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 똑똑해졌다. 예전처럼 하염없이 버스를 기다리는 대신 어떤 버스가 언제 도착할지 정확히 알고, 건너야 할 사람이 있을 때만 신호가 바뀌는 횡단보도도 있다. 첨단기술을 접목한 ‘스마트도시’가 생활 속 불편을 도드라지게 개선하고, 효율 높고 지속가능한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시민 생활을 더욱 편리하게 하기 때문이다.

수원시가 스마트도시 우수성을 공식 인정받았다. 지난해 말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국내 인증과 국제 인증을 차례로 확보하면서 시민체감형 스마트도시로 가는 발걸음을 재촉한다.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 도시를 편리하고 안전하게 만드는 노력이 결실로 이어지고, AI와 디지털을 정책 결정에 활용하는가 하면 스마트도시 확산에 속도를 낸다.

디지털 대시보드와 빅데이터포털 데이터를 활용한 수원시 관계자들의 회의 모습.
디지털 대시보드와 빅데이터포털 데이터를 활용한 수원시 관계자들의 회의 모습.

# 스마트한 수원시, 국내외 인증 마무리

시는 지난해 스마트도시 관련 국내외 인증을 획득하면서 명실상부한 스마트도시로 도약했다. 스마트도시 비전과 전략, 운영 현황과 사업 효과를 두루 검증받으면서 스마트도시 분야에서도 앞서 가는 도시로서 위상을 확인했다.

스마트도시 국제 인증은 지난해 12월 획득했다. 영국표준규격협회(BSI)가 심사해 인증하는 ISO37106(국제 스마트도시 표준)은 스마트도시를 위한 비즈니스 관리, 시민 중심 서비스 관리, 기술과 디지털자산 관리, 이익 실현 전략을 포함한 22개 항목을 평가한다. ‘성숙함’을 의미하는 3단계부터 인증을 부여하는데, 시가 국제 인증을 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BSI는 시를 이끌어 가는 이재준 시장을 비롯한 공직자들의 리더십과 추진력, 시민 중심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더구나 다양한 빅데이터를 이용해 시민 요구를 파악하고 서비스 종목을 선정하는가 하면, 시민 중심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노력은 높은 평가를 받았다.

국내 인증은 지난해 9월 획득했다. 스마트도시의 조성과 산업 진흥 들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토부와 국토연구원이 심사해 인증하는 국내 인증은 스마트도시를 위한 인프라와 재정에 대해 서면평가와 현장실사를 거쳐 스마트도시로서 역량을 진단·평가하는 제도다. 시는 2019년 시범인증을 받은 뒤 이를 발전시켜 공식 인증을 획득했다.

시는 혁신성 부문에서 공공 역량과 스마트도시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하기 위한 체계가 우수하다는 평을 받았다. 교통과 안전 서비스, 도시통합운영센터 같은 기술 분야에서도 다른 지자체보다 대체로 높은 점수를 얻었다.

스마트도시 국내외 인증은 스마트도시 경쟁력 향상을 위한 노력의 결과물이다. 시는 2021년 스마트도시계획(2021~2025)을 수립해 ‘역사·기술·사람의 스마트 포용도시’를 표방하며 스마트도시 경쟁력을 향상하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했다.

조선시대 최첨단 기술을 도입해 정조대왕이 만든 계획도시라는 도시 정체성을 확립하고, 미래를 지향하는 환경과 도시서비스는 물론 취약계층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며 스마트도시 역량을 펼쳤다.

2020년 국내 첫 도입한 긴급차 우선 신호시스템은 환자 이송 등 시민 생명을 지키는데 효과적이다.
2020년 국내 첫 도입한 긴급차 우선 신호시스템은 환자 이송 등 시민 생명을 지키는데 효과적이다.

# 편리한 도시생활 만드는 스마트도시 수원

스마트도시를 향한 시의 노력으로 시민들은 이미 편리함을 체감한다. 주차장이나 버스정류장, 횡단보도를 비롯해 다수 시민이 이용하는 도시시설에 첨단기술을 접목한 솔루션을 도입하는 ‘스마트시티 솔루션 확산사업’으로 각종 불편을 해소했다.

오래돼 좀처럼 해결하기 힘든 주차장 부족 문제도 스마트한 방식으로 푼다. 통합주차정보시스템이 대표 격이다. 이 시스템은 내비게이션 업체시스템이 정보를 공유하면서 실시간으로 시내 52개 공영주차장 정보를 쉽게 파악한다.

주차난이 심각한 도심에서 주차장을 찾아 헤매는 시간을 단축한다. 수원지역 어느 공영주차장에 가면 대기 없이 주차가 가능한지 단번에 확인하고, 결제도 편리하게 비대면으로 가능하다.

시와 수원도시공사, 티맵모빌리티 협업으로 지난해 스마트서비스 우수 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시는 이를 공유주차 영역으로 확대하는 솔루션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도심 주차난을 해소하려고 민간주차장을 활용하는 ‘공유주차’ 사업에 시스템을 연계해 더욱 편리하게 더 많은 주차장을 이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버스정류장이나 횡단보도에서도 스마트도시를 체감한다. 홈플러스 서수원점 앞, 수원버스터미널 앞을 비롯해 10곳에 구축한 스마트 버스정류장은 각종 스마트 시스템을 갖춘 도심 속 쉼터 구실을 한다.

