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식 ㈔인천시 서구발전협의회 회장
김용식 ㈔인천시 서구발전협의회 회장

"인천 서구의회의 부산 연수 중 일어난 음주 추태에 우리 60만 서구 주민들은 분노한다! 구제불능 서구의회는 60만 서구 주민에게 석고대죄하고 앞으로 국내외 연수일정을 모두 철회하라! 수천만 원의 구민 혈세로 배우고 오라는 지식은 뒤로하고 술판이나 벌이고 동료 의원에게 폭언을 일삼는 꼴은 눈뜨고 볼 수 없다!"

위 글은 지난 3일 인천시 서구 주민들이 서구청 정문에서 피켓을 들고 서구의회 의원들을 규탄하는 집회 현장에서 낭독한 성명서 일부 내용이다.

지난달 27일부터 29일까지 2박 3일간 서구의원 20명은 역량 강화 교육을 위해 부산에서 연수를 했다.

하지만 연수를 떠난 지 하루 만에 구의원의 연수기간 중 술자리 추태와 동료 의원 막말 기사가 여러 언론 지면을 장식했다.

첫날 공식 일정을 마치고 벌인 술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S의원이 술에 취해 동료 여성 K의원에게 비속어를 사용하는 막말로 성적 모욕감과 수치심을 안긴 사건이다.

음주 막말 추태의 발단은 의원 연수에 격려 차 방문한 서구청장에게 서구가 추진 중인 서구 복지재단 설립을 반대한다며 격앙된 모습으로 추태를 부리는 의원을 제지하는 과정에서 벌어졌다고 한다.

주민 혈세로 서구지역 전체 발전을 위해 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사업이라면 신중하게 검토하고 집행부와 마찰 없이 사업이 이뤄지도록 협조할 부분은 협조해야 하거늘, 단체장과 정당이 다르다고 무조건 집행부가 하려는 사업을 반대하기 위해 힘 겨루기를 한다면 지역 발전이 되겠는가?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는 지방권력을 대표하는 양대 산맥으로 봐야 한다. 자치단체장이 올바른 행정을 해 나가도록 의회가 이를 견제하는 역할을 충분히 해내고 지방권력의 균형을 적절하게 유지할 때 지역 발전이 가속화된다. 하지만 힘 겨루기로 집행부에 대한 지나친 견제는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일부 구의원들은 다른 지역도 다 하는 연수를 왜 우리 지역만 문제 삼느냐고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주민들의 요구는 연수 자체가 아닌, 주민 혈세를 사용했으니 제대로 교육을 받으라는 것이다.

서구의회는 전문강사 3명에게 역량 강화 교육을 받는다는 명목으로 부산으로 연수를 다녀왔다. 의원들 스스로 전문 지식을 공부해서 지역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는 자세를 비난하려는 게 아니다. 문제는 값비싼 비행기를 타고 부산까지 가서 호텔에서, 그것도 1인 1실을 사용하면서 몇 시간 강의를 들으려고 혈세 1천800여만 원을 사용했다. 구의회가 이 같은 혈세로 지식을 얻기 위한 교육은 제대로 했는지 의문이다.

우리가 뽑은 구의원들이 앞에서는 구민의 대변자라고 떠들면서 뒤로는 술판이나 벌이고 음주 막말 추태로 물의를 일으켜 언론의 뭇매를 맞는 상황에 대해 지역주민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한다.

인천에도 좋은 호텔이 많고, 넓은 구청 회의실은 세미나보다 더 큰 행사를 할 시설을 갖췄음에도 구태여 여행사를 통해 부산행을 고집했어야 옳은가?

물론 구의원들도 우리와 똑같은 서구 주민임에는 틀림없다. 다만, 의원이라는 공인 신분이 다를 뿐이다. 그들도 의정활동을 하다 보면 피로가 쌓일 테고 스트레스도 받을 것이다. 그러기에 관광을 겸해 부산으로 여행을 다녀오고 싶은 생각을 가졌을 것이고, 연수를 핑계 삼아 부산 구경도 하고 싶었을 것으로 이해한다.

그러나 지역주민의 대표자인 공인으로서 개인 돈이 아닌 주민 혈세로 경기가 침체되고 경제가 불안한데 구태여 부산까지 연수를 가서 술이나 먹고 추태나 부리고 했어야 했나? 많은 주민들에게 비난받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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