙을 관장하는 R&A와 미국골프협회(USGA)가 마침내 늘어나는 비거리를 억제하기 위한 결정타를 빼 들었기 때문이다.

R&A와 USGA는 15일(한국시간) 공동 성명을 통해 프로 대회에서 선수들이 사용하는 골프공 성능을 제한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R&A와 USGA는 골프공을 시속 127마일(약 204.4㎞)의 스윙 스피드로 때렸을 때 비거리가 317야드 이상 날아가지 않도록 3년 안에 규정을 바꿀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 프로 선수들이 대회에 들고 나오는 골프공을 모두 사용하지 못한다. R&A와 USGA의 계획대로 골프공 성능이 제한되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정상급 선수들의 드라이버 티샷 거리는 15야드가량 감소가 예상된다. 다만, 이 규정은 골프를 취미로 즐기는 아마추어 골퍼에게는 적용되지 않을 방침이다.

골프공 성능 제한은 그동안 늘어나기만 하는 비거리 때문에 골프의 본질이 훼손되고, 골프산업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R&A와 USGA의 오랜 우려 때문에 나왔다.

뉴욕타임스는 R&A와 USGA가 주관하는 US오픈과 디오픈에서는 2026년부터 골프공 성능 제한 규정을 적용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골프공 성능 제한은 그러나 시행이 쉽지 않아 보인다.

R&A와 USGA는 일단 오는 8월까지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규정은 내년 1월부터 바꾼다는 복안이지만, 골프공 개발과 제조에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3년 뒤에나 겨우 시행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더구나 골프공 제조업체와 선수들의 반발도 우려된다. 늘 USGA와 R&A의 행보에 발맞춰 왔던 PGA 투어도 종전과 달리 반응이 싸늘했다.PGA 투어는 "이 사안에 대해 광범위하고 독립적인 검토를 하겠다"며 "투어, 선수 또는 팬들이 우리 경기를 즐기는 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고 골프에 이익을 주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장타자보다는 정교한 샷을 구사하는 선수가 상위권을 차지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는 "현재로서는 비거리가 LPGA 투어 성장의 장애물로 보지 않는다"며 "우리 관심은 여성 골프를 성장시키고 모든 연령의 여성에게 동등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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