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은호 군포시장은 지난해 10월 민선8기 시정비전을 실현하려고 47개 공약을 확정했다.

이 중 하 시장이 당선 이전부터 추진하던 서울시 소유 남부기술교육원 부지 매입과 활용 방안이 관심을 끈다. 남부기술교육원은 서울시에 딸린 직업훈련교육기관으로 산본신도시 고산로 589에 1988년 개관해 운영 중이다. 6만여㎡ 터에 서울시 시설이 들어섰고, 서울시에서 기술교육장으로 운영하다 보니 군포시민 처지에서 보면 ‘그림의 떡’이다.

하 시장은 교육원 부지를 사들여 시 발전 동력으로 활용할 방안을 구상 중이다. 산본 개발 초석인 1기 신도시 특별법 제정과 산본천 복원을 비롯한 대표 사업이 초기에 성과를 낸 데 이어 남부기술교육원 매입이라는 굵직한 선물을 시민들에게 선사하게 될지 사업 추진 의의와 앞으로 개발계획을 들어봤다.

다음은 하 시장과 다문다답.

-남부기술교육원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2021년 1월 국민의힘 군포시당협위원장 자격으로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나 서울시 소유 남부기술교육원을 인수해 군포에 유용하게 개발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그리고 지난해 6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시장 후보로 나서며 주요 공약 중 하나로 내세웠다. 당선 이후인 지난해 12월 19일 오세훈 서울시장을 다시 만났고, 이달 10일에는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을 만나 군포시가 남부기술교육원을 인수하도록 도와 달라고 요청했다.

남부기술교육원은 산본신도시 개발 전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엘림복지원이라는 노인요양원으로 운영했다. 이후 교회에서 서울시에 기부하면서 기능인 양성 기관인 남부기술교육원으로 다시 태어났다.

1993년 산본에 신도시가 들어서면서 첫 입주민이 된 뒤 30년간 이곳을 지켜보며 ‘저 자리를 활용하면 군포 도시가치를 높이겠다’는 생각을 했다.

-서울시가 남부기술교육원을 인계할 뜻이 있나.

▶서울시도 교육원을 처치하기 곤란한 상황이다. 30년이 넘어 리모델링을 해야 하는데 800억 원이 든다. 그래서 2012년 군포시에 매입 의사를 타진하기도 했다. 당시 시는 돈도 없고 활용 방안도 없다며 거절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당시 무슨 수를 써서라도 샀어야 했는데 재정 상황 탓에 없던 일이 됐다. 이제라도 내 손으로 부지를 매입해 요긴하게 활용하겠다.

서울시도 800억 원의 리모델링 비용을 들여 관외 지역에 기능 인력 양성 학교를 계속 운영할지, 2천900억 원(서울시 추산)에 매각할지를 놓고 고심 중이다.

-해당 부지를 인수한다면 어떻게 활용하려는가.

▶교육원 부지는 6만여㎡에 이르고, 뒤편 오래된 단독택지까지 합하면 13만여㎡ 정도여서 미니 신도시급 규모다. 용도는 3종 주거지로, 도시계획을 수립해 아파트 개발이 가능하고 도롯가에는 시에 부족한 편의시설과 랜드마크 시설을 건립하면 된다.

바로 옆 군포문화예술회관은 1천200석의 공연장을 갖춘 수도권에서도 손꼽히는 대형 공연장이다. 초대 민선 조원극 시장이 600억 원을 들여 호화롭게 지었다고 욕을 먹었지만 지금은 2천억 원을 들여도 못 짓는다. 공항 이용이 쉬운 입지와 규모 면에서 전국 유일의 K-POP 교육원을 운영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군포가 세계에서 이름난 문화도시로 도약하는 기회가 되리라 본다.

시청 앞에 있는 원광대학병원이 확장과 함께 의대 대학원 유치를 원한다. 수도권 억제 정책 탓에 대학교 설립은 불가능하지만 의대 대학원 유치가 가능한 틈새를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앞으로 부지 인수가 확실해지면 원광대와 자세한 내용을 협의하려고 한다.

-서울시에서 해당 부지를 매각하려는 움직임이 있나.

▶지자체 자산은 매각 전 타당성 검토를 거쳐 의회 동의를 받아야 한다. 서울시에서 이와 관련한 용역을 시작했다. 올해 말 용역 결과가 나오면 서울시의회에 공을 넘긴다.

서울시장과 시의회 의장을 만나 본 결과, 교육원 부지 매각에 대해 긍정으로 검토하는 분위기였다.

지난해 12월 서울시와 간담회를 열어 용역 결과에 따라 계속 논의하기로 했다. 다음 달에는 군포시와 서울시가 업무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할 예정이다.

(남부기술교육원이) 군포 노른자 땅인 산본신도시에 있지만 오래되고 낡아 리모델링 비용이 들고 운영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만큼 매각이 바람직하다는 방향으로 용역 결과가 나온다고 본다.

군포=임영근 기자 iy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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