스마트 버스정류장은 더울 때는 시원하게, 추울 때는 따뜻하게,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내부 공기를 깨끗하게 정화하고, 버스를 기다리며 휴대전화 충전도 가능하다.

스마트 횡단보도는 6개 지점 21개 횡단보도에 설치해 시민 안전을 책임진다. 바닥에도 신호등을 설치해 스마트폰을 보다가도 신호를 알 뿐만 아니라 보행신호가 아닐 때 밟으면 음성으로 위험하다고 즉각 안내한다.

횡단보도 집중조명으로 야간에도 안전하게 이용이 가능해 보행자 교통사고를 줄이고, 수집한 정보는 안전을 위한 정책에 활용한다.

연무동 일대에서 진행하는 스마트시티형 도시재생 뉴딜사업 중 ‘어르신 AI 음성인식 서비스’처럼 노인들의 생활에 도움을 주는 스마트도시 사업도 있다.

홀몸노인 250명에게 제공한 AI 돌봄로봇 ‘다솜이’가 날마다 말벗도우미 노릇을 한다. 노래도 틀어 주고 약도 챙겨 주며 24시간 공백 없이 정서관리를 하고, 코로나19로 외출이 어렵던 시기에는 비대면 활동을 지원했다.

지난해 11월 수원시 스마트도시 국제 인증 평가를 위해 이재준 수원시장이 영국표준규격협회 관계자들과 인터뷰한 뒤 기념촬영을 했다.
지난해 11월 수원시 스마트도시 국제 인증 평가를 위해 이재준 수원시장이 영국표준규격협회 관계자들과 인터뷰한 뒤 기념촬영을 했다.

# 스마트한 행정, 정책 효과와 시민 공감 ‘UP’

스마트도시 수원의 다양한 정책은 시민 생활 속에 녹아들었다. 지능형교통체계(ITS)를 구축해 도심 교통 흐름을 개선하고, 빅데이터를 활용해 정책 효과성을 최대한 높이는 노력이 지속되기 때문이다.

전자·정보·통신·제어 같은 기술을 교통체계에 접목한 ITS는 점차 수준이 높아진다. 시는 AI 기반의 스마트교차로와 감응신호시스템을 구축하고, 교통정보시스템을 통해 도심부에 적합한 신호시스템을 만들어 원활한 흐름을 조성하는 데 노력했다. 스마트교차로는 올해 말까지 50곳을 만든다는 목표다. AI 기반의 영상검지기가 교차로 영상과 통행량 같은 정보를 수집한다.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최적의 신호DB를 생성하고, 교차로별로 지체도를 산정해 신호 운영 효과까지 분석한다.

AI 기반 감응신호시스템도 10곳에 구축한다. 영상검지기로 좌회전 차를 감지해 차가 없으면 좌회전 신호를 생략하고 직진 신호를 연장하는 방식으로 스마트하게 신호를 조절한다. 불필요한 신호를 최소로 줄여 도로 주방향 소통을 원활하게 해 도심 교통 흐름을 개선하는 시스템이다.

2020년 수원시가 국내 최초로 도입해 같은 해 적극행정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긴급차 우선신호 시스템도 ITS 사업의 하나다. 긴급한 상황에서 골든타임을 확보해 구급차가 최대한 빨리 병원에 도착하도록 수원시도시안전센터에서 교차로 신호를 제어해 수많은 시민의 생명을 구한다.

시는 소방차에도 이를 확대 적용해 화재현장에 빠르게 대응하도록 했고, 주요 교차로에 긴급차 진입을 안내하는 전광판을 설치해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 스마트한 방식을 활용한다.

시는 이 같은 첨단 ITS 서비스의 우수성과 경쟁력을 인정받아 2025년 ITS 아태총회 유치를 위한 후보도시로 선정돼 유치 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정책 효율성을 높이는 시도도 다양하게 진행한다. 데이터가 핵심 자원이 된 디지털 시대에 발맞춰 데이터 기반 행정을 강화하면서다. 일례로 지난해 시는 공공 와이파이를 설치하기 위한 최적지를 선정하려고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했다. 민원이나 요구가 많았던 곳 위주로 선정하지 않고 유동인구, 관공서 위치, 버스정류장 위치, 접속 이력, 취약계층 같은 정보를 두루 분석해 정했다.

여성안심택배 입지, 스마트 버스정류장 위치 들도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결정하고 시민 욕구를 적극 반영했다. 더구나 빅데이터 플랫폼과 대시보드를 구현해 각 부서에 눈에 보이는 데이터 자료를 제공함으로써 과학행정 기반도 마련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현황 파악과 지역화폐 분석 따위가 여기에 해당한다.

시 관계자는 "스마트시티 인증은 시의 스마트시티 전략과 활동, 인프라, 거버넌스 같은 스마트도시 운영 전반에 대한 역량을 검증받았다는 뜻으로, 다시 말하면 글로벌 스마트시티 선도도시로 한 단계 더 도약했다는 의미"라며 "세계를 선도하는 지속가능한 스마트시티 건설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안경환 기자 jing@kihoilbo.co.kr

사진= <수원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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